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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100대 기업 재고 100조 돌파…'복합위기' 역풍 [뒷북비즈]

부채도 1년새 535조→588조 급증

부산항 신선대와 감만부두에서 컨테이너 하역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연합뉴스




원자재 값 급등, 경기 위축의 여파로 국내 매출 100대 기업들의 재고자산이 100조 원을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 한 곳당 1조 원어치 이상의 재고자산을 쌓고 있다는 뜻이다. 더욱이 고금리 국면에서 100대 기업의 전체 부채도 1년 사이 53조 원 이상 늘어 정부의 한 해 예산 규모와 맞먹게 됐다. 올 하반기 들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고물가, 고환율 등으로 경기 침체가 본격화하면서 ‘소비 위축→재고 증가→생산·투자 감소→이익 축소→빚 부담 증가’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계속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29일 서울경제가 전국경제인연합회와 매출 상위 100대 기업(지난해 말 기준, 공기업·금융사 제외)의 별도 재무제표를 분석한 결과 올 2분기 이들의 총재고자산은 98조 1471억 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 포스코를 비상장 사업 법인으로 떼어낸 매출 5위 기업 포스코홀딩스(지난해 말 기준 7조 6232억 원)와 최근 물적 분할을 단행한 세아베스틸지주(001430)(올 1분기 기준 5089억 원)의 재고자산이 전체 액수에서 빠진 점을 감안하면 실제 총액은 최소 106조 원이 넘는 것으로 파악된다.

현 100대 기업의 재고자산 규모는 포스코홀딩스와 세아베스틸지주의 수치까지 포함했던 지난해 2분기(76조 3868억 원)와 비교해도 최소 21조 7603억 원(28.5%)이 더 많은 규모다. 기업별로 보면 매출 1~4위 기업인 삼성전자(005930)현대차(005380)·SK하이닉스(000660)·기아(000270)의 재고자산이 지난해 2분기 12조 7947억 원, 2조 8283억 원, 4조 9718억 원, 1조 7411억 원에서 올 2분기 21조 3902억 원, 3조 2967억 원, 7조 3108억 원, 2조 1575억 원으로 모두 크게 늘었다.

창고에 재고만 쌓이는 가운데 100대 기업의 부채 총계는 2분기 기준 588조 7055억 원까지 치솟았다. 지난해 같은 분기(535조 2824억 원)와 비교하면 1년 새 53조 4231억 원(10.0%)이나 더 늘었다. 이는 지난해 정부 예산안(558조 원)보다 많고 올해 예산안(604조 4000억 원)에 근접한 수준이다. 이익률은 떨어졌는데 금리와 원자재 가격만 크게 오른 여파다.



지난 1년간 매출 100대 기업의 재고자산이 눈덩이처럼 불어난 것은 회사들이 그간 코로나19 특수를 대비해 공급을 크게 늘렸다가 역풍을 맞은 효과 때문으로 분석된다. 올 들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공급망 위기, 원자재 값 급등, 고물가, 고금리, 고환율, 경제 침체로 이어지는 복합 위기를 미처 예측하지 못한 결과라는 얘기다. 또 원자재 가격이 불안한 흐름을 보이면서 원재료를 미리 비축하려는 수요도 재고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는 진단이 뒤따른다.재고자산의 증가 양상은 정보기술(IT), 자동차, 정유·화학, 철강, 조선 등 대부분의 업종에 전방위적으로 걸쳤다. 기업들이 연초와 정권 교체기에 약속했던 투자까지 연쇄적으로 연기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이상호 전경련 경제정책팀장은 “기업들이 소비 위축과 대외 불확실성으로 상품과 원자재 재고를 동시에 쌓는 형국”이라며 “금융 비용이 증가하면서 제2 금융권을 찾는 기업도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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