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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박용우, “‘카센타’는 소름이 끼칠 정도로 감동 받은 영화”

생계범죄 블랙코미디 ‘카센타’ 주인공 박용우

“카센타‘가 허전하고 빈 가방을 들고 영화관에 들어갔을 때 선물을 들고 나오는 영화가 되길”

파리 날리는 국도변 카센타를 운영하고 있는 부부가 있다. 이 부부는 먹고살기 위해 도로 위에 계획적으로 못을 박아 돈을 버는 생계형 범죄를 저지르고, 뜻하지 않은 사건들과 마주하게 된다. 한국형 생계범죄 블랙코미디 ’카센타’ 이야기다. ‘먹고살기 위해서’, ‘그래도 범죄’라는 화두를 던지는 작품이다.

영화 ‘순정’ 이후 3년만에 스크린에 복귀한 박용우는 “제가 출연 했지만, ‘감히 이 영화 팬이 됐다’고 했는데 저를 잊어버리고 영화를 봤다”고 말하며 영화의 팬을 자처했다. 박용우에게 ‘카센타’는 거절에서 시작해 ‘감동’으로 끝난 영화이다.





처음 박용우는 영화의 제안을 거절했다고 한다. 거절을 하더라도 직접 얼굴을 보고 의사를 전달하는 편인 박용우는 감독과의 첫 만남이 그리 좋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그는 “서로 벽 보고 이야기하는 느낌이었다”고 솔직하게 말하기도. 하지만 10일 후 다시 만난 뒤 첫 인상이 180도 달라졌다. “메일로 시나리오를 보내주셨는데 제가 얘기하는 게 90%가 반영이 됐더라. 제 이야기를 들으셨구나. 디테일한 것까지 다 반영돼 있었다”고 회상했다.

그렇게 ‘카센타’ 촬영이 시작됐고, 박용우는 마음껏 ‘재구’와 만나 욕망과 양심 앞에서 갈등하는 소시민으로 다시 태어났다. 완성본을 보고 난 뒤에는 더더욱 놀라움이 밀려왔다. 그래서 그럴까. 그는 “이 영화를 좋아하는 한 사람이기 때문에 잘 부탁드린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어떤 영화이든 영화를 보고 팬이 되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크게 말씀드리면 두 가지 정도이다. 기존에 보지 못했던 영화를 발견 했을 때, 조금 새로운 느낌을 받았을 때 팬이 된다. 그런데 동시에 감동을 느꼈을 때 진짜 팬이 된다. 저는 제가 출연했지만, 그것을 떠나서 저는 며칠 전에 그 두 가지를 느꼈다. 이 두 가지를 최대한 많은 분들이 같이 공감하시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지난 27일 개봉한 ‘카센타’는 파리 날리는 국도변 카센터를 운영하고 있는 재구(박용우 분)와 순영(조은지 분)이 펑크 난 차를 수리하며 돈을 벌기 위해 계획적으로 도로에 못을 박게 되면서 벌어지는 한국형 생계범죄 블랙코미디 영화다. 제24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한국영화의 오늘-파노라마’ 부문에 공식 초청됐다.

‘카센타’는 하윤재 감독이 10년 전 남해 여행길에서 겪은 일을 바탕으로 쓴 작품이다. 실제 여행 중 타이어에 펑크가 난 하윤재 감독은 주말이라 보험회사에서 2시간을 기다리라는 연락을 받았고, 멀리서 현란하게 ‘빵꾸’라고 적힌 카센타를 봤다고 한다. 하윤재 감독은 ‘왜 이런 곳에 카센타가 있을까’하는 마음에 여러 감정이 교차했고, 평상에서 카센타 사장님과 대화를 나누던 도중 머릿속에서 아이디어가 떠올랐다고 전했다.

박용우는 한 성격 하는 국도변 카센터 사장 재구 역을 맡았다. 박용우의 전매특허 생활밀착형 연기가 빛을 발하는 영화이기도 하다. 손톱 밑에 기름때가 낀 채 늘어진 티셔츠를 입고 다니는 후줄근한 모습의 재구는 우연히 도로 위에 떨어진 금속 조각에 펑크 난 차량을 고치게 되고 이후 계획적으로 도로 위에 날카로운 못을 놓고 타이어 펑크를 유도하게 된다.

