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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급절벽 올라" 청약 열풍…민간 분양가 상한제의 역설

부천 1순위 청약자 신기록 세워

이수 푸르지오는 세자릿수 경쟁률





국토교통부가 지난달 6일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를 공식 발표한 후 청약시장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아직 상한제가 적용되지 않아 분양가가 비교적 비싼데도 ‘공급절벽’을 우려하는 심리가 작용하고 있어서다. 여기에 상한제가 시행되면 청약당첨 가점 상승으로 내 집 마련이 더 어려워질 것으로 보여 청약자가 대거 몰리고 있는 것이다.

4일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전날 1순위 접수를 진행한 부천 일루미스테이트가 1,647가구 모집에 1만6,405명이 몰리면서 평균 9.96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부천시에서 청약한 단지 중 역대 가장 많은 청약자가 몰렸다. 같은 날 1순위를 접수한 은평구 ‘녹번역 e편한세상 캐슬’ 2차’ 역시 70가구 모집에 5,280명이 신청해 평균 경쟁률이 75.43대1에 달했다. 이는 앞서 지난 2017년 1차 분양 때 기록한 평균 경쟁률 9.82대1을 훌쩍 뛰어넘는 수준이다. 지난달 28일 1순위 청약접수에 나선 동작구 ‘이수 푸르지오 더 프레티움’은 1순위 평균 경쟁률이 무려 203.8대1까지 치솟았다. 서울에서 세자릿수 평균 경쟁률은 2016년 11월 이후 3년여 만이다.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분양가상한제발 공급부족을 가장 큰 요인으로 분석한다. 신축 아파트 값이 급등하는 등 상한제가 오히려 새집 값을 더 끌어올릴 수 있다는 불안심리를 자극하는 것이다. 이미 각종 규제로 올 들어 분양물량은 줄어드는 상황이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본부장은 “경쟁률이 더 높아지고, 공급이 줄기 전에 알짜단지를 선점하려는 수요로 청약시장 열기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진동영기자 jin@sedaily.com

<“새 아파트 놓칠라” 분양 뛰어드는 3040>

# 부천에서 역대 최다 청약자가 몰리면서 1순위 완판에 성공한 ‘부천 일루미스테이트’에 대해 현장에서는 다소 ‘의외의 결과’라는 반응이 나왔다. 부천의 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새 아파트 공급이 부족한 상황에서 대단지이다 보니 완판될 것으로는 예상했다”면서도 “하지만 역세권이 아니고, 주변 상권도 좋지 않다. 분양가상한제에 대한 불안 때문에 예상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몰린 것 같다”고 말했다.

정부가 지난 달 분양가상한제를 공식 발표한 이후 청약시장의 한 단면이다. 상한제가 공급 부족으로 연결되면서 새 아파트 희소성을 더 높여줄 것이라는 불안 심리가 이 같은 부작용을 만들어 내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최근 선보인 서울 등 수도권 새 아파트의 경우 소규모 단지도 어느 정도 입지만 갖추면 1순위에서 수 십 대1의 경쟁률을 기록하고 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주택도시보증공사의 분양가 통제로 비교적 합리적인 분양가로 공급되고 있는데다 정책 변경으로 신규 공급물량이 줄어들 것이라는 불안심리까지 더해지면서 청약경쟁률이 치솟고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 달 30일 서울 송파구 거여동 송파 시그니처 롯데캐슬 모델하우스에 방문객들이 줄지어 입장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이 단지는 5일 1순위 접수를 받는다. /연합뉴스




◇ 상한제 전 뜨거워진 청약 열기 = 국토부가 상한제를 공식 발표한 것은 지난 달 6일이다. 이날 1순위 접수를 받은 서울 강서구 ‘등촌 두산위브’ 청약에서 이변이 일어났다. 당초에는 전체 217가구 남짓한 작은 단지로 크게 주목받지 못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1순위 청약에 나온 88가구를 잡기 위해 3,856명이 청약을 접수했다. 분양가도 주변 시세와 비슷했는 데 평균 경쟁률은 43.8대1을 기록한 것이다.

이는 시작에 불과했다. 이후 주요 지역에서 선보인 새 아파트들이 1순위에서 예상을 뛰어 넘는 경쟁률을 잇달아 기록하고 있는 것이다. 서울 동작구 사당동에서 분양한 이수 푸르지오 더 프레티움이 3년여 만에 세 자릿수 평균경쟁률을 기록했다. 은평구 녹번역 e편한세상 캐슬 2차도 75.43대 1로 1순위 완판에 성공했다. 의정부에서 선보인 센트럴자이&위브캐슬도 1순위에서 824가구 모집에 1만 4,605명이 몰렸다.

분양을 앞둔 송파 시그니처 롯데캐슬, 서대문 푸르지오 센트럴파크, 철산역 롯데캐슬&SK뷰 클래스티지 등 주요 단지의 견본주택은 지난 주말 연일 방문객들로 문전성시를 이루면서 높은 경쟁률을 예고하고 있다. 견본주택 현장에서 만난 예비 청약자들의 상당수는 30~40세대였다. 이들은 상한제가 공급 부족을 가져오고, 오히려 경쟁률을 높일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이에 미리 알짜 단지 선점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 청약시장 열기 계속 될 듯 = 전문가들은 현재의 현상에 대해 상한제 역설이라고 평한다. 상한제가 신축 아파트값을 급등시키고 있듯 새 아파트 청약시장도 과열로 이끌고 있다는 설명이다. 당초 정부는 청약 수요자들이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확대 시행 이후 값이 싸진 청약 물량을 기다릴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정 반대로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 8월에 서울 등 수도권에서 선보인 단지들의 경우 일부 공급물량이 많은 지역을 제외하고는 대다수 청약을 마감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전문가는 “분양가상한제 뿐 아니라 다주택자에 대한 규제도 쏟아지면서 기존 주택을 처분하고 아예 ‘똘똘한 한 채’를 소유하려 청약 경쟁에 다시 나서는 움직임도 보인다”고 말했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정부가 재건축·재개발 등 정비사업장 인근의 주택가격을 낮추기 위해 분양가상한제를 발표했지만, 제도 시행 이후 청약 당첨 커트라인이 급등하고 공급이 축소될 것으로 보이자 오히려 청약 광풍이 나타나고 있다”고 평가했다. /진동영기자 j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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