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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출된 고미술품, 환수 호기 놓치지 말아야”

김홍도 '공원춘효도' 귀환 숨은 공로자 정병모 경주대 교수

2006년 감정의뢰 받고 작품 확인

시민단체와 안산시에 구매 제안

해외에 흩어진 문화재 파악 시급

지자체들도 되찾는 노력 나서야

정병모 경주대 교수




“일제강점기나 6·25전쟁 때 고미술품 등 국외로 반출됐던 우리 문화재가 이제 막 고국으로 돌아오는 중요한 시기입니다. 68년 만에 귀환한 단원 김홍도 작품처럼 고미술품 되찾기에 대한 끊임없는 관심이 필요합니다.”

김홍도의 미술작품 ‘공원춘효도(貢院春曉圖)’ 귀환의 숨은 공로자인 정병모(사진) 경주대 초빙교수는 29일 서울경제와의 인터뷰에서 “해외에 흩어진 우리 문화재들을 시급히 파악하고 정부는 물론 지방자치단체들도 나서서 이를 되찾아오는 노력을 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안산시는 최근 서울옥션 경매에서 공원충효도를 4억9,000만원에 낙찰받아 곧 시민들에게 공개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 작품은 지난 1952년 부산에 머물던 한 미군이 구매해 본국으로 가져가면서 50년 넘게 존재가 알려지지 않았는데 김홍도의 고향인 안산시와 시민단체, 정 교수 등의 노력으로 마침내 고국으로 돌아온 것이다.

작품명처럼 18세기 ‘봄날 과거 시험장’의 모습을 그린 이 작품은 역사적·회화사적으로 중요한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정 교수는 “김홍도의 과거 시험장 작품으로도, 과거시험 모습을 그린 18세기 미술품으로도 이 작품이 유일하다”며 “조선 후기 정약용 등이 신랄하게 비판했던 과거시험의 부정·폐단의 모습을 사진처럼 생생하게 볼 수 있는 작품”이라고 말했다. 그림은 시험장에 설치된 수많은 우산 아래 수험생과 부패한 시험관리, 노비 등이 뒤엉킨 모습과 긴장한 듯한 수험생의 표정 등이 원근법을 살려 드라마틱하게 묘사돼 있다.



고미술품 전문가인 정 교수가 이 작품을 처음 대면한 것은 2007년이다. 김홍도 작품을 수집하던 미국의 한 골동품상이 2006년 정 교수에게 감정을 의뢰했고 정 교수는 이듬해 미국으로 건너가 김홍도 작품임을 확인했다. 그는 “처음 보는 그림에 놀랐지만 이내 김홍도 작품임을 직감했다”며 “당시 골동품상은 시간을 끌며 흥정에만 열을 올렸다”고 회고했다.

10여년간 골동품상과 연락이 닿지 않았던 정 교수는 지난해 말부터 안산예총·사랑의종신기부운동본부 등과 함께 단원미술관을 운영하는 안산시에 작품 구매를 제안했다. 정 교수는 13년 만에 미국 소장자를 수소문한 끝에 소장자가 건강 악화로 김홍도 작품의 매각을 원한다는 사실을 파악하고 미국 현지 서울옥션의 도움을 받아 결국 국내 경매를 성사시켰다.

정 교수는 “김홍도 작품처럼 50~60년 전 반출된 미술품들이 소장자의 고령화나 사망으로 국내로 본격적으로 들어오기 시작했다”며 “문화재 환수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면 작품·소장자의 실태를 먼저 파악하고 유물들의 추적을 위해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면서 적당한 시기에 적극적으로 문화재를 구매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현욱기자 hw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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