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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주력산업 공급생태계 붕괴 이대로 방치할 건가

중국에 밀려 불황의 늪에서 허우적대던 한국 조선업이 지난해부터 회복되기 시작한 것은 그들이 따라올 수 없는 고부가선 건조 기술 때문이다. 지난해 한국 조선업은 고부가선인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70척 중 66척을 수주했고 초대형원유운반선(VLCC)도 발주물량 49척 중 34척을 따내 독주체제를 갖췄다. 하지만 12일 서울경제신문이 전한 공급망 생태계 현실을 감안하면 한국 조선업이 수주물량을 아무리 늘려도 조선강국의 명성을 되찾기는 어려워 보인다. 협력업체의 기술 수준은 과거 수주물량의 대부분을 차지하던 저부가 컨테이너선을 건조하는 데 머물러 있으니 고부가선 건조 일감을 따내도 소용이 없다. 벌크선 등 저가 선종에 치우친 많은 협력업체가 현재 일감이 없어 고사 직전이라는 현장의 목소리는 놀랍기만 하다.

자동차 산업도 마찬가지다. 국내 4,600개 부품업체 가운데 연구개발(R&D)에 최소 수준 이상을 투자하는 업체는 1.7%에 불과하다. 완성차 업체에 기대며 안주한 결과 기술력은 뒤떨어지고 생산성은 후진했다. 이런 상황에서 차 산업의 무게중심은 내연기관에서 전기차·수소차로 급속도로 옮겨가고 있으니 생존을 위협받는 지경에 이르렀다.

한 산업이 발전하려면 대기업의 힘만으로는 부족하다. 대기업이 제아무리 수주를 많이 해오고 신제품을 개발하더라도 최종 완성품을 만들어내기까지 부품·협력 업체가 따라주지 않으면 성공하지 못한다. 자동차부품 산업만 해도 많게는 7차 협력사까지 완성차 업체와 얽혀 있다. 이들이 각 단계에 필요한 기술 수준을 갖추지 못해 유기적으로 연결되지 않는다면 당장 대통령까지 나서 팔을 걷어붙이는 수소차 육성도 공염불이 될 것이다. 주력산업이 경쟁력을 잃지 않으려면 부품기업부터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 이제부터라도 정부는 공급 생태계가 살아날 수 있도록 각별한 관심을 가져야 한다. 투자여건이 열악한 부품업체들의 R&D를 활성화하려면 세액공제 확대 등 지원책이 절실하다. 주력산업의 미래 경쟁력 강화를 더 이상 미뤄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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