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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 생각 없다" 입맛 잃은 노인 '이 병' 신호일지 몰라[헬시타임]

노인 10명 중 3명이 겪을 정도로 흔한 우울증

치매와 증상 구분 어려워…신체증상으로 나타나기도

노년기 우울증 치료 안하면 치매로 이어질 수도 있어

노년기 우울증은 치매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이미지투데이




폭염과 폭우가 반복되는 날씨에 입맛을 잃은 노인들이 많다. 가족들이나 지인들 입장에선 '잠을 잘 못잔다'거나 '기운이 없다'는 말을 들어도 나이 탓 혹은 날씨 탓이려니 하고 대수롭지 않게 여기기 쉬운 시기다.

하지만 이러한 신체 증상을 자주 호소하고, 건망증 증상까지 보인다면 노년기 우울증을 의심해 봐야 할지 모른다. 우울증은 65세 이상 인구 10명 중 2~3명이 경험한다고 알려질 정도로 고령층의 매우 흔한 정신건강 문제다. 노년기 우울증은 약물복용으로 충분히 치료 가능하지만 방치할 경우 치매로 이어질 수 있어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박지은 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의 도움말로 노년기 우울증 증상과 치료법, 치매와의 구분법 등에 대해 살펴보자.

◇ 노인 10명 중 3명이 겪는 우울증, 숨은 증상도 많아


우울증은 의욕 저하, 우울감, 그리고 다양한 정신 및 신체적 증상을 일으켜 일상 기능의 저하를 가져오는 질환이다. 65세 이상 인구 10명 중 2~3명이 경험한다고 알려질 정도로 흔하다.

노년기 우울증이 있는 사람들이 자주 느끼는 대표 증상은 ‘기억력이 나빠졌다’는 것이다. 마치 치매에 걸린 것처럼 인지 기능의 문제를 심하게 호소하기도 한다. 이런 경우 진짜 치매는 아니지만 치매와 같은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뜻에서 ‘가성 치매’라고 부르기도 한다.

65세 이상 인구 10명 중 2~3명이 우울증을 경험한다고 알려졌다. 사진 제공=서울대병원


흔히 우울증을 가진 사람들은 인지기능에 문제가 있다고 여기기 쉽지만, 기분이 가라앉거나 매사에 관심과 의욕이 떨어지는 것도 우울증 환자에게 흔히 나타나는 증상이다. 입맛이 줄고 잠을 잘 못 자는 등의 증상도 동반될 수 있다. 몸이 여기저기 아프거나 기운이 없고, 소화가 잘되지 않아 가슴이 답답한 상태 등의 ‘신체 증상’을 자주 호소하는 것도 노년기 우울증의 특징이다.

노년기 우울증 대표 증상. 사진 제공=서울대병원


정작 우울증이 있는 노년층에게 요즘 기분에 대해 물으면 ‘잘 모르겠다’거나 ‘그냥 그렇다’고 대답하는 경우가 많다. 우리나라 노인들의 경우 본인의 감정 상태에 대해 직접적으로 표현해 본 경험이 적기 때문에 이 같은 현상이 더욱 두드러진다. 따라서 노년층에서는 우울한 기분을 분명하게 호소하지 않더라도 그 이면에 우울증이 숨어있을 가능성을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

◇ 노인도 항우울제 복용으로 우울증 치료될 수 있어


노년층은 우울증이 발병률이 높은 데 비해 치료를 받는 비율이 매우 낮다. 우울증을 제대로 관리하지 않으면 삶의 질이 낮아지고 신체 질환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사망률을 높이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노년기 우울증은 항우울제 등의 약물을 사용하면 충분히 호전될 수 있다. 항우울제는 수면제나 안정제에 비해 부작용이 적고 다른 약물과 함께 사용해도 안전한 편이다. 따라서 고령 환자라도 대부분 불편함 없이 복용 가능하다.

