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혜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측근이 ‘목포 5·18 성지’인 옛 동아약국 건물도 사들인 것으로 밝혀졌다.
목포시에 따르면 연면적 97.42㎡ 2층 건물인 이 동아약국은 손 의원 보좌관의 남편인 김모씨가 4,000여만원을 주고 사 2017년 9월 18일 소유권 이전했다. 이 건물에는 고(故) 안철 선생 아들 부부가 살았으며, 건물 앞에는 ‘동아약국과 안 철 선생 가옥 옛터’란 표석이 세워져 있다. 이 표석에는 “목포 민주화 운동의 상징적 인물인 안철 선생이 경영하던 약국과 안집이 있던 터로 목포지역 재야인사들의 집결지이자 민주화 운동 투쟁 산실이었다”고 유적지에 대한 설명이 적혀 있다. 표석에 따르면 1980년 5·18민주화운동 당시 5월 22일 항쟁 초기 관내 질서 회복을 요구하는 지역기관장들과 전두환 신군부 세력의 퇴진을 바라는 재야 및 종교계 대표 인사 등 20여명이 이곳에 모여 대책을 논의했다.
이후 목포 시민민주투쟁위원회가 결성되고 안 선생이 위원장으로 추대됐으며, 이로써 항쟁 지도부를 갖추게 된 목포의 5.18 민주화 운동은 보다 조직적으로 전개됐다는 내용도 표석에 포함돼있다. 약국 주인 안 선생은 항쟁을 주도하다 경찰에 주모자로 연행돼 옥고를 치렀으며, 훗날 5·18 유공자로 지정됐다.
이 건물은 5·18 민주항쟁 목포사적지 15호로, 문화재청은 지난해 8월 등록문화재로 지정한 바 있다. 5·18 민주화운동 사적인 이 건물은 지역 시민단체가 사들여 기념관으로 만들고 싶어 했지만 자금이 부족해 사들이 못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조진태 5·18기념재단 상임이사는 “언론 보도 내용이 사실이라면 손혜원 의원은 정치인이자 국회의원으로서 5·18 역사의식이 부족해 보인다”면서 “5·18 사적지인 그 공간과 장소를 보존하면서 가치를 어떻게 계승할 것인가에 대한 문제의식 있어야 하는데 미흡하고 결여된것 이 아닌가 싶다”고 주장했다.
손 의원은 매입 경위와 함께 이 건물의 역사적 가치를 알고 있었다고 언론 등을 통해 언급했다. 이 건물을 평소 알고 지내던 예술가에게 사라고 했지만 건물 면적이 너무 작아 거절당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후 손 의원은 보좌관의 남편이 칼국수 집을 열고 싶다고 해, 보좌관에게 건물을 사라고 했다고 설명했다.
/변문우인턴기자 bmw1017@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