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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학전 챙겨볼만한 전시회]키스 해링·슬라임·간송전...봄방학 심심할 틈이 없네

북서울미술관 '휘어진 공간 속으로'

구부러진 조각 만지며 역동적 경험

헬로우뮤지엄선 슬라임 활용 알려줘

대고려·간송특별전은 역사공부까지

김주현 ‘기둥’. 북서울미술관 어린이갤러리에 선보인 280x210x235cm의 설치작품으로 일상에서 접하지 못할 새로운 공간감각을 경험하게 한다. /사진제공=서울시립미술관






설 연휴는 끝났고 새 학기 개학은 아직인, 봄방학이다. 아이와 허투루 쓰고 싶지 않은 시간인데 ‘무엇을 하며 보내나’ 고민일 때다. 마침 챙겨볼 전시가 풍성하다. 미술로 공간을 이해하는 전시, 놀이와 예술을 접목한 전시, 철학과 역사를 관통하는 전시들이 ‘골라 보는 재미’를 준다.

김주현 ‘토러스’. 600x580x300cm의 설치작품으로 일상에서 접하지 못할 새로운 공간감각을 경험하게 한다. /사진제공=서울시립미술관


수학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작업하는 김주현 작가가 노원구 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에서 ‘휘어진 공간 속으로’ 전시를 진행 중이다. 교육적 전시로 이름난 이곳 어린이갤러리 기획전으로, 편평한 벽·바닥·천장에 익숙한 어린이들이 3m에 가까운 거대한 조각이 이루는 구부러지고 휘어진 공간에서 역동적인 경험을 할 수 있다. 만지고 몸을 부대낄 수도 있다. 예술을 통한 공간적 상상력 자극이 특징이며, 위상수학(Topology) 등을 발전시켜 작업하는 작가의 철학을 들여다보면 더욱 유익하다.

슬라임을 활용해 예술과 놀이를 접목한 ‘슬라임 뮤지엄’ 체험 장면. /사진제공=헬로우뮤지움


슬라임을 활용해 예술과 놀이를 접목한 ‘슬라임 뮤지엄’ 체험 장면. /사진제공=헬로우뮤지움


최근 유해물질 논란이 있긴 했지만 남녀노소 좋아하는 슬라임도 예술학습의 도구가 될 수 있다. 어린이 예술교육 전문 미술관인 성동구의 헬로우뮤지움은 유튜브 크리에이터들을 아티스트로 참여하게 했다. 오는 28일까지 계속되는 ‘슬라임뮤지엄’이다. “만지지 마”라는 말을 들으며 자랄수록 아이들의 ‘만지고 싶은 욕구’가 더 커지는 것을 슬라임 열풍의 진원지로 판단, 바르고 건강한 슬라임 놀이문화를 제안한 전시다. 114만 명의 유튜브 구독자를 보유한 크리에이터 츄팝은 관객이 참여해 함께 꾸며 새로운 추상작품을 완성하는 ‘슬라임 오로라 박스’를 선보있다. 음식 만드는 감성으로 슬라임을 만지는 팔레트 슬라임, 마음을 달래주는 소리를 만드는 미니유, 사람의 마음을 작품으로 보여주는 김남연 등 4명의 작가가 참여했다. 이들은 사용 기간이 지나 버리게 되는 슬라임을 말려 새로운 작품으로 만들어내는 작업을 통해 어린이들에게 슬라임의 아름다움과 올바르게 버리는 법 모두를 알려준다. 유아와 초등학생을 위한 프로그램이 마련돼 있지만 어른들도 즐길거리가 쏠쏠하다. 1943년에 발명된 슬라임의 역사부터 60~70년대 특수분장에 사용된 슬라임, 80~90년대 슬라임 장난감 등 향수를 자극하는 복고 아이템도 만날 수 있다.

