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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 주는데 인건비 1년새 21%↑, 월급에 상여...설이 두렵다"

<최저임금 직격탄...명절 앞둔 중소 도기업체의 한숨>

매출 9.3%·영업익 75% 급감

올해 임금 또 올라 지급 막막

중기 절반 "자금 확보 어렵다"





직원 수 110명, 연매출 200억원대의 위생도기 제조업체를 운영하는 송기영(가명) 대표는 요즘 밤잠을 설친다. 건설경기 침체로 회사 매출과 영업이익이 2년 연속 곤두박질치고 있지만 최저임금 인상의 여파로 지난해에 이어 올해 또다시 직원들의 급여를 올려줘야 하기 때문이다. 오는 30일 급여일에는 설 상여금까지 지급해야 하는데 자금 사정이 빡빡해 잠이 오지 않는다.

건설경기에 민감한 이 회사의 지난해 매출(잠정치)은 전년보다 9.3% 감소한 194억2,000만원, 영업이익은 74.53% 줄어든 9억100만원에 그쳤다. 이런 경우 보통 회사들은 비용절감 등 긴축에 나서지만 송씨는 그럴 수 없었다. 전체 직원의 40%가 최저임금 대상 근로자인데 이들의 임금을 올려주다 보니 나머지 직원들의 급여도 덩달아 인상해줘야 했다.

지난해 송씨가 직원들의 인건비로 지출한 돈만도 52억4,500만원. 전년 대비 21.24% 늘어난 것으로 최저임금 인상폭(16.4%)를 훌쩍 뛰어넘는다. 송 대표는 “장사가 안 되는 상황에서 1년 사이 인건비는 20% 넘게 올랐는데 새해부터 직원들의 급여를 또 인상해줄 생각을 하니 잠이 오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최저임금 10.9% 상승 이후 첫 급여일이 임박한 중소기업 현장을 서울경제신문이 25일 취재한 결과 대부분의 중기가 설 자금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한결같이 “1년 만에 또다시 기본급을 두자릿수 올려줘야 하는데 이달에 설 상여금까지 지급해야 해 ‘엎친 데 덮친 격’이 됐다”며 “이럴 바에는 차라리 사업을 접고 싶다”고 호소했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전국 858개 중소기업을 상대로 벌인 ‘2019년 중기 설 자금 수요조사’에서도 50.8%가 ‘자금 사정이 곤란하다’고 답했다. 이는 지난해 설 대비 3% 포인트 늘어난 수치다. 서울 충무로에서 25년째 인쇄업을 해온 P사의 김정균(가명) 대표는 “10년 이상 거래한 중철제본 업체가 지난해 9월부터 누적된 적자를 견디지 못하고 최근 문을 닫았다”며 “일감 자체가 줄어든 상황에서 시급제로 운영해온 15명 안팎의 직원 인건비를 도저히 감당할 수 없었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영세 중소제조업체들이 몰려 있는 지방 산업단지에서는 임금 체불 기업주들이 각 지역 노동청에 ‘도산사실인정신청’을 하고 폐업 수순을 밟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후록 노무법인 해결 노무사는 “임금 체불 기업주 중 법원에 파산신청을 하면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드니 노동청에 지불능력이 없다고 신청하려는 경우가 많다”면서 “도산 사실을 인정받으면 밀린 임금에 해당하는 체당금(替當金)을 국가가 대신 지급해주기 때문에 폐업에 앞서 이런 제도를 활용하는 기업들이 있다”고 말했다.
/서민우기자 ingagh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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