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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역전 노리다가 재산 탕진”…‘로또 중의 로또’ 파워볼 복권 사기 기승

최고 당첨금 1조 넘는 美 숫자 선택식 복권 열풍 틈타

SNS 단톡방 통해 “대리 베팅해주겠다” 피해자에 접근

수익금 수수료·추가 투자금 요구한 뒤 입금하면 잠적

불법복권 신고 7배 증가…경찰 “증거확보 후 빨리 신고”

미국 양대복권인 파워볼과 메가밀리언./연합뉴스




취업준비생 A씨는 재테크 정보를 찾다가 ‘파워볼’ 복권으로 돈을 벌 수 있다는 광고 문자를 받았다. 미국에서 발행하는 전자복권인 파워볼 당첨 숫자 패턴을 알고 있다며 권유대로 베팅하면 고수익을 낼 수 있다는 내용이었다 . 호기심에 문자 속 링크를 클릭한 A씨는 결국 사이트에 회원으로 가입하고 100만원으로 첫 베팅을 했다. 며칠 만에 투자금이 2,000만원까지 불어나자 A씨는 환급 요청을 했지만 운영자는 수수료와 세금 명목 등으로 1,000만원을 먼저 입금하라고 요구했다. 입금 이후 다시 1,000만원을 송금하라는 말에 사기라고 직감한 A씨는 지난달 경찰에 운영진을 고발했다.

최고 당첨금만 1조원이 넘는 미국식 복권 ‘파워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인생역전을 꿈꾸는 이들을 노린 베팅 사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파워볼은 1등 당첨확률이 2억9,220만분의 1에 불과하지만 그만큼 당첨금도 많다. 주식투자 열풍에 경기불황 여파까지 겹치면서 일확천금을 노리다가 복권 사기에 걸려드는 피해자들이 늘고 있다.

21일 서울경제 취재에 따르면 파워볼 베팅 사기는 파워볼 숫자의 패턴으로 당첨번호를 예측할 수 있다며 피해자들을 유인하는 수법이 대다수다. 파워볼은 1∼69까지 숫자 중 5개를 선택하고 다시 1∼26 숫자에서 하나의 파워볼 번호를 골라 6개의 번호를 모두 맞춰야 한다. 사기범 일당은 최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고수익을 미끼로 초보 투자자를 유인하는 주식 리딩방처럼 “지시한 대로 베팅하면 수익을 낼 수 있다”며 피해자에게 접근해 상담과 투자를 권유했다.



사기 수법은 다양하다. 베팅방법을 알려준 뒤 수익이 난 것처럼 속여 투자자가 환급을 요청하면 수수료, 수익금 지급에 필요한 가상계좌 발급 명목 등으로 선입급을 요구한다. 투자에 실패한 것처럼 속인 후 만회해주겠다며 투자금을 추가 요구하기도 한다. 일명 ‘가족방’이라고 불리는 카카오톡 단체채팅방에 초대해 가짜 일행이 바람잡이를 하며 입금을 유도하는 경우도 있다. 이들은 입금 사진이나 수익률 사진을 허위로 인증한 뒤 피해자가 입금하고 나면 종적을 감춘다. 사기 피해자들에게 ‘피해금액을 보전해주겠다’며 접근해 다시 사기를 치는 경우도 늘고 있다. 유튜브나 블로그 등에 파워볼 사기수법을 알려준다며 홍보한 뒤 카카오톡 친구추가를 유도하는 식이다.

파워볼을 비롯한 복권 관련 사기는 해마다 빠르게 늘고 있다. 기획재정부 산하 복권위원회 수탁사업자인 동행복권 동행클린센터에 따르면 복권 불법행위 신고는 2018년 336건에서 2020년 2,327건으로 2년 새 7배나 폭증했다. 센터가 적발한 불법행위도 같은 기간 1,862건에서 8,146건으로 5배 넘게 늘었다. 익명을 요구한 또 다른 파워볼 사기 피해자는 “10대~20대 이용자가 굉장히 많다”며 “처음에는 1~2만원의 소액투자를 하다가 점점 금액이 커지면서 도박중독처럼 빠지기도 한다”고 전했다.

문제는 해외에 서버를 둔 웹사이트에서 사기가 이뤄지다보니 범인 검거나 피해금 회수가 어렵다는 점이다. 사이트 운영진의 협박이 두려워 신고를 망설이는 피해자도 있다. 파워볼 관련 범죄를 수사 중인 경기북부경찰청 관계자는 “비슷한 수법의 디지털 사기가 반복되고 있는 만큼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고 전했다. 동행복권 측도 “파워볼은 동행복권을 통해 구입하는 것만 합법이고 파워볼 판매 웹페이지를 통한 구매는 불법”이라고 조언했다.

/한동훈 기자 hooni@sedaily.com, 강동헌 기자 kaaangs10@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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