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캔부터 음쓰까지 '제로'…친환경 칵테일을 만드는 바가 있다? [지구용]

/사진=박민주기자. 그래픽=정유민 디자이너




칵테일 한 잔을 만드는데 쓰레기는 얼마나 나올까요? 진토닉을 만든다면 토닉워터 캔과 장식하고 남은 레몬, 얼음을 담았던 비닐까지... 당장 떠오르는 것만 해도 이 정도인데요. 그동안 지구용에서 친환경 메뉴는 많이 소개해 드렸지만 만드는 과정까지 친환경적인지는 들여다보지 못했어요. 그.래.서 찾아보니 안 보이는 곳에서도 쓰레기를 줄이기 위해 애쓰는 사장용사님(?)들이 있더라고요. 첫 주인공은 에디터의 취향을 100% 반영한 칵테일 바(Bar). 조금 불편하고 손해를 보더라도 제로 웨이스트를 실천해가고 있는 칵테일 맛집 소개해 드립니다.

'제로 웨이스트'가 콘셉트..."토닉워터 캔? 안사요~"


나무 원목으로 꾸며진 제스트 바(왼쪽부터), 토닉워터 제조법을 설명하는 바텐더님.


청담동 거리에 위치한 <제스트>는 태생부터 '제로 웨이스트'를 콘셉트로 문을 연 칵테일 바예요. 상호명인 제스트는 음료에 향미를 내기 위해 사용되는 시트러스의 껍질을 뜻하는 말이자 제로 웨이스트의 준말이기도 하다고. 바텐딩 경력 9년 차인 박지수 대표님은 친환경 바텐딩이 보편화된 해외 칵테일 바를 경험해 본 후 '우리도 지속 가능한 바텐딩을 해보자'고 마음먹으셨다 합니다.

제스트는 제로 웨이스트라는 방향성을 메뉴와 운영 전반에 녹이고 있었는데요. 가장 눈길을 끈 건 토닉워터를 직접 만들어 사용하는 것. 대용량 탄산가스(충전만 하면 거의 영구적 사용 가능)를 시럽과 물을 담은 다회용 통에 주입하면 끝인데요. 일반적으로 장사가 잘 되는 칵테일 바에서 주말에 사용하는 토닉워터 캔은 2박스(30개입) 정도라니...직접 만들면 제로 웨이스트 효과가 엄청나겠죠?

한라봉을 활용한 푸드 업사이클링 대표 메뉴 ‘Z&T진토닉'(왼쪽)과 ‘제주 가리발디’.


제스트는 바에서 흔히 사용하는 과일도 업사이클링을 통해 쓰레기를 절반으로 줄이고 있었어요. 과일의 껍질과 과육을 전부 활용할 수 있게 메뉴를 구성하는 건데요. 예를 들어 한라봉 껍질로 시그니처 진을 증류하고 과육은 주스를 착즙해 당근&한라봉 칵테일에 활용하는 식. 음료뿐만 아니라 음료와 안주의 크로스 활용도 가능해요. 병아리 콩을 활용한 비건 메뉴인 '후무스 샐러드'를 판매하는데, 병아리콩은 안주 메뉴로 활용하고 병아리콩을 삶고 남은 콩물은 칵테일을 만들 때 사용하고 있어요. 바로 위스키 사워 등의 칵테일에 사용되는 달걀 흰자(칵테일 위에 올라가는 쫀쫀한 흰 거품)를 대체하는 건데요. 제로 웨이스트는 물론 훌륭한 비건 재료로서 재사용까지 일석이조 효과를!

이제 바에 갔으니 맛을 봐야겠죠? 에디터가 마신 메뉴는 위에 언급한 한라봉으로 만든 'Z&T 시즈널 진토닉'과 '제주 갈리발디'. 제주 갈리발디는 이탈리아에서 많이 먹는 식전주로 한라봉 껍질을 진에 사용하고 남은 과육을 활용해 만든 칵테일인데요. 이거시 지중해의 맛...?! 제스트에는 이미 제로 웨이스트와 비건을 지향하는 소비자들이 많이 찾아오고 있다고 합니다. 박 대표님은 소비자들의 피드백을 받을 때마다 더 잘해야겠다는 의지를 다지신다고!

