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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내 美 향해 입 연 김정은 "3차 회담 용의…연말까지 美 용단 기다릴것"

12일 최고인민회의 2일차 회의서 시정연설

하노이 북미 2차 정상회담 이후 첫 대미 메시지

"제재 해제 문제 때문에 집착하지는 않을 것"

美 요구 일괄타결 빅딜 반대 입장 분명히 밝혀

"한미군사훈련 재개 움직임 노골화…불쾌해"

남측 향해서 "오지랖 넓은 중재자, 촉진자 행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국무위원장직 재추대 소식을 전한 북한 노동신문 12일자 1면/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2일 열린 최고인민회의 2일차 회의에서 북미 3차 정상회담 개최 가능성을 직접 언급했다. 하지만 전제 조건으로 ‘미국의 올바른 방법론’을 내걸었고, 대화 시간도 ‘연말’로 못박았다. 김 위원장이 북미 대화와 관련해 직접 메시지를 내놓은 것은 지난 2월말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렸던 북미 2차 정상회담 결렬 이후 처음이다. 하지만 하노이 핵 담판 결렬 이후 북한과 미국이 양보 없이 서로의 입장을 주장하고 있어 조속한 대화 재개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 된다. 또 북한 최고 지도자가 최고인민회의에서 연설 한 건 김정일 국방위원장 집권 시기엔 없었으며, 김정은 정권 들어서도 이번이 처음이어서 이날 시정 연설은 앞으로 북한 대내 전략을 기본이 될 것으로 판단된다.

◇“美 올바른 조건 걸면 3차 회담 용의, 제재엔 집착 안해”=하지만 하노이 담판 결렬의 주요 원인 중 하나였던 제재에 대해는 미국의 입장을 다시 한번 비판했다. 김 위원장은 “제재해제 문제 때문에 목이 말라 미국과의 수뇌회담에 집착할 필요가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며 “올해 말까지는 인내심을 갖고 미국의 용단을 기다려볼 것이지만 지난번처럼 좋은 기회를 다시 얻기는 분명 힘들 것”이라며 강조했다.

포스트 하노이 이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비롯해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 존 볼턴 백악관 안보 보좌관 등 미국 내에서 계속 나오고 있는 ‘일괄타결식 빅딜’에 대한 수용 불가 입장을 밝힌 것이다.

김 위원장은 하노이 북미 2차 정상회담 당시 미국 측이 업무 오찬 없이 결렬을 선언하고 자리를 떠난 데 대해서도 생각을 밝혔다. 김 위원장은 “우리가 전략적 결단과 대용단을 내려 내짚은 걸음들이 과연 옳았는가에 대한 강한 의문을 자아냈다”며 “미국이 진정으로 조미관계를 개선하려는 생각이 있기는 있는가 하는데 대한 경계심을 가지게 한 계기”라고 평가했다. 당시 최선희 외무성 부상은 결렬 직후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김 위원장이 크게 실망한 사실을 전했고 “미국의 셈법을 이해할 수 없다”며 미국을 비판한 바 있다. 최 부상은 이번 최고인민회의를 통해 국무위원에 첫 진압했고, 김계관을 대신해 외무성 제1부상으로 승진까지 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2일 노동당중앙위원회 본부청사에서 새로 선출된 당 및 국가지도기관 인사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김 위원장은 “우리도 물론 대화와 협상을 통한 문제해결을 중시하지만, 일방적으로 자기의 요구만을 들이먹이려고 하는 미국식 대화법에는 체질적으로 맞지 않고 흥미도 없다”며 “우리는 하노이 조미수뇌회담과 같은 수뇌회담이 재현되는데 대해서는 반갑지도 않고 할 의욕도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한미 연합훈련 노골화 불쾌해”=김 위원장은 지난 10~12일 워싱턴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 대해서도 간접적으로 불만의 목소리를 드러냈다. 김 위원장은 “북한의 탄도미사일 요격을 가상한 시험과 한미군사훈련 재개 움직임 등이 ‘노골화’되고 있다”며 “나는 이러한 흐름을 매우 불쾌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미국의 대조선 적대시 정책이 노골화될수록 그에 화답하는 우리의 행동도 따라서게 되어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도 김 위원장 역시 트럼프 대통령과 같은 이중 메시지를 냈다. 상대국에 대한 불만은 드러내되 상대국 정상에 대해서는 호의를 드러내는 식이다. 김 위원장은 ““나와 트럼프 대통령 사이의 개인적 관계는 두 나라 사이의 관계처럼 적대적이지 않으며 우리는 여전히 훌륭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며 “생각나면 아무 때든 서로 안부를 묻는 편지도 주고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 11일 백악관 오벌오피스에 모인 한미 정상 내외./연합뉴스


◇“남측 촉진자 역할은 오지랖”=김 위원장은 이날 시정연설에서 남측을 향한 불만도 드러냈다. 특히 문재인 정부의 ‘중재자’‘촉진자’ 등의 발언에 대해 말장난에 불과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김 위원장은 “남조선 당국과 손잡고 북남관계를 지속적이며 공고한 화해협력 관계로 전환시키고 온 겨레가 한결같이 소원하는대로 평화롭고 공동번영하는 새로운 민족사를 써나가려는 것은 나의 확고부동한 결심”이라면서도 “(남측이) 외세의존 정책에 종지부를 찍고 모든 것을 북남관계개선에 복종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그는 “오지랖 넓은 ‘중재자’, ‘촉진자’ 행세를 할 것이 아니라 민족의 일원으로서 제정신을 가지고 제가 할 소리는 당당히 하면서 민족의 이익을 옹호하는 당사자가 되어야 한다”며 “말로서가 아니라 실천적 행동으로 그 진심을 보여주는 용단을 내려야 한다”고 말했다.

◇내부적으론 ‘자력갱생 경제발전’ 강조=김 위원장은 현재의 제재 국면이 장기화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내부 단속과 자력 갱생을 통해 버티겠다는 입장도 분명히 했다/ 그는 “(미국이) 우리 국가의 근본이익에 배치되는 요구를 그 무슨 제재해제의 조건으로 내들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와 미국과의 대치는 어차피 장기성을 띠게 되어있다”며 “적대세력들의 제재 또한 계속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항시적 제재 속에서 사회주의를 건설해왔지만 그렇다고 하여 그에 만성화되어서는 절대로 안 된다”며 “장기간의 핵 위협을 핵으로 종식한 것처럼 적대세력들의 제재 돌풍은 자립, 자력의 열풍으로 쓸어버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제적으로 궁핍해지면 내부 기강이 해이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이에 대한 사전 단속 의지도 드러냈다. 김 위원장은 “국가활동에서 인민을 중시하는 관점과 입장을 견지하는 것은 사회주의 건설과정에 일군들 속에서 세도와 관료주의와 같은 인민의 이익을 침해하는 현상들이 나타날 수 있는 것과 관련하여 중요한 문제로 제기된다”며 ‘부패와의 전쟁’을 예고했다.
/정영현기자 yhchu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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