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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임금상승률, G5의 2.6배…노동비용 증가→물가 상승 '악순환'

한경연, 20년간 노동비용 분석

OECD 11개국 중 임금상승률 2위

상장사 10년간 매출 17% 늘 때

인건비 54% 올라…증가속도 3배

사회 전반 임금 인플레 우려 커져





한국 노동자의 평균 임금 상승률이 지난 20년간 주요 5개국(G5) 대비 2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노동비용이 크게 증가하면서 물가 상승을 압박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6일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20년간(2000~2020년) 한국 임금근로자의 1인당 연간 평균 급여 상승률은 43.5%로 나타났다. 이는 같은 기간 미국·일본·독일·영국·프랑스 등 G5 평균(16.5%)의 2.6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구매력평가(PPP)를 토대로 산출한 한국 임금근로자의 1인당 연간 평균 급여는 2000년 2만 9238달러에서 2020년 4만 1960달러로 늘었다. G5의 평균 급여는 4만 3661달러에서 5만 876달러로 증가했다. 한국은 인구 3000만 명 이상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11개국 중 두 번째로 임금 상승률이 높았다.

노동비용의 증가세가 가파른 반면 노동생산성은 이에 미치지 못했다. 2004년부터 2019년까지 한국의 제조업 근로자 1인당 노동비용은 88.2% 증가했지만 노동생산성은 73.6% 늘어나는 데 그쳤다. 삼성전자가 올해 노사협의회와 9% 임금 인상에 합의했지만 노조는 ‘연봉 1000만 원 인상, 영업이익 25% 성과급 지급’ 등을 요구하며 이재용 부회장 자택 앞에서 천막 농성을 하고 있다. SK하이닉스 기술사무직 노조는 기본급 기준 12.8%의 임금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현대차 노조는 기본급 인상 등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파업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생산성은 그대로고 인건비만 올라가는 상황인데 위기가 찾아오면 감당하기 어려울 것 같다”고 불안감을 내비쳤다.



기업의 가파른 인건비 상승 부담은 전형적인 ‘임금 인플레이션(임금 인상이 물가 상승을 초래하는 악순환이 반복돼 나타나는 인플레이션)’의 형태로 사회 전반의 물가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 한국경제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지난 10년간(2011~2021년) 국내 상장사의 인건비 증가율은 무려 54.5%에 달한다. 같은 기간 매출액 증가율은 17.7%였는데 인건비 증가 속도가 이보다 3배 이상 빠른 셈이다. 상장사 1369개사의 직원 수가 119만 6000명에서 125만 2000명으로 4.7% 늘어나는 동안 이들 회사의 연간 총급여는 65조 원에서 100조 4000억 원으로 급증했다.

국내 인구 감소 여파까지 겹치면서 주요 산업의 인재 확보전은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일할 사람이 적은 와중에 기업들의 인재 유치 경쟁이 벌어지면서 해마다 인건비 부담이 치솟는 중이다.

삼성전자의 경우 1인당 평균 임금이 2020년 1억 2700만 원에서 지난해 1억 4400만 원으로 13.4% 올랐다. SK하이닉스는 9300만 원에서 1억 1500만 원으로 23.7%나 뛰었다. 최근 반도체·배터리 등 주요 산업의 인재 부족 현상이 심각해지면서 임금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개발자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는 정보기술(IT) 업계에서는 인건비 부담이 매출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을 정도로 늘어난 상황이다. 네이버의 올 1분기 인건비·복리후생비는 3812억 원으로 전체 영업비용의 24% 수준이다. 지난해 네이버의 평균 연봉은 전년(1억 240만 원) 대비 26.0% 늘어난 1억 2915만 원에 달했다.

카카오는 올 1분기 인건비가 전년 동기 대비 43% 늘어난 4200억 원을 기록했다. 회사의 평균 임금은 2020년 1억 800만 원에서 지난해 1억 7200만 원으로 무려 59.3%나 증가했다. 그럼에도 남궁훈 카카오 대표는 올해 인건비 예산(총액)을 지난해 대비 15%나 늘리겠다고 발표했다. 카카오는 급격한 인건비 상승으로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 증가한 데 그친 1587억 원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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