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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루마불 대한독립, 日 나쁘다고 말하는 게임 아냐"

SNS 화제 '부루마불 대한독립' 개발 주역 이영석·오리나·오현진 씨

출시 10분 만에 예상 물량 10배 완판

참가자 간 경쟁 대신 협력에 방점

독립기지 완성 기여 많으면 승리

"항일무장투쟁 외에 외교·예술 등

다양한 분야 활동이 독립 가져와"

MVP·플레이어 등 영어 사용 자제

이영석(오른쪽) 부루마불씨앗사 사업총괄실장과 오리나(가운데) 개발팀장, 오현진 개발팀 디자이너가 부루마불 대한독립 에디션 게임을 진행하고 있다.




“부루마불 대한독립 에디션이 일본은 나쁘다고 말하는 것은 아닙니다. 실제로 전달하고 싶었던 건 협력과 균형이었습니다. ‘우리가 자주권을 지키기 위해 다양한 분야에서 서로 다른 형태로 협력해 싸웠다’는 내용을 알리고 싶었습니다.”

부루마불씨앗사의 이영석 사업총괄실장과 오리나 개발팀장, 오현진 디자이너 등 ‘부루마불 대한독립’ 에디션 개발 주역들이 27일 서울 강동구 암사동 본사 사무실에서 가진 서울경제와 만난 자리에서 최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 입소문을 타고 게임이 큰 인기를 끌고 있는 데 대해 연신 “그저 고마울 따름”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부루마불 대한독립은 지난달 국가보훈처와 협업해 개발한 보드게임이다. 지난달까지 학교·기관 등에 2000개를 전달한 후 이달부터 시중 판매에 돌입했다.

처음 나올 때부터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정식 시판 전 사전 주문을 받은 11일만 해도 하루 예상 판매량은 200~300개 정도였다. 막상 뚜껑을 여니 의외의 결과가 나왔다. 판매를 시작한 지 1분 만에 준비했던 1000개가 완판됐고 급히 1000개를 더 풀었지만 이것도 10분 만에 동이 났다. 18일 정식 출시했을 때도 2000개를 풀었지만 금세 매진됐다. 이 실장은 “회사에서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일”이라며 “거래처에서 물량이 나오는 대로 달라고 요청이 계속 들어오지만 워낙 물량이 달려 공급을 못 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인터뷰 당일에도 거래처 관계자가 본사를 찾아와 3000개를 더 요청했지만 빈손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었다.

수요 폭발의 진원지는 학교. 실제로 구매 문의가 오는 곳 중 상당수가 학원이나 초등학교였다고 한다. 역사를 공부하거나 가르치고 싶은데 공부로 하기보다 아이들과 놀이로 하면 효과가 훨씬 높을 것 같다는 판단 때문이다. 개발 주역들은 “놀면서 유익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수단을 줘서 고맙다는 말을 참 많이 들었다”라며 “역사적 의식은 있는데 이를 쉽게 펼칠 수 있는 표현 수단과 창구가 지금까지 부족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영석(가운데) 사업총괄실장과 오리나(왼쪽) 개발팀장, 오현진 개발팀 디자이너가 자신들이 개발을 주도한 부루마불 제품들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 게임의 특징은 경쟁이 아니라 협력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점이다. 기존 부루마불 게임의 경우 땅에 부동산을 짓고 통행료를 받아 남을 파산시키면 승자가 되지만 대한독립에서는 그렇지 않다. 게임 참가자들이 서로 힘을 합쳐 독립 기지를 완성하고 기여도에 따라 훈장을 많이 받으면 승리하는 방식이다. 오 팀장은 “게임의 목적이 독립을 이루는 것인데 돈을 빼앗고 경쟁하는 것은 전체적인 스토리와 맞지 않는다”며 “서로 협력해야 게임을 끝낼 수 있기 때문에 참가자 간 끈끈한 연대 같은 것도 생기더라”고 덧붙였다.

게임을 통해 말하고 싶은 것은 또 있다. 흔히 독립운동 하면 항일 무장투쟁만 생각하는데 그런 편견을 깨고 싶었다고 한다. 오 팀장은 “항일 무장투쟁 외에도 외교·예술·문화 등 다방면에서 서로 다른 모습으로 독립운동이 진행됐다”며 “각자의 삶에서 다양한 모습으로 국가와 사회에 기여할 수 있다는 것을 알리고 싶었다”고 강조했다.

게임의 또 다른 특징은 영어와 한문을 최대한 자제했다는 점이다. 게임 사용 설명서를 보면 MVP는 최대 공훈자, 플레이어는 참가자, 보드는 말판으로 기재돼 있다. 이 실장은 “용어 선택에 있어 기본적인 테마는 가져가되 최대한 한글로 전달할 수 있을 만큼은 전달하자는 것이 기본 생각”이라며 “그것이 독립운동이라는 테마를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게임 출시로 얻은 교훈도 있다. 역사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상당히 많다는 점이었다. 실제로 게임을 즐기는 세대가 10대부터 60대까지 다양하다는 것이 오 디자이너의 설명이다. 그는 “나이가 어리다고 지나간 역사에 민감하지 않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라며 “지금 세대는 국경도 없고 습득력과 직관력도 뛰어나 반응 속도가 정말 빠르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감탄을 표했다.

대한독립 후 차기작도 이미 구상 중이다. 개발 주역들은 “임진왜란·조선왕조실록과 같은 내용을 담은 게임을 계속 구상 중”이라며 “5~7세 아이들을 위해 공룡을 주제로 한 게임도 내놓을 생각”이라고 앞으로의 계획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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