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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전역 사정권' 北 신형 순항미사일 막을 수 있나

北 사거리 1,500km 순항미사일 성공했다는데

韓 순항미사일에 특화된 방공체계는 없는 상황

국군 "재래식·탄도탄방어체계로 대응"한다지만

北 미사일 저고도로 韓레이더 피해 침투 가능성

탄도탄방어체계만으론 순항미사일 요격 미지수

일반 대공미사일 ‘천궁-Ⅰ’이 현재로선 최선 선택

수세적 방어 벗어나 '공세적 방어'로 초점 둬야

현재 북한의 순항미사일을 막을 수 있는 최선의 선택으로 꼽히는 ‘천궁-1 ’의 모습/사진제공=LIG넥스원)




북한 국방과학원은 지난 11~12일 새로 개발한 신형장거리순항미사일시험발사를 성공적으로 진행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3일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은 "발사된 장거리순항미사일들은 우리 국가의 영토와 영해 상공에 설정된 타원 및 8자형 비행궤도를 따라 7,580초를 비행하여 1,500㎞ 계선의 표적을 명중했다"고 전했다.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북한이 지난 11~12일 신형장거리순항미사일 시험발사에 성공했다고 밝히면서 우리 정부와 군은 한층 더 심각한 안보위협에 직면하게 됐다. 순항미사일은 탄도미사일에 비해 파괴력과 비행속도가 떨어지지만 우리의 레이더망을 피해 저공으로 날아올 수 있기 때문에 요격하기가 쉽지 않다. 주로 북한의 탄도미사일 요격에 중점을 두어 온 우리의 대북 미사일방어체계 및 억제전략에 또 다른 숙제가 던져진 것이다.

13일 우리 군 및 연구기관 관계자들에 따르면 현재 국군은 별도의 순항미사일 방어체계를 갖추지 않고 있다. 지난 20여년간 우리 정부와 군의 대북 핵·미사일 억제전략이 주로 탄도미사일 방어에 치중돼 왔기 때문이다. 군의 한 관계자는 “현재 별도로 순항미사일에 특화된 방어체계는 없으며 기존의 재래식 대공방어망이나 탄도미사일방어체계로 대응할 수는 있다”고 전했다

천궁-Ⅰ(천궁 기본형) 지대공미사일 시험발사 장면


◇현실적 최선의 대응수단은 국산 대공미사일

북한이 순항미사일 발사시 현재 우리가 가용할 수 있는 가장 최선의 선택은 지난 2011년 개발돼 공군에 배치된 ‘천궁-Ⅰ’(개발시절 사업명칭은 ‘철매-2’)미사일이다.천궁-Ⅰ은 사거리 40㎞의 지대공 미사일로서 주로 항공기 등의 요격에 특화돼 있어 비행기처럼 날아오는 적의 순항미사일을 맞출 수 있다. 공군은 각각 1970년대와 1983년 미국에서 도입한 대공미사일인 ‘나이키 허큘리스’ 와 ‘호크미사일' 도 운용하기도 했으나 노후화 문제로 각각 2014년과 올해 공식적으로 퇴역시켰다. 이들 노후 미사일의 역할을 신형 국산 미사일인 천궁-Ⅰ 대신하게 된 것이다.

대공방어 '천마'미사일 방사장면/사진제공=한화디펜스


우리 군의 또 다른 일반 대공 무기체계중 북한 순항미사일에 대응할 수 있는 것은 육군이 운용 중인 국산 단거리 지대공 미사일 ‘천마’와 국산 자주식 대공포 ‘비호복합’이다. 1999년 전력화된 천마는 주로 적의 고도 5㎞ 이하 저공침투 등에 대응하기 위해 개발됐기 때문에 항공기처럼 낮게 비행해 오는 북한의 순항미사일에도 대응할 수 있다. 표적을 최대 20㎞에서부터 탐지·추적하다가 사정거리 10㎞내에 들어오면 요격한다. 육군의 또 다른 대공무기인 비호복합은 최대 21㎞ 떨어진 적의 항공기 등 대공표적을 탐지해 추적하할 수 있다. 해당 표적이 6㎞이내 들어오면 차체에 탑재된 국산 유도탄 ‘신궁’ 및 30mm로 격추한다. 다만 천마와 비호복합은 각각 사거리가 짧아 수도권 등의 주요 거점만 방어할 수 있다는 한계를 안고 있다. 이외에도 우리 군은 휴대용 단거리 대공유도탄인 미스트랄도도 근접한 적의 항공표적에 대응할 수 있지만 이 역시 단거리 무기체계인데다가 탐지거리 등의 한계를 안고 있다.

