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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체모사 관심 덕에 원천기술 상용화…민가 소음 피해 막고 공사비도 절감"

[이달의 과학기술인상] 김동현 한국철도기술硏 수석연구원

공기역학 설계만으로 기능 최적화

고속철, 감속없이 터널 진입 가능

공학에 인문·생물학 결합땐 도움

김동현 한국철도기술연구원 수석연구원이 터널에서 고속철도 폭발음을 저감할 수 있는 기술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 제공=한국연구재단




“평소 생체 모사 공학에 관심이 많았죠. 자연계는 수억 년간 진화 과정을 거쳐 고도로 최적화됐기 때문입니다. 제트기가 음속을 돌파할 때와 비슷한 폭발음인 소닉 붐(sonic boom)을 저감하는 방법으로 상어의 호흡 방식을 모사하는 아이디어를 낸 것도 이 때문이죠.”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최하고 한국연구재단과 서울경제가 공동 주관하는 ‘이달의 과학기술인상’ 9월 수상자인 김동현(60) 한국철도기술연구원 수석연구원은 31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철도 터널의 엄청난 폭발음을 저감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실험을 반복하는 과정에서 공기역학적 형상이 ‘상어의 호흡 방식’을 닮아가고 있었다”며 이같이 밝혔다. 중앙대 기계공학과를 나와 서울대에서 기계공학 박사를 받은 그는 대우그룹 고등기술연구원과 포항산업과학연구원(RIST)을 거쳐 1996년 철도기술연구원에 둥지를 틀고 연구에 전념해왔다.



상어 후드 연구의 모티브가 된 상어는 실제 많은 종이 헤엄칠 때와 사냥을 하는 과정에서 독특한 ‘고속 강제 호흡 방식(ram ventilation)’을 사용해 에너지 효율이 뛰어나다. 그는 “상어가 고속으로 헤엄치며 먹이를 사냥하는 동영상을 반복해 봤다”며 “상어 입 안쪽에서 순간적으로 변형되는 3차원 구조가 물·흐름의 압력 변화도 효율적으로 줄여주는 구조라는 확신을 갖게 됐다”고 했다. 이를 통해 시공성과 적용성이 우수한 한국형 소닉 붐 저감 후드의 원천 기술을 상용화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최근 국내에서 설계 중이거나 건설 중인 신규 고속철도는 건설비 절감을 위해 세계 최소 단면적 터널(39~50㎡)과 콘크리트 궤도를 적용하고 있다. 이때 나타나는 소닉 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고성능 후드 개발이 필요한 것이다. 그는 “상어 후드는 기계장치나 전자장치 없이 공기역학적 설계만으로 기능을 최적화하고 형상도 단순하게 설계했다”며 “세계 최고 수준인 일본 신칸센의 소닉 붐 저감 후드보다 성능이 30% 이상 뛰어나다”고 비교했다. 이를 통해 고속 열차는 감속 없이 터널에 진입할 수 있다. 민가와 축사는 폭발음에 따른 피해 문제를 해소할 수 있다. 터널 단면적 축소를 통해 철도 터널 건설비 절감과 공사 기간 단축도 기대된다. 물론 후드 제작비도 줄어들고 유지 보수비 역시 거의 들지 않게 된다. 따라서 국내에서 실적이 쌓이면 수출길도 열릴 수 있을 것이라는 게 그의 기대다.

한편 김 수석연구원은 공학자를 꿈꾸는 학생들에게 “연구 분야 너머의 다양한 소양을 겸비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공학에 창의성을 더해주는 예술·인문학·생물학 등에 관심을 기울이면 의미 있는 연구 성과를 도출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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