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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를리흐 요즈마 회장 특별인터뷰] "이스라엘선 부모가 자녀에 창업 권해...한국벤처 해외로 나가야"

요즈마 성공비결은 타이밍…침체기에 투자 늘려

한국 시장 매력 커…아시아 진출 교두보로 삼을 것

혁신성장 하려면 리스크와 실패 두려워해선 안돼

8일 서울신라호텔에서 에갈 에를리흐 요즈마그룹 회장이 본지와 인터뷰하고 있다./송은석기자




“한국·일본·홍콩·싱가포르 등 아시아 시장은 글로벌 창업시장에 있어 굉장히 매력적인 지역입니다. 요즈마그룹은 아시아 중에서도 특히 서울에 적극적으로 진출하려고 합니다.”

아시아 진출을 계획하고 있는 이갈 에를리흐 요즈마그룹 회장은 한국에 대해 남다른 애착을 보였다. 에를리흐 회장은 8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서울경제신문과 1시간가량 단독 인터뷰를 갖고 이스라엘이 ‘창업국가’로 평가받을 수 있었던 배경과 앞으로의 한국 창업환경이 어떻게 조성돼야 하는지에 대해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전 세계에서 약 40억달러의 자금을 운용하고 있는 요즈마그룹은 이스라엘 최초의 벤처캐피털로 IT·커뮤니케이션·생명과학 분야의 벤처투자사다. 지난 1993년 에를리흐 회장이 설립한 요즈마그룹은 투자회수 기간이 평균 3.98년으로 투자 분야에서는 세계 1위를 자랑한다.

에를리흐 회장은 우선 ‘요즈마’의 뜻을 설명하면서 인터뷰 말문을 열었다. 그는 “요즈마는 이스라엘어로 ‘새롭게 시작하다’라는 의미로 회사 이름 자체에서 창업과 시작을 담고 있다”며 “요즈마그룹은 이스라엘 정부의 후원으로 만들어졌지만 설립된 지 5년 후에 곧바로 민영화돼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와 함께 전 세계 자본도 유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요즘 그의 최대 관심사는 아시아 진출이다. 그는 “이스라엘은 내부적으로 미국과 유럽 펀드들이 몰려와 경쟁이 심화한 상태”라며 “4년 전부터 적극적으로 아시아 투자를 계획하고 이를 실행하기 위해 현재 아시아 지역에 대한 분석을 진행 중”이라고 털어놓았다.

요즈마그룹코리아는 2015년 1월에 설립됐고 이원재 대표가 이끌고 있다. 요즈마그룹은 2016년에는 경기도 판교에 요즈마캠퍼스를 개소하기도 했다. 최근 한국의 기업을 인수합병(M&A)한 그는 “내 이름을 걸고 처음으로 한국 기업을 M&A해 직접 ‘요즈마비엠텍’의 회장이 됐다”며 “이 회사는 의료기기 제조 및 한국의 우수한 스타트업을 발굴할 액셀러레이터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웃으며 말했다.

이스라엘을 창업국가로 만들고 요즈마펀드를 성공적인 벤처캐피털로 키운 비결에 대해 그는 “벤처펀드의 성공을 한두 가지 요인으로 설명하기는 힘들다”면서도 “몇 가지 핵심이 있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타이밍과 정부의 지원이었다”고 강조했다.

벤처캐피털을 이야기할 때 타이밍을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 적절한 시간에 투자를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얘기다. 그는 “시장 침체기에는 기업이 자본을 찾기 마련인데 그 자본을 얻기 위해 주식 등을 저가에 팔 수밖에 없고 결국 요즈마는 이런 타이밍을 잘 잡았다”며 “좋은 타이밍이 언제인지를 항상 알 수 있는 것도 아니니 어느 정도 운도 따라야 하고 또 정부의 지원 등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런 측면에서 그는 한국은 중요한 시장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투자에 있어 타이밍 결정이 어려운 일이기는 하지만 타이밍이 지나면 의미가 없다”며 “시장이 성장하려고 할 때 기업은 자본을 찾기 마련이고 한국도 지금 그런 측면에서 타이밍이 좋은 곳”이라고 말했다.



