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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조 쏟아부었는데…순식간에 '물바다' 된 강남 왜

서울에 집중호우가 내린 8일 밤 서울 강남역 인근 도로가 물에 잠겨 있다./연합뉴스




중부지방에 80년 만에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지면서 고질적인 침수 지역인 강남역 일대가 다시 물에 잠겼다. 침수 피해는 서울 전역에도 발생했지만, 특히 한강 이남 지역을 중심으로 피해가 컸다. 이에 서울시의 예방 대책이 미흡했던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9일 서울시 등에 따르면 전날부터 강남구와 서초구 지역에는 시간당 100㎜가 넘는 비가 쏟아졌다. 강남 지역의 시간당 최대 강우 처리 용량 85㎜를 훌쩍 넘어선 수치다. 이로 인해 이날 아침 출근길은 교통 대란이 일어나기도 했고, 소셜미디어(SNS) 등에는 강남역 인근에 침수 상태로 버려진 자동차들의 사진이 올라오기도 했다.

9일 오전 강남구 대치역 인근 도로에 지난밤 폭우로 침수된 차들이 그대로 방치돼 있다. /연합뉴스


강남역 일대는 서울의 대표적인 상습 침수 지역으로 꼽힌다. 주변보다 지대가 낮은 항아리 지형으로 서초와 역삼 고지대에서 내려오는 물이 고인다. 여기에 반포천 상류부의 통수능력 부족 등으로 인해 종종 침수가 발생했다. 특히 빗물 흡수가 안 되는 아스팔트가 많고, 서운로 하수관로로 빗물이 집중되면서 압력을 이기지 못한 맨홀 뚜껑이 열려 하수가 역류하곤 했다. 2010년 9월과 2011년 7월에도 집중호우로 강남 일대가 물에 잠기는 피해가 발생했다.

이에 서울시는 2015년 '강남역 일대 및 침수취약지역 종합배수 개선대책'을 발표하며 △ 잘못 설치된 하수관로를 바로잡는 배수구역 경계조정 △ 서울남부터미널 일대 빗물을 반포천 중류로 분산하는 지하 배수시설인 유역분리터널 공사 등을 추진했다. 당시 서울시가 강남역 등 33개 주요 침수취약지역 수방시설 확충사업에 투입을 발표한 총예산은 1조4000억원 규모다. 하수관거 개량 사업 7364억원, 빗물 펌프장 신·증설 사업 2939억원, 빗물 저류조 설치 사업 2142억원, 하천정비 사업 1649억원 등이다.



그러나 예산과 설계 문제 등으로 인해 공사는 계속 지연됐다. 배수구역 경계조정 공사는 하천수위보다 높은 고지대와 하천수위보다 낮은 저지대의 경계를 조정해 빗물의 배출방식을 개선하는 사업인데 애초 2016년까지 마무리할 예정이었으나 예산과 지장물 이설 문제로 인해 2024년까지 연장된 상태다.

반포천 유역분리터널(교대역∼고속터미널역 총연장 1162m)은 2018년에야 착공해 올해 6월 완공됐다. 그 사이 2020년 8월 강남역에 하수가 역류하는 피해가 발생하기도 했다.

분리터널 공사 완료로 30년 빈도(시간당 95mm)의 강우를 방어할 능력이 확보됐지만, 여전히 이번과 같은 기록적 폭우에는 속수무책일 수밖에 없다.

서울시 관계자는 "현재 30년 빈도 강우 대응을 목표로 대책을 마련해왔는데 이번과 같은 폭우에 대응하려면 정부와 협의해 강우 대응 목표를 올려야 한다"며 "예산 등 현실적인 부분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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