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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의 뒤안길] 경주 '동궁과 월지' 원래 복원계획 없었다

■발굴조사단이 일군 관광명소

1975년 안압지 발굴조사 당시 모습. /사진제공=문화재청




경주에 있는 사적 제18호 ‘동궁과 월지’는 아름다운 조명으로 소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감성’이 살아 있는 곳이라 야간에 많은 관광객이 모여든다. 지난 2011년에 지금의 명칭으로 변경됐기에 일반인들에게는 여전히 ‘안압지’라는 이름으로 익숙한 곳이다.

잘 알려지지 않은 사실인데, ‘동궁과 월지’는 처음부터 지금의 모습으로 복원하고자 뚜렷한 계획하에 생긴 유적이 아니다. 1975년부터 약 2년간 발굴조사한 것을 계기로 연못과 주변 건물에 대한 정비와 복원이 결정됐다. 앞서 1974년 11월 ‘안압지’에 대한 준설작업이 시작됐을 때만 해도 이곳에는 안압지 연못과 ‘임해전’이라는 건물 한 채만 있었다. 그런데 작업 중에 신라 시대 막새 기와가 쏟아져 나오면서 준설작업이 급히 중단됐고 이듬해 본격 발굴조사가 시작됐다.



발굴조사 결과는 정말 대단했다. 연못 가장자리는 돌을 쌓아 만든 것이 확인됐고 연못 안에서는 무려 3개의 섬이 있었던 것이 발견됐으며, 통일신라 시대의 나무배와 14면체 주사위인 ‘주령구’도 출토됐다. 이외에 출토 유물의 수량만도 약 1만8,000여점에 이르렀고 연못 주변의 건물지도 확인됐다. 이러한 유물과 유적 덕분에 인근에 대한 복원까지 대대적으로 이뤄져 지금의 ‘동궁과 월지’ 모습을 갖추게 됐다.

이처럼 요즘 사람들이 관광명소라고 찾는 많은 곳이 사실은 문화유적이다. 그리고 그곳에는 발굴을 했던 사람들의 노력과 열정이 곳곳에 깃들어 있다. ‘동궁과 월지’는 45년 전의 발굴조사가 단초가 돼 지금의 아름다운 야경의 문화유산이 된 것이다. 지금 우리가 만끽하는 아름다움의 출발점에 있었던 최초의 발굴조사와 그 발굴조사를 담당하다 역사 속으로 사라진 ‘경주고적발굴조사단’도 조금은 기억되길 바란다.
/박윤정 문화재청 발굴제도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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