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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플레이를 안테나로…5G 시대 견인

[이달의 과학기술인상]

■홍원빈 포항공대 교수

초고주파 안테나 원천기술 개발

디스플레이 내장 '통신' 새지평

"시공간 정밀제어 기기 등 촉진"

홍원빈(오른쪽) 포스텍 전기전자공학과 교수가 연구원들과 같이 5G 시대를 견인할 안테나를 연구하고 있다.




지난 1891년 8월 니콜라 테슬라가 선보인 기계식 진동자와 전기 발진기는 ‘동기무선통신’의 많은 가능성을 제시하고 레이더·이동통신 등 전기·전자산업을 꽃피우는 토대가 됐다. 5세대(5G) 무선통신의 등장은 4세대(4G) 롱텀에볼루션(LTE)보다 속도가 20배나 빠르고 신호의 양도 10배 이상 많아 데이터 고속도로의 개통을 알렸다. 이 과정에서 차세대 무선통신의 미래를 좌우할 ‘안테나’ 기술에서 혁신을 꾀한 과학자가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최하고 한국연구재단과 서울경제가 공동주관하는 ‘이달의 과학기술인상’을 받은 홍원빈 포스텍 전기전자공학과 교수는 통신용 안테나와 디스플레이를 하나로 결합해 5G 이동통신 시대를 견인할 안테나 공학의 새로운 지평을 제시했다.



‘디스플레이 내장 안테나(AoD)’라는 신개념을 제시하고 28㎓ 이상 초고대역 주파수를 이용하는 5G 단말기의 안테나를 구현하는 밀리미터파 5G 이동통신 단말 안테나 원천기술을 개발한 것이다. 데이터 고속도로의 기반을 제공한 셈이다. AoD는 디스플레이 패널 내에 얇은 미세 전극으로 제작한 안테나를 내장, 기존 터치 센서의 기능을 활용하며 눈에 보이지 않는 대배열 안테나를 구현한다.

5G 이동통신은 초고대역 주파수를 이용하는 고성능 안테나 개수도 4G 통신보다 3배 이상 증가해야 하지만 최근 모바일 기기는 두께가 얇아지고 디스플레이는 커져 안테나 탑재 공간이 부족하다.

홍 교수 연구팀은 과거 휴대폰의 단추식 키패드가 디스플레이와 결합한 터치 패널로 진화한 사례에 착안해 안테나와 디스플레이를 융합한 디스플레이 내장 안테나에서 해법을 찾았다. 디스플레이 내장 안테나 원천기술을 지난 2016년 삼성전자 스마트워치에 적용해 전파 수신감도와 송신 신호가 향상됐고 2019년 LG전자 스마트폰에 밀리미터파 5G 이동통신 안테나를 시연하기도 했다. 국내외 산업계와 협의체를 구성해 지금까지 스마트폰, 가상현실(VR) 기기 등 제품에 따라 달라졌던 안테나 형상을 통일하는 결실도 이뤘다. 이 같은 연구 성과는 전자·전기 분야 전문 학술지 ‘트랜잭션 온 안테나 앤드 프로파게이’에 2017년과 2019년 두 차례 게재됐다.

홍 교수는 “전자기학에 무선통신 이론과 디스플레이 공학기술을 융합해 안테나 설계 방법론을 최초로 재정립한 사례”라며 “무선통신·전력전송·레이더·전파센서 등을 시공간적으로 정밀하게 제어하는 신개념 기기와 서비스 출현의 촉진제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어 “연구가 심화돼 산업화되면 무선통신·반도체·디스플레이의 융합을 통해 경쟁국보다 기술을 선도하고 차별화를 꾀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달의 과학기술인상’을 받은 홍원빈(왼쪽 네번째) 포스텍 전기전자공학과 교수 연구팀.


“선진국 연구방식·방향 답습 전략, 이제는 탈피해야”



“대한민국이 짧은 시간 압축성장을 하며 많은 발전을 이뤘는데 이제는 선진국의 연구 방식과 방향을 그대로 답습하는 전략에서 탈피해야 합니다.”

홍원빈(39) 포스텍 교수는 “우리나라 현황을 반영해 정부와 학계·산업계가 상호 보완적이고 중장기적인 협업체계를 형성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미국 미시간대 전기공학 박사인 그는 삼성전자에서 6년 반 연구하다가 2016년 포스텍에 부임했다. 부임 뒤 10여개의 국내 기업과 연구소로 구성된 ‘다자간 산학연 연구단’을 구성하는 등 산학연 협력에 적극 나섰다.

그는 지난 130여년간 계승·발전된 안테나 이론의 한계를 극복하며 국내외 학계와 산업계의 눈길을 끈다. 그의 연구팀이 개발한 디스플레이 내장형 안테나는 기존 안테나 개념의 패러다임을 바꿨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홍 교수는 “휴대폰 단말기의 키패드가 터치 패널과 결합했듯이 안테나 역시 전혀 다른 관점에서 접근이 가능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됐다”며 “아직 완벽하게 안테나의 패러다임을 바꿨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자평했다. 이어 “과학기술은 노력으로 얻어지는 창작활동”이라며 “저도 안테나 성능 향상을 위해 개수를 늘려야 한다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해결의 실마리를 찾았다. 연구에 매진할 수 있는 포스텍의 학풍도 큰 도움이 됐다”고 했다.

홍 교수 팀은 ‘디스플레이 내장 안테나(AoD)’라는 새로운 분야를 개척한 데 이어 신개념 밀리미터파 5세대(5G) 단말 안테나 원천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그는 “휴대폰처럼 물리적·현실적 제약을 받는 좁은 공간에 정교한 빔조향이 가능한 안테나를 구현하는 게 목표였다”며 “여러 기술적 한계로 이를 휴대폰 단말기와 같은 소형 디바이스에서 구현한 선례가 없었는데 AoD를 개발하게 됐다”고 소개했다. 마치 10년 전 물리적인 키보드가 스마트폰의 투명 터치 센서로 진화했듯이 밀리미터파 5G 단말 안테나가 공간 제약 없이 소형 디바이스에서 활용되는 데 기여한 것이다. 그는 “밀리미터파 5G나 앞으로 6세대(6G) 통신기술과 같은 무선기술은 4차 산업혁명의 인프라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고광본 선임기자 kbg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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