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담배로 플렉스”…SNS는 흡연청소년 천국인데 손놓은 정부

정부, 대대적 금연 홍보 강화하곤 있지만

SNS선 ‘담배 화보’ 넘쳐나며 흡연 부추겨

불법 대리구매에도 정부 관리·감독 부재

실질적 구매접근 통제 방안 시급 목소리

사진=이미지투데이




정부가 청소년 흡연을 막기 위해 대대적인 금연 홍보에 나서고 있지만 정작 인터넷 공간에서는 청소년들의 불법 대리구매가 활개를 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청소년 흡연율을 떨어뜨리기 위해선 온라인 대리구매를 차단할 수 있는 정부 당국의 실질적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8일 서울경제가유튜브, 트위터, 카카오톡 등 청소년들이 자주 이용하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살펴본 결과 ‘담배를 대리 구매해주겠다’는 홍보가 공공연하게 이뤄지고 있었다. 청소년으로 가장한 취재진이 대리구매를 홍보한 A(20)씨에 접근해 돈을 송금하자 A씨는 몇 분 뒤 담배 구매 ‘인증샷’을 찍어 보냈다. 또 다른 대리 구매자인 B(20)씨는 “용돈 벌이 차원에서 ‘뚫값’(법적 제재를 뚫어주는 값)으로 1,000~2,000원씩의 구매수수료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B씨는 경찰 단속을 이유로 현금 대신 문화상품권을 요구했다. 나이를 불문하고 6,000원 안팎의 돈만 있다면 언제든 대리구매를 통해 손쉽게 담배를 손에 넣을 수 있는 셈이다.

담배를 ‘플렉스(멋부리기)’ 용도로 보는 SNS 유저들의 모습(왼쪽)과 청소년으로 추정되는 유튜버가 담배를 리뷰하는 모습./SNS 캡처


최근 SNS에서는 ‘담배로 플렉스(멋 부리려고 돈을 쓴다는 뜻의 신조어)’, ‘흡연하는 모습을 화보처럼 찍은 사진’ 등 흡연을 부추기는 게시물이 잇따라 게재되고 있다. 청소년이 직접 종류별로 담배를 피고 흡연 후기를 남기는 경우도 공공연하게 발견된다. 또 담뱃갑에 새겨진 흡연경고 그림을 가릴 수 있는 화려한 디자인의 케이스도 SNS를 통해 팔려나가고 있다. 지난 9일부터 방영된 올해 첫 금연광고에 청소년이 주인공으로 등장하고, 12월부터는 담뱃갑 경고그림도 강화하는 등 정부 차원의 대대적 금연 캠페인 효과를 무색하게 만드는 상황이다.

SNS를 타고 청소년들 사이에서 담배가 하나의 ‘패션’처럼 소비되면서 청소년 흡연율은 다시 증가세로 돌아서고 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 2007년 이래 10년 넘게 감소하던 청소년 흡연율은 2016년 6.3%에서 지난해 6.7%로 높아졌다. 청소년보호법에 따라 담배 구매절차는 강화됐지만 인터넷상의 대리구매를 통해 담배를 쉽게 구할 수 있게 된 탓이다. 실제로 여성가족부에 따르면 담배를 직접 구매해봤다는 청소년 비중(중복응답)은 2016년 41.8%에서 2018년 34.4%로 감소한 반면 대리구매 비중은 같은 기간 17.6%에서 21%로 오히려 상승했다.



대리구매를 해주는A(20)씨와의 채팅창. 기자라는 사실을 밝히자 채팅방 운영진은 취재진을 강제퇴장시켰다. /방진혁기자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담배 대리구매가 기승을 부리고 있지만 정부는 아직 제대로 된 실태 파악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 여가부 관계자는 “대리구매 판매는 담배사업법과 청소년보호법 위반”이라면서도 “SNS를 통한 대리구매는 아직 모니터링 하지 않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복지부 관계자는 “세계적으로 주요 금연 정책 중 하나는 대국민 대상 금연홍보”라고 전했다.

디지털 기술 발달로 기존 법과 제도의 허점이 노출되고 있는 만큼 청소년의 담배구매를 차단할 실질적인 방안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최용환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박사는 “흡연에 관대한 사회 전반의 인식 개선과 함께 발전하는 디지털 기술에 따라 청소년의 담배 구매를 어떻게 통제할 것인지 법·제도적으로 고민할 때”라며 “대리구매자의 사후추적이 용이하도록 QR코드를 통해 담배를 구매하게 하는 방안도 고려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방진혁기자 bready@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