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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야, 네가 왜 거기 있어"…눈물바다 된 '광주 붕괴 참사' 합동분향소

"사진 본 순간 심장이 멈춘 것 같다" 지인들 눈물 쏟아내

"요양병원에 남편 반찬 가져가다 사고 당해" 흐느끼기도

광주 동구청서 합동분향소 운영…시민 추모 발길 이어져





11일 오전 광주 동구청 주차장에 마련된 학동4구역 재개발 붕괴사고 피해자 합동분향소에서 한 사망자의 오랜 친구들이 찾아와 울음을 터트리고 있다. / 연합뉴스.


광주 철거 건물 붕괴 사고로 숨진 희생자 9명의 합동분향소에서는 11일 오전 내내 눈물이 끊이지 않았다.

“친구야, 네가 왜 거기 있니." 이 사고로 변을 당한 A(71)씨의 친구 유점순(72)씨는 11일 오전 분향소에서 끝내 참아왔던 울음을 터트렸다. 유 씨는 다른 친구 한 명과 함께 A씨의 영정 사진 앞에 서서 어찌할 줄 모르며 발만 동동 굴렀다. 이들은 환한 표정을 짓고 있는 고인의 사진을 한참 동안이나 어루만지고 또 어루만지며 친구의 허망한 죽음에 슬퍼했다. 유 씨와 친구는 A씨와 초등학교 때부터 60여 년간 인연을 이어온 소꿉친구들이라고 했다. 사고 당일, 피해자들의 안타까운 사연에 마음 아파하면서도 자신의 친구가 숨졌으리라고는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 전날 저녁 언론에서 우연히 고인의 영정사진을 본 다른 친구가 “우리 친구인 것 같다”며 연락을 해 소식을 알게 됐다. 유 씨는 “친구의 사진을 본 순간 심장이 멈추는 것 같았다”며 “요양병원에 있는 남편에게 반찬을 해서 가다가 사고를 당한 것 같다”며 울먹였다.



11일 오전 광주 동구청 주차장에 마련된 학동4구역 재개발 붕괴사고 피해자 합동분향소에서 시민들이 피해자를 추모하고 있다. / 연합뉴스


숨진 피해자들과 일면식도 없지만, 안타까운 소식을 들은 시민들도 이른 시간부터 합동분향소를 찾아 함께 희생자들을 기렸다. 시민들은 안내자의 안내에 따라 엄숙한 자세로 헌화와 분향을 하며 피해자를 추모했다. 딸과 함께 조문한 시민 배수경(56)씨는 “사고 소식을 듣고 안타까워서 온종일 아무런 생각을 하지 못할 정도였다”며 “직접 알지는 못하는 분들이지만 알고 보면 친구의 가족일 수도 있어 남 일 같지 않다”고 했다. 출근길에 잠시 짬을 내 조문을 하고 가거나, 휠체어를 타고 분향소를 찾아온 이들도 있었다. 전날부터 광주 동구청 주차장에 설치된 합동분향소에는 이날 오전까지 560여명이 다녀간 것으로 집계됐다. 합동분향소는 오는 14일까지 24시간 시민들에게 개방된다.

/홍연우 인턴기자 yeonwoo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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