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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북경제] ‘신산업 청사진’ 쏟아낸 정부... “꼭 실현 됐으면”





오는 2027년, 그러니까 8년 뒤 운전자가 손 하나 까딱 하지 않는 완전자율주행차가 드디어 상용화돼 매일 도로 위를 역주합니다. 그보다 2년 앞선 2025년에는 ‘플라잉 카(flying car)’가 하늘을 나는 동안 그 아래로 드론이 택배를 운송하는 장면을 직접 목격할 수 있고, 최대 10인승이 가능한 드론 택시가 새로운 대중교통 수단으로 떠오르게 됩니다.

지난 한주 정부가 쏟아낸 ‘신산업 청사진’에 비춰 해본 상상입니다. 물론 자율주행차나 드론 택시가 이번에 처음 소개된 기술은 아닙니다. 그러나 중요한 건 정부가 이번 발표를 통해 국내 상용화, 또는 시범 단계인 실용화 시점을 못 박았다는 사실입니다. 상상이 현실이 될 시점이 불과 10년 정도밖에 남지 않았다는 말입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5일 경기 화성 현대자동차 남양연구소를 방문해 ‘미래자동차 산업 발전전략’을 발표했습니다. ‘자동차가 미래 기술의 총아가 될 것’이라는 전망은 이미 예전부터 나왔습니다. 스마트폰 다음으로 신기술이 집약될 수 있는 것이 자동차라는 의미죠. 세계 각지에서 미래차 기술이 눈부시게 발전했고, 정부도 야심 차게 도전장을 던진 것입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우리는 세계 7위 자동차 생산 강국이 됐지만 추격형 경제는 분명히 한계가 있다”며 “미래차 시대에 추격자가 아니라 기술 선도국이 될 기회를 맞았고 이를 살려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오후 경기도 화성시 현대차 남양연구소에서 열린 미래차 국가비전 선포식이 끝난 뒤 정의선(오른쪽 네번째) 현대차 수석부회장 등과 함께 수소 청소트럭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문 대통령은 “우리는 미래차에서 세계 최고가 될 것이며 미래차로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하겠다”고 말했다. /화성=연합뉴스




우선 완전자율주행차의 상용화 시기를 종전 2030년에서 3년이나 앞당긴 2027년으로 제시했습니다. 만일 성공한다면 세계 최초 상용화가 됩니다. 이를 위해 주요 도로에 완전 자율주행차들이 실제로 달릴 수 있도록 차량 통신, 정밀지도, 교통관제 시스템을 2024년까지 완비할 예정입니다. 플라잉 카의 실용화 시점은 2025년으로 잡았습니다. 또 2030년 모든 차종에서 친환경차를 출시해 국내 신차에서 전기·수소차 판매 비중을 33%까지 높이겠다는 목표를 세웠습니다. 올해 친환경차 판매 비중(2.6%)에서 10배 이상 끌어올린다는 것입니다.

정부가 미래차를 직접 만들겠다는 게 아닙니다. 기업 등 민간이 빠른 시일 내에 미래기술을 일상화하도록 규제를 풀고, 지원을 늘려 돕겠다는 것입니다. 실제 같은 날 현대차는 미래 모빌리티 생태계 조성을 위해 데이터 공개와 수소연료전지 시스템 공급 등을 핵심 내용으로 한 ‘개방형 미래차 생태계 전략’을 제시했습니다. 미래 모빌리티 기술·전략 투자에 2025년까지 41조원을 투입하겠다는 계획도 발표했죠.



미래차 전략이 발표된 지 이틀 만인 지난 17일, 이번에는 차 다음으로 4차 산업혁명의 핵심으로 꼽히는 드론 전략이 공개됐습니다. 오는 2025년까지 교통 시스템, 제도 같은 인프라 관련 19건, 드론 활용 영역 관련 16건 등 총 35건의 규제를 순차적으로 완화하고 근거 법령을 마련하겠다는 것이 로드맵의 핵심입니다.



인프라 분야에서 정부는 내년까지 항공기 항로와 다른 드론 전용 공역(Drone Space)을 단계적으로 구축하는 등 드론 교통관리 시스템을 구축한다는 계획입니다. 이렇게 되면 드론이 자동비행 경로를 설정하고, 드론 끼리 충돌이나 드론 ‘교통 체증’을 방지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됩니다. 인프라가 조성되면 유통과 정보통신기술(ICT) 업계의 관심이 높은 드론 택배가 현실화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를 위해 내년까지 도서 지역 드론 배송을 위한 구체적인 기준을 마련하고, 2023년까지는 주택·빌딩 등 밀집 지역에 안전하고 편리하게 물품 배송이 가능하도록 특성에 맞는 배송·설비기준을 도입합니다. 또 드론 택시, 레저 드론을 위해 안전성 기술기준 및 드론을 이용한 승객 운송을 허가하는 사업법 등을 2024년까지 완비한다는 계획입니다.

정부는 바로 다음 날인 18일 2030년까지 고속으로 달리는 전기차와 전기차를 자동으로 무선 충전하는 도로를 출현시키겠다고 장담하기도 했습니다.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등 4차 산업기술이 접목된 미래 도로상을 구현하기 위한 ‘도로 기술개발 전략안’(2021∼2030)을 수립했다고 밝힌 것입니다.

그야말로 신산업 ‘슈퍼 위크’라 불러도 무방할 정도로 정신 없이 발표가 이어졌습니다. 기사를 접하고 환호를 한 독자도 계시겠지만 솔직히 반신반의한 분 역시 있으리라고 짐작합니다. 한동안 신문에서 TV, 인터넷에서 떠들썩한 정치 뉴스만 접하다 오랜만에 신산업 뉴스를 보게 돼 분명 반갑기는 합니다만, 관건은 실현이겠죠. 정부의 신산업 대(大)전략이 꼭 성공했으면 좋겠습니다.

/세종=조양준기자 mryesandn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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