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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인텔 위기는 '기술 진화 없으면 몰락' 신호

창립 후 50년 넘게 반도체 제국을 일궈온 미국 인텔이 흔들리고 있다. 인텔은 양호한 2·4분기 실적을 내놓았지만 차세대 반도체인 7나노미터의 제품 출시가 계획보다 6개월가량 늦어진다고 밝히면서 24일 주가가 16% 넘게 폭락했다. 더욱 주목할 부분은 설계부터 생산까지 도맡는 종합반도체기업(IDM)을 고수해온 인텔이 TSMC나 삼성전자 등 파운드리(수탁생산) 업체에 제조를 넘길 뜻을 비쳤다는 점이다. 기술이 없어 생산을 맡기는 굴욕을 당하게 된 셈이다.

인텔의 위기 조짐은 수년 전부터 나타났다. 스마트폰용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시장에서 전력 소모 문제를 해결하지 못해 경쟁력을 잃더니 지난달에는 오랜 고객인 애플마저 인텔의 반도체를 쓰지 않겠다고 선언하기에 이르렀다.

인텔의 위기는 제조업체들에 초격차 기술의 중요성을 일깨워준다. 정보기술(IT) 업계에서는 기술개발 없는 절대 왕좌는 불가능하다는 사실이 수없이 입증돼왔다. 12년 전 세계 휴대폰 시장의 40% 이상을 점유하던 핀란드 노키아가 스마트폰 시장의 등장에 적응하지 못한 채 몰락한 것이 대표적 사례다. 자동차 시장에서 전기차를 앞세운 테슬라의 시가총액이 일본 도요타를 앞서게 된 것은 기술력을 가진 기업만이 미래에 생존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 신호다. 고부가가치 선박인 액화천연가스(LNG)선 분야도 처음에는 일본 조선사들이 장악했지만 최근에는 현대·대우·삼성 등 한국의 조선 3사가 기술개발을 통해 압도적 수주량을 기록하게 됐다. 이 또한 일본 정부가 공적자금을 투입해 대규모 선박을 발주하는 방식으로 한국과 중국에 빼앗긴 시장을 되찾기 위한 반격에 나서고 있어 판도는 언제든 뒤바뀔 수 있다.



제조업에 영원한 강자는 없다. 기술적 우위를 확보하기 위한 기업의 노력만큼 정부가 규제 완화 등을 통해 뒤를 밀어주는 노력이 병행돼야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 반(反)기업 정서가 넘실대고 국회가 반시장법을 만드는 데만 골몰하는 현실에서 우리의 주력 기업들이 언제까지 글로벌 경쟁력을 유지해나갈 수 있을지 두렵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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