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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休] 굳어버린 용암에 새 생명 불어넣어…천년의 풍파에도 올곧이 한자리에

■ '불의 숨길' 종착역 월정리 밭담길

행원 연대봉에 오르면 일대가 한 눈에

행원 연대봉에서 내려다본 제주 월정리 밭담. 거문오름에서 흘러내린 용암이 마지막으로 생명을 다한 곳이다.




용암은 동굴 말고도 ‘밭담’이라는 제주만의 독특한 풍경을 만들었다. 평평한 대지 위로 흘러나온 용암은 검은 바위로 굳어져 ‘빌레’가 됐고 농경지가 부족한 제주 사람들은 지표면을 뒤덮은 빌레를 깨서 하나둘 담을 쌓기 시작했다. 빌레는 너럭바위를 뜻하는 제주 방언이다. 제주 밭담은 돌과 돌 사이 빈틈 때문에 허술해 보이기도 하지만 이런 방식이 불어오는 바람을 찢는 파풍 효과를 만들어 낸다고 한다. 천 년 넘게 밭담이 쓰러지지 않고 그 자리를 지킬 수 있었던 이유다.

제주 구좌읍 월정리는 거문오름에서 시작된 용암이 14㎞를 흘러 도착한 ‘불의 숨길’의 종착지다.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에 포함된 7개 마을 중 한 곳인 월정리는 ‘불의 숨길’ 4구간 ‘돌과 새 생명의 길’에 포함돼 있다. 이 구간은 거문오름에서 흘러내린 약한 점성의 파호이호이 용암이 완만한 지형을 천천히 흘러가면서 만든 용암대지가 펼쳐진 월정리 해안에서 마무리된다. 푸른 바다와 하늘을 배경으로 삼아 걷는 이 길은 밭담과 하얀 석회 모래 지대 등 용암지대와 제주 사람의 삶이 어우러진 풍광을 한꺼번에 만나볼 수 있는 곳이다.



제주 월정리 마을에 길게 늘어선 담을 따라 한 관광객이 걷고 있다. 제주에서는 용암이 굳은 빌레를 깨 담을 쌓았는데 밭에 쌓으면 ‘밭담’, 집 울타리로 쌓으면 ‘울담’이라고 부른다.


행원 연대봉은 거미줄처럼 복잡하게 얽힌 밭담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다. 산봉우리인 연대봉은 수평선 너머 북쪽으로 전남 완도군 여서도가 마치 연꽃처럼 보인다고 해서 이름 지어졌다. 걸어서 5분도 안 되는 정상으로 올라가면서 월정리·김녕리·행원리부터 제주 바다와 한라산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밭담 주변으로는 동굴에서 바다로 용출된 청굴물과 밭담 길 사이에 자리한 무덤 산담, 카페 거리 등이 자리하고 있다.

월정리 밭담을 지나는 4구간은 축전 기간이 아니더라도 언제든 자유롭게 입장이 가능하다. 난도가 다른 구간에 비해 낮아 어린 자녀들과 함께하기에도 무리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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