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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 활성화 대책때마다 단골메뉴…재탕 '테마파크 지원' 실효성 논란

화성 국제테마파크 두차례 무산

춘천 레고랜드 8년째 첫삽 못떠

경제성·사후관리 측면서 부담 커

되레 지자체 재정 악역향 줄수도

기획재정부가 다음달 발표할 ‘2019년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에 복합테마파크 건립 지원 등 10조원 규모의 투자 활성화 대책이 포함됐지만 실효성 논란이 일고 있다. 유력한 후보로 꼽히는 경기 화성의 국제테마파크와 강원 춘천의 레고랜드의 경우 경제성 부족으로 수년째 사업이 지지부진하기 때문이다. 특히 과거부터 투자대책을 내놓을 때마다 테마파크를 단골 메뉴로 꺼냈던 정부가 이번에도 투자 부진 해소를 위해 ‘재탕’ 정책을 편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2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정부가 지원할 복합테마파크 후보지로는 ‘화성 국제테마파크’가 유력하게 거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수자원공사와 경기도가 신세계그룹과 손잡고 화성시 송산면 송산그린시티 내 약 315만㎡ 부지에 추진 중인 사업이다. 총투자비만 4조5,700억원에 달한다. 지난 2007년 사업 추진 이후 미국의 유니버설스튜디오를 유치하려다 두 차례 무산되고 올 2월에야 신세계그룹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춘천 레고랜드’도 물망에 오르고 있다. 추진 이후 8년째 착공조차 하지 못하면서 강원도와 춘천의 골칫거리로 전락했던 사업이다. 최근 국제 레고랜드 운영업체인 영국 멀린엔터테인먼트가 투자를 확대하면서 재시동을 걸었다. 지원사업지로 선정되면 각종 세제혜택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지난해 말에도 인천 영종도에 건립되고 있는 인스파이어 복합리조트의 법인세·소득세 등 국세와 취득세·재산세 등 지방세를 각각 7년과 13년간 감면해주기로 결정한 바 있다. 기재부 관계자는 “지원을 검토 중인 여러 투자 업종 중 복합테마파크를 한 예시로 든 것”이라며 “해당 사업장과 투자 규모 등은 올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을 발표할 때 포함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가 아직 구체적인 복합테마파크 지원사업 후보지를 명시하지 않은 것은 지역 부동산에 끼칠 영향을 고려한 결정이라는 시각도 있다. 사업 대상지를 미리 공개할 경우 주변 지역의 땅값 상승을 노린 투자가 성행할 가능성이 높은 탓이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수년째 제자리걸음인 테마파크에 대해 정부가 투자계획을 발표하면 시장에서는 사업이 확실히 추진되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인다”며 “주변 땅으로 투자 수요가 몰릴 것은 뻔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정부는 이전에도 투자 프로젝트 발굴 시 복합테마파크를 단골 메뉴처럼 사용해왔다. 수조원의 재원을 조달해야 하는데다 경제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시민단체 등의 반대가 크지만 사업과 직간접적으로 연계된 고용창출 효과가 높아서다. 최근 김한근 강릉시장이 국내외 자본을 유치해 경포호수 주변 110만여㎡ 부지를 ‘마블 테마파크’로 조성한다는 계획을 밝힌 것 역시 그런 차원에서다. 무산 위기였던 화성 국제테마파크가 재추진 동력을 얻을 수 있던 것도 지난해 2월 김동연 당시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이 주재한 확대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현장밀착형 규제혁신 추진 방안’에 포함된 덕분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도 무역투자진흥회의를 주재하며 테마파크 조성 방안을 수차례 발표했다. 춘천 레고랜드 역시 2013년 9월 기재부가 투자 프로젝트로 추진하겠다고 나섰으나 문화재가 대량으로 출토되며 제동이 걸렸다. 기재부 관계자는 “외국의 사례를 봐도 다들 (블루오션을) 문화 콘텐츠로 본다”며 “한국에 열리지 않은 시장을 향해 기업이 움직이고 있는 만큼 막힌 부분을 정부가 뚫어주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복합테마파크를 지원하겠다는 정부 정책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사업 부지 주변으로 일부 효과를 기대할 수는 있겠지만 경제성과 사후관리 측면에서 부담이 큰 탓이다. 중앙정부에서 재정을 투입해 사업을 완성하더라도 향후 적자가 발생하면 지방자치단체의 재정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상봉 한성대 교수는 “서울 근교로 보기 어려운 지역에 들어서는데다 완공 이후 흑자를 낸다는 보장도 없다”며 “지금껏 사업 추진이 지지부진했던 것도 민간 영역에서 투자할 이유를 찾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세종=정순구·빈난새기자 soon9@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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