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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표 서울대 치의학대학원 교수 '나노입자 방사선 보호제' 개발 길 터[이달의 과학기술인상]

체내 독성 제거 나노입자 제작 등

고선량 방사선보호 메커니즘 규명

DNA 손상·세포자살 획기적 감소

기준치 넘는 방사선에도 생존율↑

박경표(가운데) 서울대 치의학대학원 교수가 연구팀과 연구실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방사선은 사망률 1위인 암을 진단하고 치료하는 데 큰 역할을 한다. 반도체 검사 등 첨단산업과 공항 보안 검색, 식료품 원료 선별, 군사용 등 다양하게 쓰인다. 사람에게 허용된 연간 방사선량 한도는 1m㏜(밀리시버트)로 평소 병원에서 엑스레이와 CT를 촬영하거나 공항의 보안 검색대를 지나는 정도로는 피폭을 걱정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산업·의료 현장에서의 오남용이나 안전사고, 후쿠시마 원전 폭발 같은 갑작스러운 사고 위험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피폭 부작용을 줄일 수 있는 약제 개발이 시급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최하고 한국연구재단과 서울경제가 공동 주관하는 ‘이달의 과학기술인상’ 2월 수상자로 선정된 박경표(65) 서울대 치의학대학원 교수는 고선량 방사선으로부터 전신을 보호할 수 있는 나노 입자 보호제 개발의 단초를 마련한 것으로 평가된다.

기준치 이상의 방사선을 쬐면 세포 내 물 분자가 분해되며 과량의 활성산소가 생성돼 세포 내 소기관들을 산화시켜 기능을 상실하게 한다. 현재 활성산소를 빠르게 제거해 체내 손상을 줄이는 방사선 보호제 중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은 제품은 아미포스틴이 유일하다. 하지만 방사선 치료 시 타액선 보호용으로만 제한적으로 사용되고 독성 등 부작용으로 인해 다른 용도로 활용하기 어렵다.

방사선 피폭으로부터 인체를 보호하는 세륨-망간 산화물 나노입자.


박 교수 연구팀은 전신에 사용 가능한 방사선 보호제 개발을 위해 활성산소 제거 효과가 뛰어난 세륨-망간 산화물에 주목했다. 격자 불일치로 인한 흡착 에너지 조율을 통해 나노 입자의 항산화 성능 극대화에 나선 것이다. 즉 세륨 나노 입자 표면에 격자 간격이 좁은 망간 산화물 나노 입자를 형성시켜 망간 산화물 표면에 격자가 벌어지며 생기는 에피택시얼 스트레인을 형성했다.

연구팀은 체내 독성 문제를 해결할 새로운 형태의 나노 입자를 제작하고 사람의 줄기세포로 만든 인공장기를 활용한 유전자분석을 통해 세륨-망간 산화물 나노 입자의 방사선 보호 메커니즘을 규명했다. 이 세륨-망간 산화물 나노 입자는 기존 세륨 산화물 나노 입자에 비해 최대 약 5배 이상 향상된 항산화 성능을 보였다.



동물실험에서 합성 나노 입자 투여는 방사선으로 인한 다양한 DNA 손상, 세포 자살 및 스트레스 관련 유전자 발현을 획기적으로 감소시켰고 체내 실험에서도 고선량 방사선 노출 시 높은 생존율을 보여줬다.

실험용 쥐에 아미포스틴 권장 투약량의 360분의 1에 불과한 극소량의 나노 입자를 투약한 결과 방사선으로 인한 DNA 손상, 세포 자살, 스트레스 등의 부작용이 획기적으로 개선되고 세포 재생 관련 유전자 발현도 증가했다.

박 교수는 “이번 연구는 의학뿐 아니라 산업·군사 분야에서의 방사선 피폭으로부터 광범위하게 인체를 보호할 수 있는 방사선 보호제 개발의 단초를 마련한 데 의의가 있다”며 “후속 연구를 통해 세륨-망간 산화물 나노 입자가 방사선 보호제 외에도 다양하게 인체에 적용될 수 있는 가능성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연구 결과는 지난해 8월 어드밴스드머터리얼스에 표지 논문으로 실렸다.

/고광본 선임기자 kbg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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