열 발자국 내 시장에서 재료 총동원...탄소 발자국 '0'


건강원을 똑 닮은 외관(왼쪽부터)과 담금주를 설명하는 대표님.


강남 대표 재래시장으로 통하는 영동시장에 자리한 <장생건강원>은 20년 넘게 운영한 한약방 자리에 이름까지 물려받아 만들어진 칵테일 바예요. 기존 한약방 인테리어와 콘셉트를 거의 그대로 유지하고 있어 들어서자 마자 특유의 분위기에 홀리는데요. 분위기 못지 않게 제로 웨이스트에 누구보다 진심인 바텐더들이 운영하고 있습니다.

장생건강원의 대표적인 제로 웨이스트 방법은 재료의 90% 이상을 영동시장 내에서 구입하는 것. 재료의 포장과 운송에서 발생하는 탄소 발자국을 줄이는 것은 물론이고 시장 상인들이 구해오는 제철 재료들로 맛의 퀄리티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고 해요. 또 건강원 콘셉트에 맞게 담금주를 활용하고 있는데요. 이 담금주 역시 버려지는 과일이 없게 하기 위해 시작한 것이라고. 최근엔 산초와 사과 담금주를 만들어 '고추마티니'라는 칵테일의 재료로 활용하기도 했다는데. 담금주 메뉴는 시즌별로 달라지니 매번 다른 메뉴를 맛보는 재미도 쏠쏠하겠죠.

삼계탕 육수를 활용한 반전의 맛 '삼계탕 칵테일'


장생건강원은 무엇보다 화려한 음식의 업사이클링이 돋보였어요. 음식을 만드는 데 쓰고 남은 자투리 재료들을 버리지 않고 칵테일에 재사용하거나 코디얼, 시럽 등으로 만들어 사용하는 식인데요. 에디터가 맛 본 '삼계탕 칵테일'이 대표적. 삼계탕 육수를 응축시켜 사용한 이 칵테일은 비주얼부터 감탄... 옹기 그릇에 대추와 인삼, 빨간 실고추까지 올라간 모습은 누가 봐도 한약탕이었어요. 향도 알싸한 게 딱. 그런데 마시는 순간 입 안에 퍼지는 상큼함이...이건 직접 먹어봐야 압니다!

삼계탕 육수를 내고 남은 닭은 라면에 넣어 '장생건강라면'이라는 메뉴로 판매해요. 이 닭은 시장 내 '금강유통'과 협업해 운송 과정도 생략! 재료의 소싱부터 메뉴 개발까지 하나로 이어진 친환경 시스템이랄까... 장생건강원을 이끌고 있는 서정현 대표님은 탄소 발자국을 줄이는 것으로 환경 오염을 고칠 순 없지만 더 이상 망가뜨리지 않을 수만 있다면 최선을 다해갈 것이라며 열정을 보여주셨습니다!

??노하우 더 궁금해? 사장용사들 여기 모여라!




이쯤되면 제스트와 장생건강원의 제로 웨이스트 비결을 전수받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예비 사장용사들이 계실텐데요. 사실...대표님들이 만나 정보를 공유한 모임이 있습니다. 바로 페르노리카코리아에서 무료로 운영하고 있는 '지속 가능한 바텐딩' 프로그램인데요. 만 19세 이상 서울 지역의 바텐더와 바 오너들을 대상으로 한달에 2번 기수제로 운영하고 있어요. 바를 운영할 때 어떻게 하면 환경적인 측면에서 지속 가능성을 실천할 수 있는지 다함께 아이디어를 고민해보는 프로그램이라고. 관심 있으신 분들은 페르노리카 ‘지속가능한 바텐딩’을 검색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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