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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팁] '갑상선암이 착하다'는 착각

환자 95%, 완치가능 유두암 불구

수술 전엔 병변 위험도 확신 못해

조기 발견·조기치료 최우선으로

강상욱 세브란스병원 갑상선내분비외과 교수




43세 회사원 A씨는 지난달부터 잔기침이 자주 나고 목소리 변화가 생기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감기 증상이라고 생각해 감기약을 복용했지만 효과가 없었다. 이후 음식물을 삼킬 때 목 부분에 불편함이 느껴지고 식욕이 없는데도 갑자기 체중이 증가해 대학병원을 찾았다. 악성 종양인 갑상선 유두암이라는 진단과 함께 로봇 갑상선절제술을 받았다.

갑상선은 목 앞부분에 위치한 나비 모양의 장기로 갑상선호르몬을 분비한다. 갑상선호르몬은 신생아나 어린이의 성장과 발육을 촉진하고 우리 몸의 대사과정을 촉진해 에너지를 공급한다. 또한 다른 여러 장기가 원활히 활동할 수 있게 도와준다.

갑상선에 생긴 혹을 갑상선 결절이라고 하는데 전체 인구의 40~50%에서 발견된다. 갑상선 결절의 95%는 위험하지 않은 단순 낭종(물혹)이거나 양성 결절이다. 대부분 수술할 필요가 없고 악성 종양으로 변할 가능성이 낮다. 나머지 5%는 갑상선암으로 불리는 악성 종양으로 대부분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가족력이 있거나, 소아기에 두경부 방사선을 조사한 과거력이 있으면 갑상선암의 발생 위험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발표된 ‘2017년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갑상선암은 네 번째로 많이 발생했다. 특히 남성보다 여성에서 발병률이 높은 경향을 보였다. 여성에서 갑상선암은 유방암 다음으로 암 발생자가 많았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정보에 따르면 갑상선암 진료인원은 지난 2017년 33만6,993명에서 지난해 36만3,047명으로 증가했다. 이중 여성 환자는 29만5,883명으로 남성(6만7,164명)보다 4배 이상 많았다.





갑상선암은 초기에는 별다른 증상을 보이지 않으며 진행이 어느 정도 돼야 목에 혹이 만져지는 것과 같은 증상이 나타난다. 간혹 갑상선 종양이 매우 커 주위 조직을 압박하는 경우 목에 이물감, 음식을 삼킬 때 걸리는 느낌, 목의 압박감, 목소리 변화를 느끼게 되는 경우가 있어 감별이 필요하다.

특히 혹이 매우 빠르게 자라나는 경우, 매우 딱딱하게 만져질 때, 주위 조직과 유착돼 고정된 경우, 성대마비로 인한 목소리의 변화, 측경부 쪽에 부어오른 림프절이 만져질 경우 악성을 의심해야 한다. 대부분 증상이 없어 임상 증상만으로는 양성 종양과 구별이 어렵기 때문에 가족력이 있거나 위험요소를 가지고 있는 분들은 정기적인 검사를 받을 필요가 있다.



치료는 갑상선암의 종류에 따라 다르다. 갑상선암은 분화 갑상선암과 갑상선 수질암, 미분화 갑상선암, 역형성암으로 구분할 수 있다. 분화 갑상선암인 유두암과 여포암이 가장 흔히 발견된다. 우리나라의 경우 환자의 95% 이상이 예후가 좋은 유두암으로 수술적 치료를 통해 대부분 완치가 가능하다.

그러나 질환이 진행된 경우나 종양의 종류에 따라 재발 위험도가 높은 경우에는 갑상선을 전부절제한 뒤 보조치료로 방사성동위원소 치료를 병행한다. 방사성동위원소 치료는 방사선을 종양에 직접 조사하는 다른 암의 방사선 치료와 달리 방사성동위원소가 들어 있는 캡슐을 먹어 눈에 보이지 않는 잔류 암세포들을 파괴한다. 주로 암종의 종류가 분화도가 나쁘거나, 병변이 갑상선 피막을 뚫고 주변 조직을 침범한 경우, 중심 또는 측경부 림프절에 전이가 있을 때, 폐나 뼈 같은 다른 장기로 전이됐을 때 추가적인 방사성동위원소 치료가 필요하다.

갑상선암은 다른 암에 비해 진행 속도도 느리고 치료 반응이 좋다. 재발률이나 전이율이 낮아 ‘착한 암’으로 불린다. 우리나라의 경우 대부분 환자가 예후가 좋은 것으로 알려진 유두암이다. 이 때문에 일부에서는 병변의 크기가 아주 작고 위치가 나쁘지 않을 경우 적극적 관찰을 하면서 수술 시기를 늦추는 연구들도 있다. 하지만 모든 갑상선암이 착한 것은 아니며 수술 전에는 이런 병변들의 위험도를 알 수 있는 방법이 아주 제한적이다.

일반적으로 전체 갑상선암의 30%는 재발할 수 있으며 3~5%는 다른 기관으로 전이가 나타나는 것으로 보고된다. 아무리 예후가 좋은 암이라도 모든 암의 치료 원칙은 조기 발견, 병변의 완전절제를 통한 재발률 최소화가 목표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이와 동시에 조기에 병이 발견될수록 최소절제를 통해 합병증과 수술 후 불편감의 최소화, 삶의 질 향상이 가능하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갑상선암이 착한 암이라고 방심해서는 절대 안 된다. 갑상선암도 암이라는 사실을 명심하고 발견했다면 방심하지 말고 전문가의 자문을 통해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 /강상욱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갑상선내분비외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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