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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자가격리 軍간부들 '노마스크 구보' 논란

상무대 행정반 출입 음식물 섭취

의무화된 PCR검사 건너뛰기도

병사들만 엄격한 규칙 적용하자

"확진자 다 간부였는데..." 불만 폭발

국방부 "감찰 결과따라 엄정 처리"

육군 상무대 간부들이 마스크도 착용하지 않은 채 체력 단련 시간을 보내고 있다. 반면 병사들에게는 엄격한 마스크 착용 등이 강요돼 부대 내에서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독자 제공




자가격리 중인 병사들에게 제공된 부실 식사 등 군의 비인권적 대우가 논란이 된 가운데 기본 자가격리 수칙을 내던진 육군 상무대 간부들의 행태가 도마에 올랐다. 자가격리 중 마스크를 쓰지 않고 부대를 누비거나 행정반에 출입해 음식을 먹으면서 오히려 병사들에게만 가혹한 규칙들을 적용해 부대 내부에서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다. 더욱이 상무대는 신임 장교·부사관들이 기강과 규율을 함양하는 곳이라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상무대는 전남 장성군에 위치한 육군 최대 군사 교육 시설로 간부들의 논산 훈련소다. 상무대에는 보병학교·포병학교·화생방학교 등이 있다. 각 학교에는 복무 중인 병사와 간부, 교육 훈련을 받는 간부 교육생이 배치돼 있다.

3일 서울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상무대 화생방학교에서 복무 중인 다수의 간부들이 방역 수칙을 지키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적지 않은 간부들이 자가격리 중임에도 답답하다며 마스크도 착용하지 않고 다른 간부들과 뒤섞여 구보에 참여하는가 하면 거리낌 없이 행정반에 출입해 음식을 먹는 일이 여러 차례 벌어졌다. 통상 간부들은 병사와 달리 자가격리 기간을 두지 않지만 화생방학교 같은 일부 부대는 부대장 재량으로 간부들에게도 격리 기간을 두고 있다.

유전자증폭(PCR) 검사의 경우 병사·간부를 막론하고 휴가에서 복귀한 사람이면 일상 복귀 전 반드시 두 차례 검사해 음성 여부를 확정받아야 한다. 하지만 수일 이내 비교적 짧은 휴가를 다녀온 일부 간부들은 검사를 건너뛰어 부대원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내부 사정을 잘 아는 한 장교는 “일부러 휴가를 짧게 쓰고 PCR을 피하려는 간부들도 많다”고 밝혔다.

일반 병사들을 격리 공간으로 불러들여 업무를 시키는 경우도 다반사다. 간부들은 격리 공간에서 해야 할 각종 잡무에 일반 병사를 동원했다. 한 병사는 “병사 한 명이 설비 교체를 위해 격리 공간에 갔는데 격리 중인 간부와 병사가 노닥거리는 걸 목격했다”며 “격리 공간에 일반 병사를 부르는 게 말이 안 되지만 (군대라는 위계 특성상) 문제를 제기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육군 상무대 일부 간부들이 자가격리 중 마스크를 쓰지 않고 구보를 하고 있어 부대원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독자 제공


안일한 분위기에 휩쓸린 나머지 간부 교육생들도 마스크 착용 등 기본적인 방역 수칙을 저버리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일부 간부 교육생들은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단체로 노래를 부르며 구보를 하고 군 마트(PX) 등이 있는 상무회관에 단체로 출입해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간부들의 행태와 달리 병사들에게는 엄격한 방역 수칙이 적용되고 있어 불만이 커지고 있다. 특별방역관리주간이 실시된 지난달 26일부터 상무대 병사들은 샤워·식사 시간이 제한되고 체력 단련실 이용도 금지됐다. 간부들과 달리 격리 기간 중 흡연도 할 수 없다. 한 병사는 “지난 확진자들이 모두 간부였던 만큼 오히려 조심해야 하는데 업무상 이유를 대며 격리 중 당직사관과 햄버거를 먹는 일까지 벌어지고 있다”며 “죄 없는 병사들만 점점 더 옥죄는 상황에 스트레스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국방부는 “자가격리 의심 간부의 방역 지침 위반 여부에 대해 현재 상급부대인 교육사 감찰에서 정확한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으며, 그 결과에 따라 방역 지침 위반 여부가 확인될 경우 관련 규정에 의거 엄정하게 처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허진 기자 hj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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