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복세편살]'교복, 어디까지 입어봤니?'...교복 빌려입는 20대들

번화가 교복데이트 ‘이색 체험’으로 유행…대형 대여업체도 등장

외국인 관광객들에게도 ‘K컬처 이색체험’으로 인기

중·고등학교 시절 잊을 수 없는 추억 중 하나는 바로 ‘교복’입니다.

등하굣길에 선도부 단속에 걸리지 않으려 옷매무새를 정리했던 기억이나 조금이나마 색다른 멋을 부리기 위해 안간힘을 썼던 기억은 누구에게나 있을 텐데요. 최근 20대 사이에서는 예쁜 교복을 대여해 입고 잠실, 홍대 등 서울 주요 번화가를 돌아다니거나 놀이동산을 방문해 10대로 돌아간 것 마냥 추억을 남기는 것이 유행이라고 합니다. 앞서 유행이 됐던 ‘70~80년대 교복 입고 드라마 세트장 가기’, ‘한복 입고 경복궁 체험하기’와는 사뭇 다른 형태죠.

교복의 인기는 외국인 관광객까지 퍼졌습니다. ‘프로듀스 101’·‘아이돌 학교’ 등 아이돌 서바이벌 프로그램에서 아기자기한 디자인의 교복이 등장하면서 20대 뿐 아니라 K팝 문화에 관심이 많은 외국인 관광객들 사이에서 ‘한국식 교복 체험’이 하나의 이색체험으로 자리 잡은 겁니다. 교복을 대여해주는 대형업체도 속속 등장했습니다. 학생 때는 입기 싫었던 ‘교복’이 이처럼 인기를 끌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요?

■“10대 때 못해봤으니까”…그 시절에 의미 부여하는 20대들

교복 체험 유행의 시작은 국내 대형 놀이공원에서 실시한 ‘교복 할인 행사’입니다. 국내 대형 놀이공원 롯데월드는 이전부터 정기적으로 성인을 대상으로 교복을 입고 방문하면 입장료를 할인해주는 행사를 진행해왔는데요.

해당 행사가 각종 SNS에서 인기를 끌자 교복만을 전문적으로 대여해주는 오프라인 업체가 생겨났습니다. 잠실에 위치한 ‘이화 교복’이 가장 대표적인데요. 이곳에서는 블라우스, 넥타이, 치마 디자인을 각자 취향에 맞게 고를 수 있고 요즘 10대에게 유행하는 디자인의 가방이나 악세서리까지 대여 가능합니다. 특히 이곳은 최근 유행한 ‘프로듀스 101’·‘아이돌 학교’ 출연진이 입고 나왔던 교복을 입어볼 수 있어 주말에는 예약을 따로 해야 할 정도로 인기입니다.

/사진=독자 제공




지난달 교복 대여업체에서 교복을 빌려 입고 롯데월드를 찾았던 대학생 김 모(25) 씨는 “교복을 입고 돌아다니는 사람이 워낙 많아 어색한 줄도 몰랐다”고 말합니다. 김 씨는 “예전에는 집에 있는 교복을 오랜만에 꺼내 입어보고 추억을 되새긴다는 데 의미가 있었지만 요즘에는 대부분 교복 대여업체에서 예쁜 교복을 골라 입고 돌아다니는 것이 경복궁에서 한복을 입던 것처럼 일종의 코스튬이 된 것 같다”고 덧붙였습니다.

잠실 주변에서 교복 데이트를 즐긴 직장인 신 모(22) 씨도 “예전에는 성인이 교복을 입고 번화가를 돌아다니는 것이 이상하게 여겨졌지만 지금은 이색 데이트 코스가 됐다”고 합니다. 신 씨는 “요즘 SNS를 보면 ‘10대 때 교복 입고 이건 꼭 해봐야 한다’며 데이트 코스를 소개하는 게시글이 많다”며 “10대는 아니지만 애인과 교복을 입고 돌아다니며 그때 느낌을 살리려는 사람이 많아졌다”고 덧붙였습니다.

잠실에 위치한 ‘이화교복’ 내부사진. /인스타그램


SNS 인스타그램에 ‘교복대여’를 검색한 결과. /인스타그램




■어엿한 관광 상품…외국인 사이에서 ‘한국 교복 체험하기’ 열풍

교복은 최근 한국 문화를 체험하려는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관광 아이템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홍익대학교 인근에서 인기 교복 대여업체 ‘누구나 교복’을 운영하는 A씨는 “외국인 관광객 손님이 꾸준히 늘고 있다”며 “80~90%의 손님이 외국인일 정도”라고 말합니다. 그는 “관광객도 많이 찾지만 한국 문화를 체험해보려는 유학생도 상당히 많이 방문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이 업체는 실제로 한국을 방문하는 외국인 관광객을 위한 유명 온라인 여행 플랫폼들과 제휴를 맺기도 했는데요. 제휴업체 중 하나인 ‘서울 패스’를 운영하는 트래볼루션은 한국관광재단에서 운영하는 공식 판매처이기도 합니다. 트래볼루션 관계자는 “한국식 교복을 체험하려는 고객이 어느 정도인지 정확한 수치는 공개하지 못하지만 이를 찾는 외국인 관광객이 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외국인을 주요 고객층으로 한 홍대 ‘누구나 교복’ 페이지.


■한국 교복에 이들이 열광하는 이유는?

한국이미지커뮤니케이션연구원(CICI) 이사장을 맡고 있는 최정화 한국외국어대학교 통번역대학원 교수는 “한국식 교복 체험이 유행하는 이색 체험으로 떠오른 것을 실감한다”고 말합니다. 최 교수는 이러한 교복이 유행하게 된 배경으로 K컬처에 대한 흡입력을 꼽았습니다. 그는 “한류 문화에 대한 해외 관심도가 최근 급격히 증가했다”며 “K팝·한국 영화의 강세로 한류에 대한 관심이 시작됐지만 이 때문에 한국을 찾는 외국인이 많아지면서 국내 젊은 층에서 유행하는 놀이 문화에 관심을 보이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모든 학생이 교복이라는 규칙을 따르는 것이 다소 이색적으로 보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내놓았습니다. 최 교수는 “아시아권 전반적으로 퍼져 있는 교복 문화도 이색적일 수 있지만 한국처럼 예쁜 교복이 젊은 층 사이에서 이색 체험으로 부각된 나라는 찾아보기 힘들다”며 “실용성과 디자인이 더해진 한국식 교복은 그들의 이목을 끌기 충분하다”고 덧붙였습니다./신현주 인턴기자 apple2609@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