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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과학기술인상] 연료전지 출력 10배↑..고효율 재생에너지 발전 길 터

■ 이종호 KIST 책임연구원

전기전도율 100배 높은 PCFC

저온 열처리·대면적 기술 개발

제조공정 과정서 경제성도 확보

상용화 땐 기존 LNG 효율 2배

수소차·에너지저장에도 활용 가능

KIST의 안혁순(왼쪽부터) 연구원, 이종호 박사, 지호일 박사가 세계 최고 성능의 친환경 수소연료전지를 시험하고 있다. /사진=한국연구재단




공상과학(SF) 영화인 ‘스타워즈’에서는 미래 발전소, ‘007시리즈(Quantum of Solace)’에서는 에코호텔 발전장치로 각각 소개된 기술은 무엇일까. ‘터미네이터3’에서는 터미네이터의 심장, ‘마이너리티 리포트’에서는 톰 크루즈의 미래형 자동차, ‘오블리비언’에서는 드론의 전원으로 선보인 이것은 바로 연료전지다.

연료전지는 화학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변환하는 장치로 발전효율이 높은 친환경에너지 기술로 꼽힌다. 발전소의 경우 액화천연가스(LNG) 연료전지발전소를 예로 들 수 있다. 연료전지는 요즘 지구온난화에 (초)미세먼지까지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지구와 인류가 몸살을 앓는 상황에서 효과적인 에너지원으로 꼽힌다. 태양광·풍력 등 재생에너지의 잉여전력을 수소 등 화학에너지 형태로 고용량으로 저장하는 기술로도 주목받고 있다.

이종호 KIST 박사팀이 프로톤세라믹연료전지의 열처리 과정 중 물성 저하 없이 전해질을 치밀화하는 원리를 세계 최초로 확립하고 이를 응용해 공정 온도를 획기적으로 낮춘 기술을 설명한 그림.


이종호 KIST 박사팀이 프로톤세라믹연료전지의 대면적화에 성공하고 기존 연구실의 실험 결과보다 10배 이상 고출력을 내는 기술에 성공한 것을 표현한 그림. /사진=한국연구재단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최하고 한국연구재단과 서울경제신문이 공동 주관하는 ‘이달의 과학기술인상’ 2월 수상자인 이종호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청정기술연구소 책임연구원은 세계 최고 수준의 고성능 프로톤(수소이온)세라믹연료전지(PCFC)를 큰 면적으로 제조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해 상용화 가능성을 높였다. 기술 개발에는 지호일 KIST 선임연구원과 신동욱 한양대교수팀이 협업했다.

세라믹연료전지는 귀금속 촉매를 사용하지 않고도 다른 유형의 연료전지보다 발전효율이 뛰어나며 수소 이외에 LNG 등 다양한 연료를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진다. 특히 프로톤세라믹연료전지는 수소이온을 전달하는 세라믹 전해질로 구성돼 기존 세라믹 연료전지의 전해질보다 전기전도율이 이론적으로 100배 이상 높다. 연료전지 중 가장 높은 성능을 낼 수 있는 차세대 연료전지다.

하지만 소재의 물성이 기존 세라믹 연료전지보다 복잡하고 까다로워 박막 전해질-전극 접합체 제작이 매우 어렵고 고온 공정 중 급격하게 성능이 저하되는 문제로 상용화 가능성이 낮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런 상황에서 그동안 불가능하게 여겨졌던 PCFC의 상용화 가능성을 보여준 것이 바로 이 박사팀이다.



연구팀은 PCFC의 전해질-전극 접합체 구조의 열처리 과정 중 전해질이 치밀해지는 원리를 세계 최초로 확립하고 공정 온도를 획기적으로 낮추는 데 성공했다. 저온 동시 열처리 기술을 적용해 전해질의 물성이 열화되지 않고 우수한 전해질-연료극 접합구조를 확보했다. 셀 구성 성분 간 수축률과 온도 차이를 최대한 낮춰 전해질의 결함도 최소화했다. 앞으로 산업체에서 활용이 용이하도록 스크린인쇄법, 마이크로파 열처리 등 경제적인 공정을 적용하려 했다. 그 결과 상용화가 가능한 큰 면적의 전지가 기존 실험실 규모의 연구 결과를 압도하는 10배 이상의 고출력 효과를 냈다.

이 박사는 “PCFC의 성능을 극대화하고 상용화 가능한 수준의 대면적(5×5㎠) 전지를 제조할 수 있는 공정 기술을 개발했다”고 소개했다. 저온 전해질-연료극 동시제작 공정 기술은 신규 소재에도 적용될 수 있고 PCFC의 추가 대면적화도 가능하다는 점을 입증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이 기술이 상용화되면 현재 두산퓨어셀·포스코에너지 등이 보급하고 있는 LNG 기반 연료전지발전소보다 훨씬 경제적이고 발전효율이 높은 차세대 연료전지발전소가 구현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종호 KIST박사팀 연구원들 /사진=한국연구재단


현재 LNG발전소는 외국에서 LNG를 수입해 연소과정을 거친 뒤 전기를 생산할 때 적지 않은 이산화탄소와 미세먼지·아황산가스·질소산화물이 나온다. 화력발전소 못지 않은 대기오염의 주범인 셈이다. 하지만 같은 LNG 기반 발전이라도 연료전지를 이용하면 오염물질 배출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여기에 이 박사팀이 개발한 차세대 연료전지 기술까지 상용화하면 기존 LNG발전소에 비해 같은 양의 LNG를 소모하면서도 오염물질을 절반으로 줄이되 발전효율은 2배로 높일 수 있게 된다. 만약 물에서 수소를 생산하는 기술이 상용화되거나 외국에서 수소 수입이 안정적으로 이뤄져 수소를 직접 활용하게 되면 오염물질을 전혀 발생시키지 않게 된다.

이 박사는 “PCFC 신기술이 개발되더라도 인증이나 검증 등 여러 절차를 밟는 데 시간이 필요해 상용화까지 5~10년은 걸릴 것”이라며 “상용화되면 친환경 LNG 연료전지발전소에 적용한 뒤 현대차가 주력하는 수소전기차용 연료전지로도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연료전지를 큰 면적으로 제작할 수 있다는 이점을 살려 재생에너지의 대용량 연료 생산과 에너지 저장에도 활용할 수 있다. 로봇이나 드론 등 영화에서 접했던 분야에도 신기술을 적용할 수 있다. 이 박사는 “PCFC 상용화와 함께 재생에너지의 잉여전력을 저장해 활용하는 후속연구도 함께 진행하겠다”고 의지를 나타냈다. 이번 연구성과는 에너지 기술 분야의 권위 있는 학술지인 ‘네이처에너지’에 지난해 8월 게재됐다. /고광본선임기자 kbg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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