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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AE 정상회담 불발, 드론 탓 맞나...靑 "뜻밖의 상황" vs 왕세제 "공격 예상"

文, 왕세제와 통화에서 '드론 공격' 강력 규탄

국민이 드론 공격에 회담 무산됐다 생각케 해

왕세제는 "이번 드론 공격 예상됐다" 선 그어

靑 "예기치 못한 이유·뜻밖의 긴급상황" 상충

UAE, 하루전 취소 공지...총리는 정상적 회동

靑 공식 사유 침묵 중...외교갈등 경계하는 듯

아랍에미리트(UAE)를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간) 두바이 한 호텔에 마련된 숙소 회의실에서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 나하얀 아부다비 왕세제와 통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아랍에미리트(UAE)를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 나하얀 아부다비 왕세제와 정상회담을 갖지 못한 가운데 그 배경이 무엇이었는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무함마드 왕세제가 문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드론 공격은 예상되었던 일”이라고 말한 것으로 드러나 드론 공격이 정상회담 불발의 이유가 아닐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청와대 측이 16일(이하 현지시간)에 이 사실을 알리면서 “예기치 못한 불가피한 사유인 것 같다”고 해명한 바 있기 때문이다. 청와대는 외교 관례상 이미 대부분의 내용이 조율된 상태로 진행되는 정상회담이 갑자기 무산된 이유에 대해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이번 사안이 외교 갈등으로 번지는 것을 경계하는 분위기다. 일각에서는 청와대가 침묵을 통해 정상회담 취소의 사유로 확실치 않은 ‘드론 공격’을 국민들에게 강조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간) 무함마드 아부다비 왕세제와 25분여 간 정상 통화를 가졌다. 문 대통령은 이날 통화에서 “왕세제님을 직접 만나지는 못했지만 무함마드 빈 라시드 알막툼 총리가 따뜻하게 환대해 줬다”며 “나와 대표단을 위해 기울여준 성의와 노력에 감사한다”고 감사의 뜻을 표했다. 무함마드 왕세제는 이에 “나에게 있어 제2의 국가인 대한민국에서 오신, 형제이자 친구인 문 대통령 목소리를 들어서 매우 행복하다”며 “이런 방법으로 대화하는 것에 대해 다시 한 번 죄송한 마음”이라고 말했다. 무함마드 왕세제는 이어 “나의 손밖에 있는 부득이한 상황으로 직접 만나지 못해 안타깝고 아쉬움이 크다”며 “이번 상황에 대해 양해를 구한다”고 덧붙였다.

그러자 문 대통령은 곧바로 “아부다비에 드론 공격이 있었다는 긴박하고 불행한 소식을 들었는데 희생자들과 유가족들에게 깊은 애도와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며 “UAE를 비롯한 중동지역 평화 안정을 위협하는 행위에 심각한 우려를 표하고 특히 민간인을 공격하고 생명을 살상하는 행위는 결코 용인할 수 없는 테러행위로서 강력히 규탄한다”고 강조했다. 국민들이 정상회담 무산을 마치 드론 공격과 연관된 것처럼 생각할 수 있게 한 발언이었다.

문재인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두바이 엑스포 리더십관에서 셰이크 무함마드 빈 라시드 알막툼 UAE 총리 겸 두바이 군주와 회담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러나 무함마드 왕세제는 “오늘 드론 공격은 예상되었던 일”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는 앞서 청와대 측이 밝힌 정상회담 취소 사유와 상충하는 답변이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지난 16일 두바이에서 기자들과 만나 “17일 정상회담을 계획했으나 왕세제가 불가피한 사정으로 참석을 못하게 됐다”며 “UAE 측에서 정중하게 양해를 구해왔다. 예기치 못한 불가피한 사유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UAE가 청와대 측에 전해온 사유의 한 대목은 ‘뜻밖의 긴급한 상황’이었다. UAE 측은 정상회담 취소 사유가 코로나19와 연관이 있는지도 정확히 밝히지 않았다. 다음 날 문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밝힌 왕세제의 말을 그대로 해석하면 예멘의 반군 ‘후티’의 드론 공격은 UAE 입장에서 ‘예기치 못한 사유’나 ‘뜻밖의 긴급한 상황’은 아닐 수 있다는 의미다. 취소 사실이 공지된 것도 드론 공격이 감행되기 하루 전인 16일이었다.

실제로 문 대통령은 16일 무함마드 빈 라시드 알막툼 UAE 총리 겸 두바이 군주와의 회담은 정상적으로 진행했다. 청와대는 이것을 한·UAE 정상회담으로 볼 수 있다는 논리로 논란을 무마하려 했다. 문 대통령은 당초 정상회담을 열기로 했던 장소인 아부다비 지속 가능성 주간 개막식, 자이드상 시상식도 17일 그대로 참석했다.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도 18일 MBC라디오 ‘표창원의 뉴스하이킥’에 출연해 “왕세제께서 직접 일정에 나오지 못하는 상황이 생긴 것 같다”며 드론은 언급하지 않았다. 박 수석은 “저희에게 그런 불가피한 상황을 설명하고 양해를 부탁하는 간곡한 그런 통보가 있었고 저희도 검토 결과 충분하게 양해했다”며 “나머지는 언론에서 여러 가지 해석을 할 수 있지만 절대 그런 것(언론의 해석)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은 17일 UAE의 수도 아부다비 국제공항과 인근 석유 시설에서 무인기(드론)에 의한 것으로 추정되는 공격이 발생해 연료 트럭 3대가 폭발하고 3명이 숨졌다고 전했다. 두바이에 머문 문 대통령은 신변에 이상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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