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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깃장 놓던 멕시코 감산 수용...'OPEC+ 합의' 돌파구 열릴까

■ OPEC+ 석유 감산 합의 무산 위기

"美가 멕시코 대신 25만배럴 감산"

G20에너지장관회의서 최종 결론

美는 자국감산에 부정적 '핵심변수'

공급과잉도 여전..WTI 9% 또 폭락





멕시코 변수 때문에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 등 주요 산유국들의 원유 감산 합의가 막판까지 될 듯 말 듯하면서 애를 태웠다. 감산 합의를 기대했던 글로벌 유가 시장은 실망으로 가득했다. 9일(현지시간) 열린 OPEC+(석유수출국기구와 러시아 등 10개 산유국 연합) 긴급회의에서 하루 1,000만배럴 규모의 감산안이 잠정 타결됐지만 멕시코가 몽니를 부리면서 막판까지 진통을 겪었다. 합의안을 거부했던 멕시코는 뒤늦게 미국과의 협상에 따라 합의안을 수용할 뜻을 시사했지만 면피를 위한 ‘수사’에 불과하다는 분석과 실제 감산합의에 도달할 수 있는 청신호가 켜졌다는 극단적인 전망이 엇갈렸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증산전쟁을 벌여온 사우디와 러시아의 주도로 진행된 이날 회의에서 오는 5∼6월 하루 1,000만배럴 감산에 대한 잠정 합의가 이뤄졌으나 멕시코가 반대했다. 멕시코는 자국에 할당된 하루 40만배럴 감산 규모를 받아들일 수 없으며 10만배럴만 줄이겠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우디와 러시아는 250만배럴씩, 이라크는 100만배럴, 아랍에미리트(UAE)는 70만배럴을 감산하기로 했다. 또 7월1일부터 올해 말까지는 하루 800만배럴, 내년 1월부터 2022년 4월까지는 하루 600만배럴을 단계적으로 줄이는 방안도 논의됐다. 막판에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이 기자회견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원유 감산에 합의했다”고 전하면서 합의 타결 전망을 놓고 정반대 해석이 나왔다. 일부에서는 청신호가 켜졌다는 분석과 함께 멕시코가 감산합의 거부에 따른 책임을 지지 않기 위한 일종의 ‘페이크(가짜)’ 발언을 했다는 해석이 동시에 나왔다.

그럼에도 OPEC+는 10일 열리는 주요20개국(G20) 에너지장관회의에서 감산안을 계속 논의하며 최종 타결을 이끌어낼 방침이다. 외신들은 에너지장관회의에서 수요 문제 해결을 위해 각국의 전략비축유 확대와 함께 전 세계 기준 하루 1,500만배럴 규모의 감산을 논의할 것으로 예상했다. OPEC+ 측은 미국과 캐나다·브라질이 일일 생산량을 총 500만배럴 정도 줄여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관건은 세계 1위 산유국인 미국의 감산 동참 여부다. 일단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이날 “감산과 관련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살만 빈 압둘아지즈 사우디 국왕과 좋은 대화를 나눴다”며 “원유 감산 합의가 거의 끝나간다”고 밝혔다. 하지만 감산을 둘러싼 미 석유업계의 이해관계가 첨예한 만큼 미 정부 차원에서 감산에 개입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대형 정유사인 엑슨모빌과 셰브런은 정부의 관여를 꺼리는 반면 수익성 악화로 도산 위기에 놓인 셰일업체들은 수입석유에 대한 관세 부과 등 적극적인 개입을 요구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공식적으로 감산을 약속하기 어려운 미 정부가 G20 회의에서 미국 원유 생산량이 13% 줄어들 것이라는 정부의 예상 수치를 토대로 사우디와 러시아를 설득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엑슨모빌 등이 저유가 사태로 비용절감에 나선 만큼 감산 효과가 자연스럽게 나타나기 때문이다.



문제는 미국이 감산에 동참하더라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수요 감소로 공급과잉 상태를 해소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각국의 봉쇄조치로 단기적으로 하루 평균 원유 소비량이 3,000만배럴 줄어들 것으로 전망한다. 원자재 거래 업체인 트라피구라의 사드 라힘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1,000만배럴 감산은 일부 문제를 완화할 수 있겠지만 규모가 너무 작고 이미 원유 수요가 붕괴한 상황에서 시기도 너무 늦었다”고 지적했다. G20 회의에서 논의할 전략비축유 확보 문제도 쉽지 않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애널리스트 분석을 인용해 이미 글로벌 상업 및 전략비축유의 약 70%가 이미 채워져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저유가 기조를 틈타 기업들이 미리 앞다퉈 다량의 석유를 확보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유가가 바닥 수준으로 떨어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당장 이날 OPEC+ 회의 소식이 전해지면서 감산 규모가 기대에 못 미친다는 실망감으로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5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배럴당 9.3% 내린 22.7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브렌트유도 10일 오후4시(한국시각) 현재 4.14% 하락한 31.48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씨티그룹은 2·4분기 브렌트유 평균 가격을 배럴당 17달러로 예상하면서 “미국·러시아·사우디가 이달 말 전에 배럴당 10달러 밑으로 유가가 하락하는 것을 막을 수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기혁기자 coldmeta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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