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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 법원장도 '日강제징용 각하' 비판…"국제법 따지는 건 난센스"

황병하 광주고법원장 "국내법 따라야"

"강제노역하고 대가 안주면 법질서 위반"

지난 7일 강제징용 노동자와 유족 85명이 일본제철·닛산화학·미쓰비시중공업 등 일본 기업 16곳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34부는 각하결정을 내렸다. 이날 재판에 참석한 관계자들이 재판 후 법정 앞에서 벌인 기자회견에서 의견을 말하고 있다./연합뉴스




현직 고등법원장이 최근 서울중앙지법에서 내린 일제 강제징용 손해배상 청구 소송 각하 판결과 관련 “식민지배에 대해 국제법상 불법인지를 따지는 건 난센스”라고 공개 비판했다.

10일 법조계에 따르면 황병하 광주고등법원장은 최근 내부통신망에 글을 올려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들이 일본 기업들을 상대로 낸 손배소를 각하한 판결을 거론하며 이같이 지적했다.

황 원장은 "국제법은 국가와 국가 사이의 관계를 규율하는 법"이라며 "어떤 국가가 강대국이고 다른 국가가 약소국이라 해도 국제법은 모든 국가를 동등한 것으로 간주해 그들 사이의 관계를 규율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처럼 국제법이 동등한 국가 간의 관계를 규율하는 규범이기 때문에 국제법 교과서를 아무리 뒤져봐도 강대국이 약소국을 힘으로 식민지화하는 방법을 다루는 내용은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힘으로 다른 나라를 합병하는 문제나 독립운동 문제는 약육강식의 '사실' 문제일 뿐 '규범'의 영역이 아니다"라며 "그러니 그것이 국제법상 불법인지를 따지는 것은 난센스"라고 비판했다.



특히 황 원장은 "일제시대 강제노역에 따른 손해배상 문제는 그 이론적 근거인 불법 행위가 성립하는지를 따지는 것이므로 당연히 국내법에 따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내국인이건 외국인이건 어떤 사람을 강제로 데려다가 일을 시키고 정당한 대가를 주지 않는 행위를 하면, 그것이 국내법이건 국제법이건 법질서에 위반된다는 점에 의문을 품는 사람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34부(김양호 부장판사)는 강제동원 노동자와 유족 85명이 일본제철·닛산화학·미쓰비시중공업 등 일본 기업 16곳을 상대로 낸 소송을 각하했다. 재판부는 "식민지배의 불법성을 인정하는 국내법적 사정만으로 일괄 보상 또는 배상하기로 합의한 조약인 (한일) 청구권 협정 불이행을 정당화할 수 없으며 대한민국은 국제법적으로 청구권 협정에 구속된다"며 "이 사건 청구를 인용하면 국제법 위반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판시했다.

/박예나 인턴기자 yen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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