에를리흐 회장은 한국 정부의 지원은 기업에 든든한 후원군이 될 것이라면서도 각종 규제를 완화할 것도 강조했다. 그는 “한국 정부는 기술이 있는 기업을 육성하고자 노력하고 있고 또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면서 “그러나 아직 한국에 각종 제도 등에 의해 신생기업이 성장할 수 없는 장벽이 많은데 이런 규제들을 완화해야 창업기업이 더 빠르게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어 “이스라엘이나 미국의 경우 스타트업들이 많이 성장해 있지만 한국은 지금 신생기업을 찾아 투자하면 그게 커다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현재 우리 정부가 적극 추진하고 있는 혁신성장에 대한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에를리흐 회장은 “혁신적인 성장을 하기 위해서는 우선 위험, 즉 리스크를 두려워하지 않는 교육이 무엇보다 중요하고 개방적인 마인드가 반드시 필요하다”며 “이스라엘의 경우 개방적이고 또 실패나 위험을 두려워하지 않는 문화가 있어 창업국가가 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한국의 창업기업들이 해외시장을 염두에 두고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는 “한국이 이스라엘보다 내수시장이 더 크기 때문에 한국의 상당수 벤처들이 당장 내부에 집중하는지 모르겠지만 이제는 해외로 눈을 돌려야 한다”며 “한국의 기업과 청년들이 해외로 진출할 수 있도록 정부도 강력히 도와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이전에 한국을 방문했을 때와 비교하면 지금의 한국 사정이 예전보다는 매우 좋아졌다”며 “한국이 지금은 세계시장으로 나가기 위해 더 노력하고 있고 이를 위해 정부의 지원도 더 많이 필요할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이스라엘은 현재 글로벌 기업 300여곳이 연구개발(R&D)센터를 설립했을 정도로 신산업에 대한 창업이 활성화됐다. 그는 “많은 외국기업들이 이스라엘에서 성공한 것은 이스라엘의 좋은 기업을 인수한 것 때문”이라며 “그런 인수과정은 단순한 기술에 그친 것이 아니라 아이디어를 지속적으로 개발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일부 사람들이 다국적기업은 자국에만 이익이라고 생각하는 것에 대해 그는 ‘아니다’라고 단언했다. 그는 “이스라엘의 경우만 보더라도 이스라엘에 투자한 다국적기업은 자국뿐 아니라 이스라엘도 상당한 이익을 거뒀는데 다국적기업의 투자는 다 같이 이익을 보는 것”이라며 “다국적기업들이 한국인과 한국 정부는 개방적이지 않고 폐쇄적이라고 생각하는데 이런 부분도 한국이 극복해야 할 점 가운데 하나”라고 설명했다.

창업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정부 지원도 중요하지만 이것이 모든 것을 이룰 수 없다는 점도 결코 간과하면 안 된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그는 “이스라엘에는 많은 구소련 출신 고학력 이민자와 이스라엘 귀환동포, 높은 교육수준 등의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해 스타트업들이 성공을 거둘 수 있었다”며 “창조적 스타트업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해서는 혁신적인 사람들과 기업가적 문화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힘주어 말했다.

에를리흐 회장에 따르면 이스라엘의 창업붐은 대단하다. 그는 “이스라엘에서 과거에는 부모들이 아이들에게 장래에 의사가 되라고 교육을 하고 이를 인식시켰다”며 “하지만 요즘에는 부모들은 자녀들에게 창업을 하라고 권할 정도”라고 웃으며 말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이스라엘에서도 창업에 대한 이미지는 많이 바뀌었는데 한국 역시 창업이라는 이미지가 변화될 수 있다”며 “한국의 창업생태계가 더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글로벌 벤처캐피털과 기업가 문화를 강화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대담=한영일부장 정리=김정욱기자 mykj@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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