박용우는 “소재는 흔하지만 서사나 주제는 완전히 새로운 작품”이라며 “이런 느낌의 한국 영화는 처음이라 본능적으로 끌렸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작품에서는 자유롭게 하되 최대한 절제하려 노력했다”고 전했다.





아내 순영 역을 맡은 배우 조은지와는 영화 ‘달콤 살벌한 연인’ 이후 13년 만에 호흡을 맞췄다. 박용우는 “배우로서 은지씨를 보자마자 좋았다”며 조은지와의 호흡에 만족감을 전했다. 그러면서 “(조은지를) 처음 본 건 임상수 감독의 ‘눈물‘(2001)에서였다”며 “당시 오디션 영상을 봤는데 인상이 강렬했다. 그 친구의 대사를 잊을 수 없었다”고 첫인상을 떠올렸다.

영화 속 재구의 핵심 대사는 ‘그래도 우리 사람이잖아’, 순영의 핵심 대사는 ‘지렁이 하나만 밟는다고 될 일이 아니야’였다. 감독이 배우들에게 가장 공을 담아 주문한 대사이기도 하다. 영화의 하이라이트이기도 한 재구와 순영의 격렬한 몸싸움 장면은 기본적인 동선과 최소한의 대사만 주어진 상황에서 두 배우의 진짜 감정으로 연기했다. 박용우는 모든 촬영에 들어가기 전 연출진과 회의를 통해 그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최대한 담으려 했다고 촬영 에피소드를 전했다.



“그래도 우리 사람이잖아”라는 대사가 있는데 처음에 시나리오를 읽고 연기할 때는 몰랐는데 며칠 전에 영화를 보고 소름이 끼칠 정도로 놀랐다. 그 대사를 하면서 제가 느낀 감정이 조금 색달랐다. 그 대사 그대로 받아들여지는 것이 아니고 사람은 누구나 그럴 수 있다로 받아들여졌다. “그래도 우리 사람이잖아”라고 말하는 재구조차도 여태까지 그런 과정을 겪어왔고, 이 정도쯤이야라고 시작한 행동들인데 욕망에 빠지게 되고 저의 모습도 돌아보게 되고 누구나 사람은 그럴 수 있다는 이중적인 감정을 느끼게 돼서 묘한 감정을 느꼈다.“

돌이켜보면 자기 와이프를 이 지경까지 만든 것은 다른 누구도 아닌 남편 재구다. 박용우는 “관객들이 작품을 보고 슬펐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마지막에 부부가 방바닥을 뒹굴며 싸우는 장면에서 ‘인생이 왜 저래?’ ‘참 지질하다’ 고 느끼실 듯 하다. 이 작품 속 감정의 본질은 초라함, 연약함, 지질함 같은 거다. 대부분 사람이 가지고 있지만 애써 감추고 싶은 본 모습이죠. 관객들이 재구네 부부를 보면서 그런 인간의 연약함에 공감하고 슬픈 감정을 느끼셨으면 좋겠다. ”



1995년 MBC 24기 공채 탤런트로 데뷔한 박용우는 영화 ‘올가미’(1997)로 스크린에 데뷔했다. 이후 ‘투캅스 3’, ‘쉬리’, ‘혈의 누’, ‘달콤, 살벌한 연인’등에 출연하며 관객들에게 큰 사랑을 받았다. 최근들어 ‘자유롭게 연기하자’는 마음이 강하게 든다고 했다. 그렇기에 ‘지금이 비로소 배우로서 본격적인 시작점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털어놨다.

“데뷔한지 20년이 훌쩍 넘어서야 비로소 배우로서의 시작이라고 느낀다. 관객들이 나를 어떤 역할이든 잘 어울리는 배우로 바라봤으면 한다. 연기자로서 요즘 드는 생각은 최대한 연기를 할 때 자유롭게 하자이다. ‘카센타’를 찍을 때도 자유롭게 연기를 한 것 같다. 연기하는 시간이 그 어느 때보다 행복하고 감사한 요즘입니다. 예전에는 스트레스로 여겨졌던 상황들조차 즐길 수 있게 됐거든요. 앞으로 보여드릴 저의 모습이 저도 기대됩니다.”

[사진 제공=트리플픽쳐스]

/정다훈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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