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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에서, 영화관에서…일회용품이 사라진다 [지구용리포트]

서울시 스타벅스 등과 손잡고 일회용품 OUT

배달업·영화관도 다회용기 도입

컵 홀더, 뚜껑 여전히 일회용품 한계

경기도 광명시에 위치한 다회용기 세척 업체 뽀득에서 한 직원이 스타벅스에서 수거한 다회용 컵을 세척하고 있다. /사진=정현정 기자




# 지난 17일 경기도 광명시에 위치한 다회용기 세척 업체 뽀득. 이곳에서는 플라스틱 음료 컵들을 세척하는 작업이 진행 중이었다. 이 컵들은 서울시가 이달 6일부터 진행하고 있는 ‘카페 일회용품 퇴출 프로젝트’에 참여 중인 시청 인근 카페 20여 곳에서 수거한 것이다. 뽀득의 한 관계자는 “초음파 세척기로 약 10분, 고온·고압 세척기로 3~4분 세척을 한 뒤 자외선(UV) 살균기에서 건조시킨다”며 “세척 물량의 약 10%에 대해서는 미생물 검사도 실시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요새는 사내 카페나 탕비실에도 다회용 컵을 비치하는 추세”라며 “카페 외에 금융사·대기업들도 뽀득의 다회용 컵 세척 서비스를 이용 중”이라고 전했다.

코로나19로 멈췄던 일회용품 규제의 시계가 다시 돌아가기 시작했다. ‘단계적 일상 회복’과 함께 일회용품 감축 노력이 다시 시작된 것이다. 특히 최근 들어 컵이나 도시락 등 포장 용기를 다회용으로 바꾸는 실험이 눈에 띈다. 개인에게 텀블러나 다회용기를 지참하라고 권장하는 것만으로는 일회용품 감축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다회용기 사용 실험은 어디까지 왔으며 친환경적인 대안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까.

일회용 커피잔 OUT! 서울시의 실험


서울시 중구 스타벅스 무교점에 설치돼 있는 다회용컵 반납기. /사진=정현정기자


코로나19로 폭증한 일회용 컵 사용량을 줄이기 위해 서울시가 칼을 빼들었다. 민간 기업과 일회용품 퇴출을 위한 친환경 협의체 ‘해빗에코얼라이언스’를 결성하고 스타벅스 12곳, 달콤커피 1곳, SK텔레콤, 서울시청 인근 소상공인 카페 5곳에서 일회용 컵을 없앤 것이다. 테이크아웃 고객은 보증금 1,000원을 내고 다회용 컵에 음료를 담아간 뒤 나중에 전용 반납기에 컵을 반납하고 보증금을 돌려받는다.

본지 기자가 스타벅스 매장에서 반납 전 다회용 컵을 씻고 있다. /사진=정현정 기자


이용자들의 반응은 엇갈린다. 환경을 위해 이 정도의 수고는 할 수 있다는 사람들도 있지만 어차피 돌려받을 돈이라고 해도 커피값에 1,000원의 컵 보증금을 추가로 결제해야 한다는 점, 컵을 반납할 때 씻어서 반납해야 한다는 점에 불만을 토로하는 고객들도 있다.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시국인 만큼 위생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다만 서울시는 전문 업체에서 철저하게 세척하기 때문에 기우라는 입장이다. 시가 발표한 미생물 테스트 결과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일회용 컵이 125RLU(오염도 측정 단위)인 반면 세척을 거친 다회용 컵은 50RLU 이하였다.

배달음식·영화관·페스티벌에서도 일회용기 대신 다회용기


요기요 앱에서 일부 매장에 한해 선택할 수 있는 다회용기 옵션. /사진 제공=서울시


카페 외에도 일회용품을 퇴출하려는 움직임은 전방위적이다. 먼저 코로나19로 늘어난 음식 배달에 다회용기를 도입하려는 시도가 이뤄지고 있다. 환경부·서울시는 배달 애플리케이션 요기요와 함께 서울 강남구 일대 음식점에서 배달 및 포장 음식에 다회용기를 제공하고 있다. 경기도 역시 화성시 동탄의 일부 가게에서 공공 배달 앱 ‘배달특급’을 통해 배달 시 음식을 다회용기에 제공하는 시범 사업을 펼치고 있다.

한 고객이 CGV 등촌점에서 다회용 컵을 사용하고 있다. /사진 제공=CGV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이 중요해지면서 민간 기업들도 일회용품 감축에 동참하고 있다. 멀티플렉스 CGV 등촌점과 KT 광화문 사옥 내 카페에서는 일회용품 대체 솔루션을 제공하는 사회적 기업 트래쉬버스터즈의 다회용기를 쓰고 있다.

관건은 충분한 재사용


트래쉬버스터즈가 기업 등에 제공 중인 다회용 컵. /트래쉬버스터즈


다회용기의 쓰레기 절감 효과는 즉각적이고 확실하다. 트래쉬버스터즈의 다회용기를 사용했던 2019년 8월 ‘서울인기 페스티벌’은 쓰레기 배출량을 종전 대비 98% 줄였다. 스타벅스에 따르면 일회용품 퇴출 시범 사업 매장 12곳에서만 올해 일회용 컵 50만 개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관건은 지속 가능성이다. 다회용기를 여러 번 사용하면 사용할수록 환경을 지킬 수 있다. 만일 계산한 것보다 빨리 버려지게 된다면 다회용 컵 역시 플라스틱 쓰레기에 불과하다.

해빗얼라이언스에서 제작한 다회용 컵은 70회에서 100회 정도 사용할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몇 번이나 재사용됐는지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은 없다. 다회용 컵이 얼마나 충분히 사용됐는지 확인하기 어려운 것이다. 다만 서울시는 폐기되는 컵도 재사용 원료로 다시 가공하기 쉽게 무색의 단일 소재를 적용했다. 향후 폐기되는 다회용 컵이 제대로 순환되는지는 꾸준히 지켜볼 필요가 있다.

세척을 마친 다회용 컵을 비닐로 진공 포장하고 종이 박스에 담아 돌려보내는 점도 아쉽다. 기왕이면 다회용 컨테이너를 사용하는 것이 환경을 위해 더 나은 선택이다. 또 다회용 컵을 쓰더라도 뚜껑과 홀더는 여전히 일회용품이 사용되고 있다. 아무리 다회용 컵을 사용한다고 한들 아직은 개인 텀블러나 머그 컵을 사용하는 것보다는 쓰레기를 만드는 소비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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