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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테카를로 방법' 적용하면 테슬라 3,000달러 간다고?

아크인베스트먼트 2025년 테슬라 목표주가 설정

특정 가정 하에서 모든 경우의 수 따지는 방법

"먼 미래 이익 중요해져...새로운 시도" 해석

"각 시나리오 고려 없어...위험한 방식" 비판도





아크 인베스트(ARK Invest)가 2025년 테슬라 목표 주가를 3,000달러로 제시하면서 국내 증권가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몬테카를로 방법’이라는 생소한 방법론을 활용했다는 점에서 이목을 끌고 있다. 아크 인베스트는 테슬라·텔라닥 등 기술주를 일찌감치 발굴하며 스타덤에 오른 캐시 우드가 이끌고 있는 미국 자산 운용사다.

일각에선 성장주의 적정 가치를 설명하려면 주가수익비율(PER)이나 주가순자산비율(PBR) 등 재무제표 위주의 방법론에서 벗어나 아크 인베스트처럼 새로운 시도를 접목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다만 아크 인베스트가 기존의 ‘테슬라 낙관론’을 유지하기 위해 무리한 방법론을 활용했다는 반론도 제기된다.

22일 금융 투자 업계에 따르면 지난 19일(현지 시간) 아크 인베스트의 타샤 키니 애널리스트는 “2025년엔 테슬라 주가가 3,000달러에 접근할 것으로 예측한다”고 밝혔다. 그간 블룸버그가 집계한 애널리스트 전망 중 가장 높은 목표주가는 1,200달러였다. 테슬라의 현 주가는 654.87달러다. 키니 애널리스트는 테슬라가 5년 안에 완전 자율주행차를 만들 가능성이 50% 수준이라고도 덧붙였다. 아크 인베스트는 2014년 설립 초기부터 테슬라에 대해 긍정적인 투자 의견을 유지해왔다.

증권가에서 주목하는 것은 아크 인베스트가 ‘몬테카를로 방법’을 통해 목표주가를 뽑아냈다는 점이다. 보통은 각 기업의 주가수익비율(PER)이나 주가순자산비율(PBR)을 활용해 적정 주가 여부를 따진다는 점을 고려하면 아크 인베스트가 특이한 방법론을 썼다는 해석이 나온다. 몬테카를로 방법은 난수를 이용해 함수값을 확률적으로 계산하는 알고리즘을 부르는 용어다. 일종의 시나리오 분석법으로 ‘모든 경우의 수’를 따지는 것을 주요 콘셉트로 삼는다.

아크 인베스트는 평균판매단가(ASP), 차량판매대수, 자율주행차 매출, 전기차 총이익 등을 기준으로 2025년 테슬라가 직면할 기본·부정적·긍정적 시나리오를 나눴다. 이를 바탕으로 각 시나리오별 결과치를 따져 목표주가를 산정했다. 한 증권사 계량분석 담당 애널리스트는 “중간에 폭스바겐·BMW발 이슈 등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르니까 랜덤워크(무작위)로 각 시나리오에서 테슬라가 얼마나 돈을 벌 수 있을지 모델을 돌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증권가 일각에선 아크 인베스트가 몬테카를로 방법을 활용한 이유로 “테슬라가 새 산업을 개척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현재 테슬라가 추진하는 자율주행차, 전기차 등 신사업은 먼 미래에 수익을 낼 것으로 예상된다. 주가수익비율(PER)·주가순자산비율(PBR)처럼 현 재무 상태를 기준으로 가치를 매기는 현 방법론이 적절하지 않다는 의미다.



그러나 먼 미래의 현금흐름은 예측하기가 매우 어렵다. 아크 인베스트에서 테슬라가 직면할 모든 경우의 수를 따져서 목표주가를 매긴 이유다. 이효석 SK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갈수록 각 기업이 내년에 벌어들이는 이익 대신, 그보다 더 먼 미래에 거둘 이익이 중요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문제는 각 이벤트의 성공 여부에 따라 미래에 벌어들일 수 있는 돈의 범위가 너무 벌어질 수밖에 없다는 점”이라며 “그래서 (기존 방식으론) 가치를 산정할 방법이 마땅치 않다. 아예 테슬라에 투자하지 말지, 아니면 아크 인베스트와 비슷한 방법으로 가치를 평가할지 선택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크 인베스트의 목표 주가 산정 방식이 테슬라에 대한 낙관론에 기인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몬테카를로 방법을 활용할 경우 각 시나리오에 대한 정성적 평가가 생략될 수 있기 때문이다. 아크 인베스트가 가정한 시나리오가 실제로 실현 가능한지에 대해선 검증이 어렵다는 뜻이다.

몬테카를로 방법에선 각 시나리오별 발생 확률을 동일하게 두기 때문이다. 한 증권사의 계량분석 담당 애널리스트는 “(아크 인베스트의 분석 방법은) 실질적으로 ‘이건 모르겠다’고 하는 거랑 똑같다”며 “분석에 의미가 있으려면 해당 시나리오별 장단점을 파악하고 어떤 시나리오의 발생 가능성이 높은지 따진 후 밸류에이션을 결정해야 하는데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고 해서 모든 시나리오의 가능성을 열어 놓는 건 위험한 방식이라고 본다”고 분석했다.

그는 “올해 이익 추정이 어렵다고 해서 몬테카를로 방법으로 시뮬레이션을 돌린다고 하면 다른 기업에서도 긍정적인 결과가 나올 것”이라며 “금리가 오르면 미래 가치에 대한 할인율이 높아지는데, 최근과 같은 금리 상승 시기에 이런 방법을 써야 하는가 싶은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심우일 기자 vit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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