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가 한국산 암호화폐 루나와 스테이블 코인 테라USD(UST) 폭락 사태에 “두 코인 발행 구조가 다단계 피라미드 사기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23일(현지시간) 세계경제포럼(WEF) 연차총회인 스위스 '다보스 포럼'에서 이같이 밝혔다고 미국 CNBC 방송이 보도했다.
CNBC 방송이 주재한 다보스포럼 패널 회의에서 그는 "(최근) 스테이블 코인 영역에서 큰 혼란이 발생했다"며 "스테이블 코인은 (신뢰할 수 있는 실물) 자산으로 뒷받침되면 (달러 대비 가치가) 1대 1로 안정적이지만, 자산으로 뒷받침되지 않으면서 20% 수익을 약속한다면 그것은 피라미드 구조"라고 비판했다. 이어 "피라미드 구조에는 무슨 일이 발생하는가. 결국 그것은 산산조각이 나면서 허물어진다"고 지적했다.
CNBC 방송은 "IMF 총재가 자산이 뒷받침되지 않는 스테이블 코인에 대해 피라미드라고 언급하면서 UST의 대실패가 (암호화폐) 시장을 붕괴시켰다는 점을 시사했다"고 전했다.
테라폼랩스가 발행하는 루나와 UST는 최근 폭락 사태로 암호화폐 시장에 큰 충격을 안겼다. 스테이블 코인 UST는 루나를 담보로 가치가 뒷받침되는 특이한 알고리즘 방식을 채택했고, UST가 1달러 밑으로 추락하자 루나도 동반 폭락했다.
여기다 테라폼랩스는 UST를 맡긴 투자자들에게 연 20% 수익을 약속해 폰지 사기(다단계 금융사기)라는 비판도 제기됐다. 이에 개인투자자들은 법적 조치에 나선 상황이다. 투자자 대리인 법무법인 LKB앤파트너스는 지난 19일 서울남부지검에 권 대표와 테라폼랩스 등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등 혐의로 고소·고발했다. LKB 측은 “권 대표가 투자자들을 유치하면서 알고리즘 설계 오류화 하자를 제대로 고지하지 않은 행위 등은 ‘기망행위’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테라폼랩스의 싱가포르 본사 사무실이 오랫동안 이용하지 않은 듯 먼지만 쌓인 채 텅 비어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권 대표를 비롯해 임직원들의 행방이 묘연한 상태다.
블록체인 전문 매체 코인데스크코리아는 테라폼랩스의 등기상 본사 소재지인 구오코타워를 직접 찾아갔더니 텅 빈 사무실만 있었다고 전날 단독 보도했다. 매체는 건물 입구 안내 펫말과 엘리베이터 등 어느 곳에서도 테라폼랩스의 흔적을 찾아볼 수 없었고, 해당 사무실 문은 굳게 닫힌 상태였다고 전했다.
건물 관리자와 같은 층에 위치한 다른 사무실 직원들은 테라폼랩스가 입주한 사실을 알고 있었다. 다만 이들은 테라폼랩스 직원들과 마주친 적은 없다고 매체는 설명했다.
테라폼랩스는 지난 2018년 권 대표와 신현성 전 공동대표가 설립한 법인이다. 테라폼랩스는 지난해 5월 서울 본사와 부산 지사를 문닫았고, 권 대표는 지난해 말부터 싱가포르에 거주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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