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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 달라진 재계 3세] 민첩한 의사결정...파격 스카우트...'3세 경영 시계' 빨라진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133조원 비메모리투자·폴더블폰 논란 정면돌파

■정의선 현대차그룹 부회장

외국인 인재 최고위직에 영입·中사업 구조조정 속도

■구광모 LG그룹 회장

OLED재료 기술 인수 등 사업재편 위해 과감한 결단

‘3세 경영’ 시대를 본격화한 주요 기업들의 ‘경영시계’가 빠르게 돌아가고 있다. 경영 전면에 나선 오너 3세들은 선대 경영인과 달리 빠르고 과감한 의사결정, 다양한 소통 방식으로 사업 구조조정과 미래 먹거리 발굴에 나서고 있다. 해외유학 등으로 일찌감치 글로벌 감각을 갖춘 만큼 인재 영입도 파격적이다. 해외 인재는 물론 경쟁사의 인재도 필요하다면 영입 대상이다. 이사회와 경영진을 분리하며 재계에서 금기시되던 경영과 소유의 분리에도 성큼 다가가고 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3세 경영인들은 선대의 경영 방식을 고집해서는 더 이상 글로벌 무대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며 “이들이 전면에 부상하면서 기업들의 체질 변화도 점차 빨라지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25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비메모리 투자 방안은 이재용 부회장의 승부수라는 평가가 나온다. 아버지인 이건희 회장이 메모리 반도체에서 삼성을 세계 1위로 만들어놓았다면 이 부회장은 비메모리 분야 1위를 달성하겠다는 구상이다. 삼성전자의 비메모리 반도체 투자는 20년 전부터 시작됐지만 퀄컴 등과의 싸움은 이기기 어렵다는 논리에 번번이 주저앉았다. 133조원 투자는 지난 2012년 부회장에 취임한 후 가장 큰 베팅이다. 이 부회장은 ‘갤럭시 폴드’ 품질 논란도 정면돌파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폴드 화면 손상 논란이 불거진 뒤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출시를 잠정 연기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삼성은 ‘갤럭시 노트7’ 발화 사건 직후에도 글로벌품질혁신실을 신설해 품질관리 체계를 강화하고 계열사의 배터리 안전성 검사를 더욱 까다롭게 하면서 시장의 신뢰를 회복한 바 있다. 이 부회장이 이번 사건을 계기로 더 강력한 품질관리 대책을 내놓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지난해 9월 정의선 부회장이 총괄 수석부회장으로 승진한 뒤 “현대차가 아닌 것 같다”는 외부의 평가를 받는다. 그간 현대차에 만연했던 ‘순혈주의’를 깨고 외국인 인재를 최고위직에 적극적으로 영입하는 점이 눈에 띈다. 대표적 사례가 최근 닛산 최고성과책임자(CPO) 출신인 호세 무뇨스를 영입해 신설한 글로벌 최고운영책임자(COO)에 임명한 것이다. 이로써 현대차는 자동차 산업의 핵심인 연구개발(R&D)·디자인·판매 세 부문의 사장을 모두 외국인이 맡게 됐다. 현대차의 글로벌 R&D는 BMW 출신 알버트 비어만 연구개발본부장이, 디자인 분야는 폭스바겐 출신 피터 슈라이어 디자인경영담당 사장이 각각 총괄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의 중국 사업 구조조정도 속도를 내고 있다. 정 수석부회장은 지난해 말 부진한 중국 사업 부문에 대한 물갈이 인사를 단행한 뒤 올해 현대차 중국 진출의 상징과 같은 베이징 1공장 폐쇄를 결정하기도 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2015년 경영 일선에 복귀한 뒤 ‘딥체인지(근원적 변화)’를 선언하며 사업 모델을 빠르게 바꾸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전기차 배터리 투자다. 정유를 주업종으로 했던 SK이노베이션은 친환경 흐름에 발맞춰 전기차 배터리 분야에 과감히 투자해 지금까지 누적 수주량 430GW를 달성했다. 또 투자형 지주사인 SK(주)는 바이오를 비롯해 승차공유 업체 등 신산업 분야에 지난 2년여 동안 3조원가량을 쏟아 부어 SK그룹의 포트폴리오 확장에 일조하고 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지난해 6월 취임한 뒤 LG 계열사들의 경영시계는 어느 때보다 빨라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LG 계열사들의 사업 재편도 구 회장 취임 후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LG유플러스가 2월 발표한 CJ헬로비전 인수 결정과 LG화학의 솔루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재료 기술 인수 등은 LG의 의사결정이 얼마나 빨라졌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LG전자도 지난해 폐수처리 사업을 매각하고 연료전지 관련 자회사 LG퓨얼셀시스템즈 청산을 추진하는 등 비주력사업을 정리하고 있다. 글로벌 인재 확보와 R&D 인력에 대한 투자도 적극적이다. 마곡R&D센터의 LG테크컨퍼런스는 물론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콘퍼런스에도 직접 참석해 글로벌 인재들과의 소통을 강화했다. 이러한 소통은 사업구조 재편으로 이어지고 전일 발표한 스마트폰 생산기지 해외 이전에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전날 취임한 조원태 한진그룹 신임 회장은 취임 일성으로 “현장 중심 경영과 소통경영에 중점을 두겠다”고 강조했다. 조원태 회장은 선친인 고(故) 조양호 전 회장의 장례를 마친 직후 출근하자마자 직원들에게 사내 게시판 및 개인 메일을 통해 “회장님의 마지막 가시는 길을 배웅해주신 임직원 여러분께 진한 감동과 깊은 감사를 느꼈다”며 고마움을 표하기도 했다.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도 2017년 1월 회장 자리에 오른 뒤 지난해 말 지주사 체제 전환을 완료하며 그룹의 또 다른 비상을 노리고 있다. 조현준 회장은 무엇보다 “고객을 중심에 두고 기술과 제품을 개발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기술의 효성’으로 탈바꿈하기 위한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를 위해 6월 생산기술력 향상을 담당하는 전담조직인 생산기술센터를 설립할 예정이며 지난해 9월에는 중국과 베트남 현지 스판덱스 공장을 스마트팩토리로 탈바꿈시켰다. 조현준 회장은 지난해 2월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응우옌쑤언푹 베트남 총리를 잇달아 만나며 글로벌 행보도 강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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