다만 앓고 있는 신체질환이나 복용 중인 약물이 노년기 우울증의 원인이 될 수 있고 최근에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사건이 있었거나 불안정한 환경요인 등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이러한 원인들에 대해 포괄적으로 평가하고 개입하는 것 또한 치료 과정에서 중요한 부분이다.



◇ 우울증, 치매로 이어질 수도…인지기능 이상 주의 깊게 관찰해야


노년기 우울증을 잘 진단하고 치료해야 할 중요한 이유는 또 있다. 치매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 치매로 이어지는 우울증은 인지기능 변화가 동반되는 점이 특징이다. 따라서 인지기능 이상 여부를 꾸준히 관찰해야 할 필요가 있다.

노년기 우울증을 앓고 있는 환자들은 크게 두 그룹으로 나눠진다. 첫 번째 그룹은 20~30대 젊은 나이에 우울증이 발생해 나이 들어서까지 지속되는 ‘조발성 우울증’이다.

반면 두 번째 그룹은 젊었을 때 별다른 문제가 없다가 중년 이후에 우울증이 발생하는 경우다. 이를 ‘만발성 우울증’이라고 하는데, 뇌의 퇴행성 변화가 동반됐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특히 주의 깊게 경과를 지켜봐야 한다.

또한 우울증 초기부터 인지기능의 문제가 동반되거나 치료 중 우울 증상은 좋아졌지만 기억에 호전이 없다면 아직 드러나지 않은 신경퇴행성 질환이 동반됐을 가능성을 고려해야 할 필요가 있다. 우울증 약물치료에 반응이 좋지 않은 경우에도 이 같은 가능성이 존재한다.

◇ 노년기 우울증, 치매와 구분하려면…"기억력 변화 잘 살펴야"


우울증과 치매를 구분하기 위해서는 여러 질문을 통한 포괄적인 평가가 필요하다. 경우에 따라 인지 기능 검사나 MRI와 같은 뇌 영상검사를 시행하기도 한다. 우울증과 치매를 구분할 때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인지 기능이 어떻게 나빠져 왔는가’에 대한 내용을 확인하는 데 있다.

치매를 일으키는 원인의 80% 이상은 알츠하이머병과 같은 신경퇴행성 질환이다. 이러한 퇴행성 질환은 오랜 시간에 걸쳐 서서히 나빠진다. 예를 들어 우울증 환자의 경우 ‘기억력이 갑자기 나빠졌다’ 혹은 ‘기분 상태에 따라 기억력이 좋았다 나빴다 한다’고 보고할 수 있지만, 퇴행성 치매 환자는 ‘기억력이 조금씩 점차적으로 더 나빠진다’고 보고한다.

따라서 우울증과 치매를 구분하려면 현재의 인지 기능 뿐만 아니라 2~3년 전 기억력에 대해서도 파악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또한 작년과 올해의 기억력도 비교해 봐야 한다.

◇ 가장 확실한 치매 예방법은 ‘노년기 우울증’ 치료


우울증이나 치매에 걸리면 일상적인 활동이 줄어들 수 있다. 이럴 때는 우울증으로 인해 의욕이 없고 귀찮아서 ‘안’하는 것인지, 아니면 인지 기능에 문제가 있어서 실수가 생기고 ‘못’하는 것인지를 잘 구분해야 한다.

치매는 예방이 매우 중요하다. 치매를 예방하기 위한 중요한 방법 중 하나는 우울증을 잘 치료하는 것이다. 특히 경도인지장애가 있는 사람에게 우울 증상이 있는 경우 치매 진행이 더 빠르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박지은 교수는 “나이가 들어 우울증이 발생했다면 반드시 병원에 내원해 전문의에 의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며 “머릿속에서 치매가 진행되고 있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체크해보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이어 "이미 우울증으로 치료를 받고 있다면 증상이 호전되더라도 꾸준히 병원에 내원해 인지 기능을 체크해야만 건강한 노년을 맞이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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