국산 자주식 대공포인 '비호복합'이 지대공유도탄 '신궁'을 발사하는 장면/사진제공=한화디펜스


◇탄도탄 방어체계로도 순항미사일 대응 한계

이론적으로는 일반 대공미사일보다 고도화된 탄도미사일요격체계을 순항미사일을 막는데 동원할수는 있다. 현재 우리 군이 보유한 저층 탄도탄 방어무기로는 국산 천궁-Ⅱ미사일(M-SAM)과 미국산 패트리어트-Ⅱ(PAC-Ⅱ) 및 패트리어트-Ⅲ(PAC-Ⅲ) 등이 꼽힌다. 천궁-Ⅱ는 15㎞이하 고도에서 최장 40~50㎞ 떨어진 적의 미사일을 직격 방식으로 파괴할 수 있다. PAC-Ⅱ 및 PAC-Ⅲ는 각각 고도 15~20㎞ 및 약 20㎞이상에서 탄도미사일을 막는데 특화돼 있지만 최저 요격고도가 60m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이론적으로는 이들 3가지 미사일로 저고도로 침투하는 항공표적도 맞힐 수는 있을 것으로 보인다.



천궁-Ⅱ의 포대 모습. 미사일발사대와 레이더 및 통제장치모습 등으로 구성돼 있다. /사진제공=LIG넥스원


천궁-Ⅱ미사일 지대공미사일 시험발사 장면


다만 실질적인 유효요격고도와 요격방식, 요격 비용 등을 감안할 때 실효성이 있을지는 미지수다. 대공업무를 담당했던 한 예비역 대령은 “ 천궁-Ⅱ, PAC-Ⅲ는 적 미사일 탄두에 있을지 모를 핵이나 화학무기를 고열로 태워 공중분해시키기 위해 직격 요격방식을 쓰는데 주로 포물선 궤적으로 그리며 날아오는 탄도미사일 직격에 특화돼 있기 때문에 비행중 지형·지물 환경과 사전에 입력된 비행 프로그램에 따라 비행고도와 방향, 로켓의 자세가 수시로 바뀌는 순항미사일에 대해서도 명중률이 유효한지는 솔직히 자신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이어 “그나마 PAC-Ⅱ가 적의 미사일 표적에 직격하는 게 아니라 근처에서 터져 발생하는 파편으로 격추하는 방식이라서 순항미사일 요격 성공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비용면에서도 탄도탄미사일로 순항미사일을 막는 것의 실효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 탄도미사일 요격용 대공미사일은 매우 고가이고 보유 수량도 제한적이기 때문에 적의 순항미사일에 핵탄두가 탑재됐다고 확신하지 않는 이상 우리 공군 지휘부가 본래의 목적인 탄도탄 방어 이외의 용도로 천궁-Ⅱ나 패트리어트 미사일 시리즈를 활용하는 것을 촉박한 요격시한내에 결심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국산 개발에 성공한 국지방공레이더의 모습/사진제공=LIG넥스원


◇순항미사일 비행 특성상 탐지·추적 부터 난제

재래식 대공방어망이 됐든, 탄도미사일방어체계가 됐든지 간에 일단 대응하려면 우선 적의 순항미사일을 탐지하고 그 비행궤적을 정밀 추적할 수 있어야 한다. 문제는 이것이 쉽지 않다는 점이다. 산악지대가 많은 한반도의 특성상 적의 순항미사일이 이 같은 지형·지물을 활용해 저공비행해 온다면 아군 레이더를 피해갈 가능성이 있다.

이에 대해 군의 일부 관계자들은 충분히 탐지해 추적할 수 있다고 자신하고는 있다. 이미 1990년대부터 북한 항공기의 저공침투에 대비해 방공레이더와 발칸포, 미사일 등을 획득해 전력화했다는 것이다. 특히 구식 복엽기인 AN-2 등을 타고 북한의 특작부대가 저공침투해올 것에 대비해왔고, 근래에는 저공·저속의 비행물체까지도 3차원 입체적으로 탐지할 수 있는 국지방공레이더도 국산화에 성공해 양산화에 나선 만큼 방어태세가 더 촘촘해졌다는 게 이들 관계자의 설명이다.

그러나 회의론도 만만치 않다. 우리 군 내의 일부 회의론을 종합해보면 국지방공레이더 체계는 아직 완비되지 않았고, 완비되더라도 탐지범위가 제한적이고 , 전반적인 대공레이더체계가 완전히 연동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따라서 적이 여러 발의 순항미사일을 다양한 비행경로로 발사한다면 그중 일부를 탐지하지 못하거나, 탐지하더라도 끝까지 궤적을 추적하지 못할 수 있다는 게 회의론의 요자다.

이처럼 북한의 미사일 역량이 우리의 탐지·추적·요격 역량을 피해갈 정도로 고도화되는 만큼 요격 중심의 수세적 방어전략에서 무게추를 공세적 전략으로 옮겨 북한의 이상 징후가 보이면 적의 미사일 발사전에 해당 발사시설이나 작전 지휘부를 선제적으로 타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군 안팎에서 힘을 얻고 있다. 다만 문재인 정부가 북한과의 대화 기회를 잡기 위해 북한을 자극할 수 있는 요인을 자제하고 있어서 현 정부 임기 내에는 이 같은 공세적인 방어전략으로 전환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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