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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3대책 발표 두 달…“2억∼3억원 내려도 집 안 팔려”

규제에 경기침체·금리인상 겹쳐 매수심리 위축

이달 들어 서울 아파트 거래신고 56% 감소

9.13 부동산 대책 발표 다음날인 14일 오후 서울 롯데월드타워에서 강남권 서울 아파트 단지의 모습./송은석기자




역대급 대출·세금 규제로 꼽히는 9·13부동산 대책 발표 후 두 달이 지난 지금, 서울 아파트 시장은 급속히 얼어붙은 상태다. 대출 요건이 대폭 강화된 데다 2주택 이상자에 대한 종합부동산세 중과, 임대사업자 혜택 축소 등 정부 규제가 연속되면서다. 여기에 금리인상 가능성, 경기침체까지 겹치면서 거래 위축이 장기화할 전망이다.

서울 송파구 잠실 주공5단지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9·13대책 이후 거래가 없다가 지난달 고점에서 1억원 정도 내린 급매물이 2건 정도 팔린 것 같다. 그 뒤로 거래가 완전히 끊겨 지금은 호가가 2억원 이상 떨어져도 사겠다는 사람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온종일 사무실에 있어도 집을 사겠다는 매수 문의 전화는 거의 없다. 두 달 전까지만 해도 매물이 없어 못 팔 정도였는데 지금은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졌다”고 설명했다.

지난주 1년 2개월 만에 오름세를 멈춘 서울 아파트값도 조만간 떨어지기 시작할 것이라는 전망에 따라 서울 주택시장이 본격적으로 하락세로 돌아섰다는 분석도 나온다. 15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이달 들어 지난 14일까지 서울 아파트 거래량(신고일 기준)은 총 2,003건으로, 일평균 거래 건수는 143.1건에 불과했다. 지난 10월 일평균 거래량(330.4건)에 비해 56.7% 줄었다.

현재 주택거래신고기간은 계약 후 60일 이내다. 통상 잔금 납부 시기에 거래신고가 이뤄지는 점을 고려하면 이달 이후 집계되는 신고 건수가 9·13대책 이후의 시장 상황을 본격적으로 반영하는 셈이다.

강남구는 14일 현재 거래 신고건수가 88건으로 하루 평균 6.3건의 거래가 이뤄졌다. 지난달 일평균 18.6건이 신고된 것에 비하면 3분의 1 수준으로 거래가 줄었다. 송파구도 11월 현재까지 신고건수가 일평균 8.6건으로 10월의 27.1건에 비해 68% 감소했으며 비강남권도 10월 대비 일평균 거래량이 40∼60%가량 축소했다.

노원구의 경우 11월 신고건수가 일평균 17건으로 지난달(45.3건)에 비해 62.3% 감소했다. 대책 발표 전까지 가격 상승세가 가파르던 동대문구도 11월 하루 평균 5.6건으로 전월(11.6건) 대비 51.3% 줄어든 거래 건수를 기록했다. 성동구와 동작구도 10월에 비해 각각 65.7%, 59.3% 거래량이 줄었다.



국토교통부가 신고일이 아닌 ‘계약일’ 기준으로 거래현황을 공개하는 실거래가공개시스템을 봐도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감소했다. 9·13대책 발표 당일부터 이달 13일까지 두 달간 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 올라온 서울 아파트 계약 건수는 총 3,551건이다. 9·13대책 직전 두 달간 아파트 거래량이 2만5,144건인 것과 비교하면 7분의 1 수준이다.

물론 올해 10월과 11월에 계약된 물건은 아직 60일이 지나지 않아 거래 신고가 전부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 그러나 대책 발표 이후 거래는 급격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강남권의 주요 아파트 단지 곳곳의 호가는 대책 발표 이후 2억∼3억원가량 떨어졌지만 실제 단지별 거래량은 거의 없다. 송파구 잠실 주공5단지도 대책 발표 후 호가가 2억원가량 내려갔지만 3,930가구의 대단지에서 두 달 동안 팔린 물건은 5건 이하로 집계됐다.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도 9·13대책 직후 급매물이 2∼3건 정도 팔린 뒤 현재 호가가 2억∼2억5,000만원까지 떨어졌지만 사려는 사람은 없다.

대치동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매수자들은 현재 내린 금액에서 5,000만원 정도 더 낮추면 사겠다고 하지만 막상 그 금액으로 내려와도 실제 매수할지는 미지수”라며 “다들 당분간은 지켜보겠다는 분위기”라고 밝혔다. 서초구 잠원동의 한 중개업소 사장도 “대책 발표 전 32억원 달라고 하던 매물을 29억5,000만원으로 2억5,000만원 낮춰 내놨는데도 거래가 안된다”며 “매수심리가 꽁꽁 얼어붙었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이달 금리 인상 변수에다 연말 비수기가 겹치면서 한동안 거래 침체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다. 내년 경제여건까지 감안할 때 본격적인 하락장에 접어든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내년도 주택 공시가격이 큰 폭으로 오르고, 2주택 이상 보유자에게 종합부동산세가 중과되면서 보유세 부담으로 인해 집값이 떨어질 것을 예상하는 전문가들이 늘었다.

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박원갑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내년 국내외 경기가 올해보다 악화할 것이라는 전망도 많아 섣불리 집을 사려고 하지 않을 것”이라며 “집값이 떨어질 만큼 떨어졌다는 공감대가 형성돼야 거래가 일어나고 하락세도 멈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다원인턴기자 dwlee618@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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