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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두환의 집과 사람]전원주택, 겨울에 사야 하는 이유

단열·난방비용 등 집 성능 확인하기 쉽고

계절적 비수기여서 매물 많고 가격도 낮아

너무 높은 천장고, 가파른 진입로는 피해야

전세 저렴해 1~2년 체험해 보는 것도 방법





최근 다녀온 강원도 화천군 간동면의 한 마을. 몇 해 전만 해도 그곳에 가려면 구불구불하고 가파른 산길을 넘어야 했고 마을 뒷편 산길은 비포장 도로라 날씨가 궂으면 일반 승용차로는 오르기조차 쉽지 않았습니다. 그러던 것이 산을 가로지르는 터널이 새로 뚫리고 산길까지 포장된 후 부터는 산 기슭에 하나 둘 보기 좋은 전원주택들이 들어서고 있습니다. 대부분 은퇴한 장년층이 거주용으로 지은 집들이지만 주택 매매업체가 지은 주택도 심심치 않게 눈에 띄더군요.

찬바람 부는 계절에 전원주택 이야기를 꺼낸 것은 지금이 전원주택 고르기에 가장 좋은 시기이기 때문입니다. 여름이나 봄 가을에는 주변 경치에 신경쓰다 집 자체의 가치나 기능적 결함을 파악하는데 소홀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전원주택 거주자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것중 하나가 ‘겨울나기’입니다.

겨울에 전원주택을 살펴보면 단열 상태나 난방비 등 유지관리 비용을 가늠하기 쉽습니다.

자칫 단열 시공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집을 고르면 겨울 내내 추위는 물론 엄청난 유지관리비에 시달리게 됩니다.

특히 난방 방식은 꼼꼼히 살펴야 합니다. 전원주택의 경우 읍면에서 가까운 일부 지역을 제외하면 대부분 도시가스가 들어오지 않기 때문에 LPG가스를 사용해야 합니다. 도시가스에 비해 30~40% 정도 가스요금이 비싸서 그만큼 난방비용도 더 들 수 밖에 없습니다. 심지어 기름보일러를 사용하는 전원주택은 한 달 난방비만 수십만 원에서 백 만원 대까지 치솟는 사례도 있으니 유의해야 합니다.

난방효율을 고려한다면 천장고가 너무 높은 집도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시각적으로 개방감은 높지만 난방 체적이 그만큼 늘어나기 때문입니다. 주택의 ‘향(向)’도 난방비에 영향을 미칩니다. 오전에 잠시 볕이 드는 남동향 보다는 정남향이나 남서향이 상대적으로 난방비가 적게 듭니다.



전원주택을 겨울에 봐야 하는 또 다른 이유는 생활환경 때문입니다.

먼저 살펴봐야 할 것은 진입로입니다. 진입로 경사가 너무 가파르면 다른 계절에는 별다른 불편을 느끼지 못하지만 한겨울에는 의외로 큰 불편을 겪게 됩니다. 자칫 폭설이라도 내린다면 차량 진출입이 불가능해 꼼짝없이 갇혀 지낼 수도 있습니다. 이런 문제 때문에 외따로 떨어진 주택 보다는 기존 마을에 가깝거나 단지형으로 조성된 전원주택을 선택하는 것이 좋습니다.

물 문제도 겨울에 주로 드러납니다. 상당수 전원주택은 외지에 자리잡고 있다 보니 상수도가 연결되지 않아 지하수를 이용할 수 밖에 없습니다. 상대적으로 강수량이 적은 겨울에는 물이 제대로 나오지 않아 예상치 못한 낭패를 경험할 수도 있는 셈입니다.

겨울이 좋은 점은 또 있습니다. 비수기이다 보니 수요자가 조금 더 유리한 가격에 집을 살 수 있습니다. 경기도 양평의 A중개업소 관계자는 “전원주택은 봄·여름에 수요가 집중된다”며 “겨울에는 찾는 사람이 거의 없으니 급매물도 상대적으로 많은 편”이라고 조언합니다.

따지고 보면 아무리 기반시설이 잘 갖춰진 전원주택이라도 아파트나 도심지 단독주택에서는 겪지 않아도 되는 많은 불편함을 감수해야 합니다. 자연 속에서 산다는 것은 그만큼 편리함을 포기하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니까요.

이 때문에 기자는 전원주택을 꿈꾸면서도 이러한 불편함 때문에 주저하는 수요자라면 일정 기간 전세로 살아보는 것을 권합니다. 실제로 양평·가평·여주 등 수도권 일대에서도 1억5,000만원 안팎에 구할 수 있는 전세 매물이 꽤 많습니다. 1~2년 정도 실제로 거주하면서 전원주택 거주의 장·단점을 몸으로 체험한 후 매입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섣부른 선택에 따른 실패를 줄이는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정두환 선임기자 dhchu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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