은평구 제1호 미술관으로 이전 재개관한 사비나미술관 전경. /사진제공=사비나미술관


서울 종로구 안국동에서 은평구로 이전, 재개관 해 인근 지역의 문화명소가 된 사비나미술관도 아이들이 즐기고 배우기 좋은 곳이다. 이곳 2·3층에서 개관 기획전으로 열리고 있는 ‘예술가의 명상법’은 28명의 국내외 작가들이 참여한 전시로, 사색과 체험을 동시에 할 수 있다는 게 특징이다. 예술가들의 몰입과 사색의 방법을 보여주는 작품들은 어린이 관람객에게 집중과 명상의 의미를 되새기게 한다. 뇌파와 생체인식센서, 빅데이터 분석을 이용한 작품을 체험할 수 있으며, 현장에서 직접 그림을 그려 붙이거나 각자의 스트레스 유형을 체크해 해소방법을 실행해 볼 수도 있다. 김지수·김선명 작가는 돔 형태의 구조물을 만들고 이끼 깔린 바닥 위에 그물망을 설치해 대자연을 상상할 수 있게 했다. 이준의 ‘팝콘 마인드’는 관람객이 뇌파인식 헤드셋을 쓰고 집중하면 기계가 작동해 팝콘을 터뜨리게 해, 몰입의 힘을 유쾌한 방식으로 확인시킨다. 미술관 5층에 마련된 레오니드 티쉬코브의 개인전, 루프탑 설치작품과 건물 곳곳의 숨은 작업들까지 꼼꼼히 살펴보는데 2시간 이상이 걸려도 어린 아이들이 지겨워하지 않는다. 1층에서 신청할 수 있는 ‘벤트아트’ 체험 프로그램은 과자와 철사로 상상력을 발휘해 작품을 만들어볼 수 있어 인기다.

사비나미술관 기획전 ‘예술가의 명상법’에서 만날 수 이는 김윤수의 ‘흩어지는 것들의 기록’ /사진제공=사비나미술관




아드만 스튜디오가 제작한 클레이 애니메이션 ‘월레스와 그로밋 화려한 외출’의 한 장면. /사진제공=바이스(bais) ⓒAardman Animations


‘아드만 애니메이션:두번째 외출’이 열리고 있는 서울미술관 전경. /사진제공=서울미술관


월레스와 그로밋 등으로 유명한 아드만 스튜디오를 주인공으로 한 ‘아드만 애니메이션:두 번째 외출’은 어린이부터 대학생까지 두루 즐길 수 있는 전시다. 클레이(점토)로 만들어지는 인물, 정교하게 제작된 영화 속 공간 등을 가까이서 볼 수 있다. 지난해 4월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인기였던 전시가 종로구 서울미술관으로 옮겨온 것인데, 이번에는 특별히 국내외 40명의 작가가 참여해 아드만의 대표 캐릭터인 강아지 그로밋을 다채롭게 꾸민 ‘그로밋 아트콜라보레이션’을 선보여 차별점을 뒀다. 어린이들도 참여할 수 있는 클레이 제작, 애니메이션 제작 체험프로그램이 인기다.

DDP에서 한창인 ‘키스 해링’ 특별전 전경. /사진제공=지앤씨미디어


낙서 같은 그림으로 유명한 요절 천재작가 ‘키스 해링’의 특별전도 관람층이 비슷하다. 굵고 검은 선으로 간략하지만 강렬하게 그린 인물과 동물, 선명한 원색이 요즘 즐겨 사용되는 이모티콘과도 닮아 폭넓은 공감대를 이룬다. 비틀즈 멤버 존 레넌의 부인이기도 한 오노 요코는 생전에 “앤디 워홀은 쉬운 얘기를 어렵게 하고, 키스 해링은 어려운 얘기를 쉽게 한다”고 한 말에서도 알 수 있듯 단순하지만 생각거리가 많다. 작품 속 몸짓을 따라 하는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관람객부터 20대 데이트족까지 즐기는 전시다.

DDP에서 열리는 ‘삼일운동 100주년 간송특별전, 대한컬렉션’과 국립중앙박물관 기획전시실의 ‘대고려’전은 작품 감상과 역사 공부의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을 수 있는 기회다. 기품있는 유물과 함께 고려부터 조선까지의 예술을 관통하면서 파란만장한 역사를 함께 짚을 수 있다. 서양미술의 역사, 특히 20세기 회화를 한 자리에서 보려면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의 ‘피카소와 큐비즘’전이 유익하다. 큐비즘 탄생 110주년을 기념하며 파리시립미술관 소장품 중 파블로 피카소를 비롯한 세잔·브라크·레제 등 거장 20여명의 유화 90여점을 선보인 자리다.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한창인 ‘마르셀 뒤샹’ 전시는 입소문을 타고 관람객 20만 명을 내다볼 정도로 인기가 뜨겁다. 난해한 현대미술이라지만 변기나 자전거 바퀴를 예술품으로 바꿔놓은 뒤샹의 창의적 발상은 초등학생이어도 생각 거리를 얻어가기 충분하다. 전시 후반부의 영상물 등 ‘19금’ 작품만 제외하면, 가족이 함께 보며 대화 나누기 충분하다.
/조상인기자 ccs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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