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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보루'마저… 정부, "반도체 불확실" 극히 이례적 우려 표명

경제상황 종합평가하는 '그린북'서 특정 업종 콕 집어 우려

‘수출·소비 견조’ 판단 유지…최근 지표기준 생산·투자·수출·고용↓

휘발유·경유 가격이 국제유가 급락 등의 영향으로 새해 들어서도 하락세를 이어갔다. 특히 휘발유는 약 2년 8개월만에 최저치까지 떨어진 가운데 전국에서 가장 비싼 서울에서도 평균 1,500원을 밑돌았다. 6일 경기 양주시 삽사교차로 인근 한 주유소가 전국최저가를 주장하며 1,277원을 게시하고 있다. /연합뉴스




우리 경제활동 주요 지표들이 약화한 가운데 정부가 ‘최근 경제동향’(그린북)에서 반도체 업황을 우려해 주목되고 있다. 정부가 경기 상황을 판단하며 특정 업종을 콕 집어 우려하기는 극히 이례적이다.

기획재정부는 11일 펴낸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1월호에서 최근 한국 경제 상황에 관해 “전반적으로 수출·소비가 견조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으나, 투자·고용이 조정을 받는 가운데, 미중 무역갈등, 반도체 업황 등 불확실성이 지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주요 반도체 기업의 실적이 악화한 가운데 정부가 반도체라는 특정 업종을 지목해 면밀하게 지켜봐야 한다고 밝힌 셈이다.

그린북에서 경제 상황 전반을 종합평가하면서 특정 업종을 거론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지난달에는 “미중 무역갈등 장기화 등에 따른 대외 불확실성 지속”이라고 대외 경제 상황 전반을 언급한 바 있다. 고광희 기획재정부 경제분석과장은 “반도체가 우리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워낙 크니 주요 리스크 요인으로 보고 예의 주시하겠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그렇지만 정부는 반도체 업황으로 인해 수출 전망을 바꿀 단계는 아니라고 보고 있다. 고 과장은 “미중 무역갈등과 관련해서는 긍정적 소식도 들리고 있으며 관련 여건이 변함에 따라 수출이 영향을 받을 수 있어 더 시간을 두고 점검해야 할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반도체 출하지수는 작년 11월 전월보다 16.3% 떨어졌다. 글로벌 금융위기 시절인 2008년 12월에 18.0% 감소한 후 9년 11개월 사이 가장 하락 폭이 크다. 삼성전자는 메모리 사업의 수요가 부진한 가운데 작년 4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28.7%나 줄었다.

그린북을 보면 경제 상황을 판단하는 주요 지표 가운데 생산·투자·고용·수출 지표가 최근에 통상의 비교 기준과 비교해 악화했다. 전산업생산은 작년 10월에는 전월보다 0.8% 늘었으나 11월에 0.7% 감소로 돌아섰다. 광공업은 제조업·전기·가스업 등 부진의 영향으로, 서비스업은 금융·보험·부동산 등의 부진으로 각각 감소로 전환했다. 작년 11월 설비투자도 5.1% 줄었다. 기계류 투자와 자동차 등 운송장비 투자가 모두 줄었고 건설투자 역시 내렸다.

고용은 작년 12월 취업자가 1년 전보다 3만4,000명 늘어남에 따라 연간 취업자 증가 폭도 2017년의 3분의 1에 못 미치는 9만7,000명에 머물렀다. 수출도 작년 12월 전년 동월보다 1.2% 감소하며 좋지 않다. 자동차와 선박 수출은 늘었으나 가전제품과 무선통신기기 수출 실적이 나빠서다. 다만 2018년 연간 수출액은 사상 처음으로 6,000억 달러를 돌파하는 기록을 세웠다.



주요 지표 가운데 소비는 그나마 나아졌다. 작년 11월 소매판매는 승용차, 통신기기 등 내구재와 차량 연료 등 비내구재 판매가 늘면서 전월보다 0.5% 늘었다. 최근 나온 속보에 따르면 작년 12월 국산 승용차 내수 판매량은 전년 동월보다 3.3% 늘었고 같은 달 소비자 심리지수는 전월보다 1.2포인트 올랐다. 백화점 매출액도 2017년 12월보다 0.5% 늘었다. 다만 할인점 매출액은 3.6% 하락했다. 또 국내 카드 결제 승인액은 7.1%, 한국을 방문한 중국인 관광객 수는 1년 전보다 37.9% 증가했다.

경기에 대한 평가에는 먹구름이 드리웠다.

현재의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지표인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작년 11월까지 8개월째, 향후 경기를 예측하는 지표인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6개월째 각각 떨어졌다. 고 과장은 2018년 주요 경제 지표 확정치가 나온 후 정부가 전문가들과 함께 경기 순환국면에 대한 논의를 진행할 계획이라서 당장 경기 국면에 대한 새로운 판단을 내릴 상황은 아니라고 분석했다.

작년 12월 국내 주가는 중국경제 불확실성 확대 등으로 하락했다. 다만 같은 달 원/달러 환율은 미국 금리 인상 속도 완화에 대한 기대 등으로 하락(원화 강세)했고, 국고채 금리도 내렸다. 작년 12월 주택시장 매매가격을 보면 수도권은 올랐으나 지방이 내리며 전체적으로 전월보다 0.01% 떨어졌다. 전셋값은 수도권과 지방 모두 하락하며 전월보다 0.19% 내려갔다.

기재부는 “적극적 재정 운용, 양호한 수출·소비 등은 긍정적 요인이나, 고용상황이 미흡한 가운데 미·중 무역갈등 지속, 미국 금리 인상 가능성, 국제 금융시장 변동성 등 위험요인이 상존한다”고 밝혔다. 이어 “리스크 관리에 만전을 기하는 한편, 혁신성장·일자리 창출 대책 및 저소득층·자영업자 지원 대책을 차질없이 추진하고, 경제 역동성·포용성 강화를 위한 2019년 경제정책방향을 속도감 있게 집행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다원 인턴기자 dwlee618@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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