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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 가슴 겨눠 탕!탕!탕!...유혈참사로 번지나

■홍콩 또 '피의 진압'

단순 접근자에…정당방위도 아냐

총 맞은 시위자 2명 중 1명 위중

中 정부, 무력진압에 무게 실려

美 등 서방 비난 여론 커질 듯

홍콩 경찰관들이 11일(현지시간) 민주화 시위 도중 경찰이 쏜 실탄에 맞아 쓰러진 시위대원들이 있던 현장의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이날 오전 홍콩 동부 사이완호에서 시위 참가자 2명이 경찰이 발사한 실탄에 맞았으며 이 중 1명은 위독한 상태로 알려졌다. /홍콩=AFP연합뉴스




홍콩 경찰이 민주화를 요구하는 시위대에 무차별적으로 실탄까지 발사하는 초강경 진압에 나서면서 홍콩 시위사태가 새 국면을 맞고 있다. 중국 정부가 이전과 달리 무력진압에 무게를 두고 있다는 의미다. 폭력시위가 한층 격화하며 미국 등 국제사회에서 비난의 목소리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11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홍콩 시위사태가 ‘범죄인 인도법안(송환법)’ 반대에서 반중 민주화 요구로 확대되는 가운데 이날 오전 홍콩 사이완호 지역에서 경찰이 쏜 실탄에 세 번째 피격자가 발생했다. 페이스북 등 소셜미디어에 생중계된 영상에 따르면 한 경찰이 도로 위에서 시위자를 검거하면서 몸싸움을 벌이다 다른 시위자가 다가오자 그를 향해 실탄을 발사했다. 총에 맞은 시위자는 도로 위에 쓰러졌고 이 경찰은 다가오는 다른 시위자를 향해 실탄 2발을 더 발사했다. 다른 시위자도 총에 맞아 쓰러졌고 경찰에 제압당했다. 실탄에 맞은 시위자 2명은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으며 이들 중 21세 남성인 차우모씨는 위중한 상태다.

지난달 1일과 4일에도 시위 참가자가 경찰이 쏜 실탄에 맞았지만 당시에는 시위자가 각목 등을 휘두르거나 다수의 시위대가 경찰을 공격하는 상황이어서 ‘정당방위’ 논란이 일었다. 하지만 이날은 경찰의 생명이 위협받는 상황이 아니었음에도 총격이 이뤄져 시민들의 충격이 컸다. 이날 시위는 8일 사망한 홍콩과기대 2학년생 차우츠록씨를 추모하기 위해 열렸다. 차우씨는 4일 오전1시께 정관오 지역 시위 현장에서 최루탄을 피하려다 주차장 건물 3층에서 2층으로 떨어져 머리를 심하게 다쳤다. 이후 두 차례 수술을 받았으나 결국 8일 오전 숨졌다.

홍콩 시위가 유혈사태로 얼룩지자 홍콩은 물론 아시아 증시가 일제히 하락하고 안전자산 가격이 상승했다. 홍콩 항셍지수가 2.62% 급락했고 중국 선전지수와 상하이지수도 각각 2.26%, 1.83% 추락했다. 반면 미국 달러 대비 일본 엔화 가치가 오르고 금 가격이 상승하는 등 투자금이 안전자산에 몰리는 모습이 연출됐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홍콩 혼란이 아시아 증시 투자심리를 자극하면서 아시아 증시가 붉은 바다(sea of red)로 변했다”고 분석했다.



홍콩 경찰의 이 같은 초강경 대응은 지난달 말 19기 공산당 중앙위원회 4차 전체회의(4중전회)에서 결정된 중국의 대홍콩 강경정책을 반영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4중전회 이후 첫 주말 시위인 2일 시위에서 홍콩 경찰은 하루 동안 무려 200명이 넘는 시위대를 체포하는 등 전례 없이 강도 높게 대응했다. 이후 이날 시위에서 홍콩 사틴 지역에서는 한 경찰 간부가 20여명의 경찰에게 “어떠한 무력을 사용해도 좋다”고 발언하는 모습이 목격되는 등 경찰의 강경 진압이 공공연하게 이뤄졌다. 일부에서는 이 같은 강경 진압이 폭력시위를 유도해 오는 24일 구의원선거를 연기하려는 친중파 진영의 ‘음모’라는 분석도 나온다.

중국 정부는 홍콩 시위대를 강하게 비판하며 강경 자세를 고수했다. 홍콩 주재 연락판공실은 전날 홍콩의 본토 학생들에게 보내는 공개편지에서 최근 홍콩의 본토 학생들이 공격받고 있다면서 “이 같은 학원폭력을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겅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피격 사태에 대해 질문을 받고 “외교 문제가 아니다. 국무원 홍콩·마카오 판공실에 문의하라”고 답했다.

중국의 강경 대응에 대한 미국 등 서방국가의 여론은 심상찮다. 앞서 미 하원은 ‘홍콩 인권 민주주의 법안’을 통과시켜 중국 당국에 경고 신호를 보냈다. 일부 외신들은 홍콩 시위사태가 격화할 경우 이달 중 체결될 것으로 예상되는 미중 ‘1단계 무역합의’ 서명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베이징=최수문특파원 chs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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