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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상선 '유럽 대항해'…내년 재기의 닻 올린다

독일 현지 영업임원 영입

사내 최고 유럽통 전진배치





현대상선이 내년 2·4분기 2만3,000TEU급 초대형 컨테이너선을 유럽 항로에 투입하는 등 유럽 시장 공략에 고삐를 죈다. 특히 유럽에서 돌아오는 배에 화물을 채우기 위해 현지 영업 임원을 채용하는 한편 사내 최고의 유럽통을 전진배치했다.

26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현대상선은 최근 유럽 현지 영업담당 임원(상무급) 채용을 마무리했다. 다음달부터 출근하는 해당 임원은 해운업계 출신 독일인인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상선이 우선 유럽에서 현지 영업담당 임원을 새로 채용한 것은 내년 초대형 컨테이너선 인도와 함께 시도되는 반격의 승패가 유럽 노선에서 결정되기 때문이다. 미주 현지 영업임원은 현재 채용이 진행 중이다.

현대상선은 내년 2·4분기 인도 받는 2만3,000TEU급 초대형 컨테이너선 12척을 모두 유럽 노선에 투입할 계획이다. 초대형 선박에 큰 기대를 걸고 있는 만큼 이 선박을 얼마나 화물로 채울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내년에 투입하는 초대형 선박은 유럽단독노선(AEX)에 투입했던 4,600TEU급보다 효율이 높은데다 새로 가입하는 해운동맹 ‘디 얼라이언스’ 소속 해운사들이 선복 절반가량을 매입하는 형태로 운영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만큼 사정이 낫기는 하지만 절대적 선복량이 늘어나는 만큼 현대상선도 현지 영업에 신경 쓰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현대상선은 특히 ‘백홀(back haul·목적지에서 돌아오는 항로)’ 영업에 사활을 걸고 있다. 본거지인 아시아에서 출발하는 ‘헤드홀(head haul)’은 선복률(선박에 채운 화물의 총 비율)이 90% 이상으로 추산된다. 돌아오는 배가 빈 배로 오지 않도록 화물로 채우는 게 관건이다. 현지 영업 임원을 독일 출신으로 채용한 것도 이와 관련이 깊다. 유럽에서 가장 제조업이 발달한 독일의 물동량을 얼마나 가져오느냐가 현지 영업의 승부처라 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배재훈 현대상선 사장은 최근 임원 인사에서 사내 최고 유럽통인 김정범 전무를 미주총괄에서 구주본부장으로 이동시켰다. 김 전무는 30년간 현대상선에서 재직하며 주로 유럽 지역 담당으로 일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구주본부장인 김경섭 상무는 독일법인장으로 이동한다. 담당 임원의 직급이 하나씩 높아지는 셈이다. 현재 현대상선의 미주 지역 매출 점유율은 약 42%인 반면 유럽은 16%가량이다. 초대형 선박 투입과 함께 유럽 지역 매출 점유율을 높이는 게 경영 정상화를 위한 관건으로 꼽힌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미주 편중에서 벗어나 유럽에서의 점유율을 높이는 영업력이 현대상선에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박한신기자 hs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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