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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용]못생겨서 버려진다고요?…못난이 채소 정기구독 서비스 '어글리어스


※ 환경을 생각하는 뉴스레터 ‘지구용’에 게재된 기사입니다.[구독링크]

오늘도 현장을 찾아 못난이 채소를 맛보는 일용이.




어제 저녁 우리 지구용사님의 식탁엔 어떤 채소가 올라갔나요? 에디터는 365일 마음만은 다이어터라 양상추 샐러드를 곁들인 식사로 채소를 더 먹으려고 노력했는데요. 그런데 말입니다, 마트에 유통되지 못한 채소 상당량이 농장에서 바로 폐기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계셨나요. 이 채소들이 폐기되는 이유는 바로 ‘못생겨서’ 라고. 맛과 품질은 마트급인데 못생겨서 폐기되는 못난이 친환경 채소를 정기배송 해주는 곳이 있다는 소식을 듣고 에디터가 다녀왔어요.

◇이번 호는 문제부터 나갑니다. 다음 중 못난이 파프리카를 고르시오.

마음속으로 답을 정하셨나요?



정답은…전부입니다! 딱 봐도 생김새가 다른 파프리카도 있지만 어디가 못생긴 건지 알쏭달쏭한 파프리카도 있죠? 못난이 채소들의 품질과 맛은 시중에 유통되는 채소들과 똑같다고 해요. 단지 모양이 예쁘지 않다는 이유로 폐기 처분을 받은 거예요.


못난이 채소는 대체 얼마나 못생겼길래


어글리어스는 격 주에 한 번씩 못난이 친환경 채소 정기배송을 진행하고 있어요. 이번에 발송된 못난이 채소 구성품은 미니 밤호박과 오이, 파프리카, 브로콜리, 토마토 , 무, 애호박. 모두 각자의 사연이 있는 채소들은 유통 가능한 규격에는 맞지 않아 소비자를 못 만날 처지였죠.

못난이로 분류되는 가장 이유 중 하나는 '크기'. 채소가 너무 크거나 너무 작으면 중량이 들쭉날쭉해서 유통되기 어려워요. 이번 정기배송 박스에서는 오이와 브로콜리가 너무 커서 농가에 남겨졌어요. 에디터가 이날 본 두 채소의 크기는 우리가 마트에서 본 채소들보다 더 길고 줄기가 실하긴 했어요. ('같은 값에 더 큰 채소를 사면 좋은 거 아닌가'라고 생각했지만) 마트는 일정한 크기를 원하고 가공업체는 가공이 쉬운 크기를 원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버려진대요.

1번 파프리카처럼 뿔이 나거나 모양이 반듯하지 않은 경우도 상품 가치가 없어져요. 모양 말고는 맛과 식감 모두 아무 문제가 없는데 생김새가 조금 달라서 불량품이라는 낙인이 찍혀요. 요리연구가 백종원 아저씨가 모 예능 프로그램에서 이마트 용진이형에게 판매를 요청한 못난이 감자 30톤도 모양이 울퉁불퉁해서 깎기 힘들다는 이유로 버려질 위기에 처했었죠.

재배 과정에서 상처가 난 파프리카와 친환경 영양제가 맺혔던 자국이 남은 파프리카./에디터쿼카


재배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생기는 상처와 작은 흠 때문에 폐기되는 채소들도 많아요. 왼쪽 사진 속 잔흔처럼 보이는 연한 갈색의 반점은 파프리카가 자라면서 잎이나 곁가지에 쓸려 생긴 상처들. 오른쪽 사진 속 연한 검은색 동그라미는 친환경 영양제가 흘러내리다가 파프리카 끝 부분에 맺혀 생긴 자국들이에요. 먹어보면 마트에서 파는 파프리카와 맛도 상태도 똑같지만 상품 가치가 떨어진다는 이유로 결국 못난이로 분류된다고.

또 일부 채소는 잉여 생산으로 판매되지 못하고 버려지기도 해요. 생산량과 생산 시기가 빗나가 예상보다 채소가 많이 생산된 경우 납품처를 찾기가 어려워지는데요. 이번 정기배송 상자의 미니 밤호박, 애호박은 못난이 채소는 아니지만 생산량이 많아 판로 확대 차원에서 담겼어요.

못난이채소와 환경오염


싱싱한 미니 밤호박의 모습./쿼카


생각보다 다양한 이유로 많은 양의 채소들이 버려지고 있었어요. 에디터는 이날 '이 정도도 못난이 채소로 분류된다고요?'를 제일 많이 말했어요. 크기, 모양 면에서 큰 하자가 없어 보였거든요. 그렇다면 왜 어글리어스는 못난이 채소 구출 작전에 나선 걸까요?

에디터 : 얼마나 많은 못난이 채소들이 버려지고 있는 거죠?

어글리어스 대장 : 산지 폐기 농산물만 전체 생산량의 3분의 1에 달한대요. 전 세계적으로 30%의 농산물이 못생겨서 버려지는 거죠.

에디터 : 땅에 묻으면 문제가 되나요?

어글리어스 대장 : 농산물이 부패하는 과정에서 메탄 등이 발생하는데, 이 메탄은 지구 온난화의 원인이 되죠. 또 버려지는 농산물을 폐기하는 과정에서 별도 인력이 필요하니 농가에서의 노동력 낭비 문제도 있고요.




마지막 채소 하나까지 남김없이!




SNS에 올라온 어글리어스 레시피대로 만든 못난이 채소 요리 인증샷./인스타그램 캡처


어글리어스 정기배송 박스에는 배송 채소를 활용한 맞춤 레시피가 동봉되는데요. 구성품이 매번 달라서 그때 그때 맞게 새로운 레시피를 찾아내고 있어요. 새로운 레시피 발굴이 수고스럽지만 계속되는 이유는 "못난이 채소들이 가정에서도 남겨지지 않고 모두 소비되길 바라는 마음에서"라고.

배송되는 채소의 양에도 어글리어스의 고민이 담겼어요. 1~2인이 1주일 안에 먹을 수 있는 정도로 꾸리는데요. 냉장고에 방치되다 버려지기보단 딱 떨어지게 소비할 만큼이라고 해요.

다행히 폐기 농산물에 관심을 갖는 용사님들이 많아지면서 어글리어스의 주문량은 6개월 만에 200배 늘었다고 해요. 실천하는 용사님들, 정말 멋져요. 더 많은 소비자가 못난이 채소를 만날 수 있도록 이달 말부터 정기배송 횟수를 격주 1회에서 매주 1회로 늘린다는 희소식.

생분해 비닐 포장재를 사용하는 어글리어스./쿼카


최근 어글리어스는 또다른 고민에 빠졌어요. 바로 환경보호를 위한 포장인데요. 이미 생분해 비닐과 종이 완충재 등 친환경 포장재를 사용하고 있지만 지구를 위해 포장을 더 최소화하겠다는 목표!

이를 위해 조만간 수도권 지역을 중심으로 새벽배송 서비스를 시작한다는 계획이라고 해요. 새벽배송을 진행하게 되면 일반 택배 배송보다 배송 시간이 더 짧아져 아이스팩의 크기와 개수를 줄이고, 포장재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고.

버려지는 채소도 구하고 환경도 생각하는 못난이 채소 정기구독 서비스. 에디터도 그동안 미처 관심 갖지 못했던 못난이 채소들의 행방을 다시 생각하게 됐어요. 우리 용사님들도 이번 주말엔 못난이채소로 만든 구수한 된장찌개 한 그릇 어떠신가요? by 쿼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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