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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산 코인' 루나, 하루 새 94% 폭락…"죽음의 소용돌이"

테라 공동 설립자 권도형 대표/연합뉴스




금리 인상과 미국 증시 추락으로 암호화폐 시장이 얼어붙은 가운데 국내 대표 블록체인 프로젝트로 꼽히는 테라의 암호화폐 ‘루나(LUNA)’와 스테이블 코인인 ‘테라USD(UST)’가 연일 폭락세를 기록하면서 전 세계 암호화폐 시장을 뒤흔들고 있다.

암호화폐 가격정보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루나의 가격은 12일 오전 9시 현재 1.1달러다. 전날 같은시각 19달러에서 하루 새 94% 급락한 것이다. 또 지난 5일 87달러대였던 루나는 일주일간 98% 넘게 폭락했다.

이에 대해 경제 블룸버그는 "모든 것이 무너졌다"면서 "테라가 디파이(탈중앙화 금융) 세계에서 애정의 대상이었으나 죽음의 소용돌이로 향하고 있다"고 상황을 짚었다. 경제 전문 매체 비즈니스 인사이더 역시 "죽음의 소용돌이(death spiral) 현상을 피하지 못하면서 UST가 폭락하고 루나도 97% 추락했다"고 전했다.

루나와 UST는 애플 엔지니어 출신 권도형 최고경영자(CEO)가 설립한 블록체인 기업 '테라폼랩스'가 발행하는 암호화폐다. 테라폼랩스 본사는 싱가포르에 위치하지만 한국인 대표의 블록체인 기업이 발행한 코인이라는 점에서 국산 암호화폐인 일명 '김치 코인'으로 분류된다.

앞서 루나는 지난달 119달러까지 오르면서 암호화폐 시가총액 순위 10위권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지만 최근 일주일 새 97% 폭락하면서 30위 바깥으로 밀렸다. 또한 UST는 한때 스테이블 코인(달러 등 법정화폐에 연동하도록 설계된 가상화폐) 가운데 3위 규모로 시총 180억달러에 달했지만 현재 반토막 수준으로 가치가 추락했다.

금리 인상과 미국 증시 추락 등 암호화폐를 둘러싼 상황이 녹록지 않은 상황에서 루나와 테라의 특이한 거래 알고리즘이 이들에 대한 '패닉 셀'(투매)을 촉발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루나코인의 폭락은 테라의 결제용 스테이블 코인인 ‘테라USD(UST)’의 디페깅 현상 때문이다. UST는 달러와 1대1로 유지되도록 돼있는데, 루나코인을 활용해 UST의 유동성을 조정한다. UST가 1달러 아래로 내려가면 루나코인의 공급량을 늘리고, 반대로 1달러보다 높으면 루나코인의 공급량을 줄이는 방식이다.

현금이나 국채 등 안전자산을 담보로 발행한 것이 아니라 루나로 그 가치를 떠받치도록 한 테라는 다른 스테이블 코인과 구별되는 알고리즘이다. 테라 가격이 하락하면 투자자는 테라폼랩스에 테라를 예치하고 그 대신 1달러 가치 루나를 받는 차익 거래로 최대 20% 이익을 얻도록 했다.

하지만 오로지 투자자들의 신뢰로만 유지되는 이 메커니즘은 최근 작동 불능 상태에 빠졌다. 테라폼랩스는 이같은 구조로 1UST를 1달러에 계속 유지해왔지만 지난 10일부터 1달러 아래로 떨어지는 디페깅 현상이 일어났다. 이 때문에 루나 시세마저 급락하고, 이것이 다시 두 코인의 가격 하락을 촉발하는 '죽음의 소용돌이'에 빠져들었다는 지적이다.



지난 10일 오전 1UST가 0.68달러로 하락했다가 다시 0.9달러까지 올라서며 회복되는가 했더니 다음달에는 0.3달러까지 폭락했다. 12일 오전 9시 현재 0.8달러로 올라섰다

리서치업체 펀드스트랫은 "루나와 테라의 극적인 가격 하락은 스테이블 코인에 대한 신뢰가 완전히 증발해버릴 수 있는 데스 스파이럴(죽음의 소용돌이)"이라고 짚었다.

뿐만 아니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테라와 루나 모델은 이 가상화폐를 지원하는 사람들의 집단적 의지에만 의존하기 때문에 비판을 받아왔다"고 지적했다.

권 대표는 테라와 루나 폭락 사태를 진정시키기 위해 테라를 담보로 15억달러 규모의 구제금융 조달에 나섰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이번 사태는 암호화폐 시장 최대 뇌관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권 대표가 테라를 지원하기 위해 만든 비영리단체 '루나파운데이션 가드'가 수십억 달러 규모의 비트코인을 보유하고 있고, 테라 유동성 공급을 위해 비트코인을 처분하는 사태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우려에서다.

한편 루나와 테라 폭락 충격파 속에 이날 비트코인 가격은 3만 달러선이 무너졌다. 디파이 프로젝트와 연관된 가상화폐 아발란체(30%↓), 솔라나(20%), 에이브(24%↓)도 일제히 폭락했다.

일부 외신은 루나·테라 폭락의 파장을 리먼브러더스 사태로 촉발된 2008년 금융위기와 비교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이번 사태에 대해 2008년 금융위기와 비교하는 것이 시작됐다"면서 "극단적으로 높은 레버리지와 물고 물리는 순환적 메커니즘 등 그림자 금융(건전성 규제를 받는 않는 금융기관)의 특징을 테라 생태계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고 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테라의 추락이 가상화폐 시장에서 리먼브러더스 모멘텀이 되는가"라며 "많은 투자자가 이제 거의 모든 돈을 잃었다는 것을 깨달았고, 일부는 권 대표의 구제 패키지를 기다리지만 다른 사람은 이 프로젝트에 전적으로 신뢰를 잃었다"고 상황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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