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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이라는 전기차…다 쓴 배터리는 어떡하죠? [지구용]

제주 전기차배터리산업화센터에 전기차에서 떼어낸 배터리 팩들이 쌓여있다. /제주=박민주기자




에디터는 여행 가서 차를 빌릴 때 주로 전기차를 애용해요. 특히 전기차 충전소가 곳곳에 있는 제주도에서요. 이것 만으로도 나는 친환경적(?) 인간이다 어깨도 으쓱하면서요. 그런데 말이죠... 전기차는 친환경적이지만, 전기차의 핵심 부품인 배터리는 그렇지 못하다는 사실 아셨나요? (거기까진 생각하지 못한 1인...)

바로 배터리의 원재료로 사용되는 리튬·니켈·코발트 등 유기물질이 환경에 치명적이라 그대로 폐기하면 심각한 환경오염을 야기하기 때문이라는데요. 그런데 차는 언젠가 폐기해야 하잖아요? 그럼 전기차도 그린워싱인가... 머리가 아파올 참에 제주도에 전기차 배터리 처리 센터가 있다고 해서 찾아가봤어요. 슨생님, 전기차 계속 타도 되는거죠?

전기차 타는 것만큼 배터리 처리도 중요해




일단 전기차 배터리 문제가 얼마나 심각해질 수 있는지 짚고 갈게요. 국내에 전기차가 본격적으로 보급된 건 정부가 전기차에 보조금을 지급하기 시작한 2011년이에요. 전기차 배터리 수명은 6~10년 정도(약 500회 충전하면 주행거리가 짧아지고 충전 속도가 느려짐). 계산해보면 이미 폐배터리가 나오기 시작했죠.

문제는 앞으로에요. 환경부 추산 2030년이면 전기차 누적 보급대수는 300만대에 달할 전망인데요. 폐배터리도 이때쯤이면 10만개가 넘을 것으로 추산돼요.

나 아직 안 죽었다…배터리의 무한 변신




그럼 이걸 그냥 버리나요? 다행히 처리할 방법은 있어요. 통상 전기차 배터리의 수명은 잔존 용량이 초기 용량 대비 80% 이하로 감소하면 다하게 되는데요. 사실 이게 전기차 기준이지 그냥 배터리로 생각하면 아직 충분히 쓸만하잖아요. 그래서 이걸 재사용(재제조) 또는 재활용을 해 환경오염을 방지하는 거죠.

재활용은 폐배터리에서 원재료를 추출해 다른 새 배터리를 만드는 데 활용하는 방식을 말해요. 배터리 원재료는 희귀 광물로 대부분 외국에서 수입되는 만큼 폐배터리 재활용을 통해 원재료를 확보하면 배터리 원가 절감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어요. 재사용은 재조립을 통해 배터리 용도를 바꾸는 방식이에요. 잔존 용량이나 배터리 상태에 따라 에너지저장시스템(ESS) 등으로 사용 가능해요.

에디터가 찾은 제주 전기차배터리산업화센터는 재사용에 초점을 맞춰서 전기차 배터리를 변신시키는 곳이에요. 배터리는 셀(배터리의 최소 단위, 사진 왼쪽)이 모여서 모듈(1개당 약 12~48개의 셀, 사진 오른쪽)을 이루고 이게 팩(1개당 약 8~40개의 모듈)으로 구성돼 전기차 배터리로 탑재되는데요. 이곳에서는 배터리를 가져와 다시 역순으로 분해해 잔존가치를 평가하고 있어요. 이후 필요한 배터리로 재탄생 시키는 역할까지 하고요.

현재 회수 및 보관 중인 폐배터리는 300여개 정도. 지난해까지 보급된 전기차 배터리는 지자체로 반납하게 되어 있어 2030년에는 2만개 이상의 배터리를 확보하게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해요. 약 600MWh. 김형진 성능평가팀장님 오피셜 이 정도 분량이면 “제주도 전체 전력의 하루 분”이라고. 상당하죠?

양식장부터 전기차 충전소까지 무궁무진




그럼 검사를 끝낸 배터리는 어떻게 재탄생할까요. 생각보다 더 다양하더라고요. 일단 가장 많이 쓰이는 게 신재생에너지 연계 에너지저장장치(ESS)에요. 가운데 사진이 바로 전기차 배터리를 모아 만든 ESS인데요. SM3 8개 반에서 나온 배터리 팩으로 만들었고 태양광 패널(왼쪽 사진)로부터 태양광 에너지를 받아 저장해요. 그런 다음 전기차 충전기(오른쪽 사진)로 전력을 보충해주는 방식. 한번에 전기차 8대 정도 충전할 수 있다고 하네요. 참고로 실증용이라 용량을 작게 만든 편이라고.

전기차 충전소뿐만 아니라 ESS는 양식장 발전기부터 사무·가정용 비상전원장치로도 사용 가능해요. 또 전기차 팩을 모듈로 분해하면 크기가 작아져서 가로등이나 농업용 운송기기, 전동휠체어 등에 들어가는 배터리로도 재사용이 가능하다고. 김형진 팀장님은 “2019년부터 다양한 제품을 제작해 실증 운영하고 있다”며 “앞으로 정부 공인 인증 체계가 구축된다면 바로 제품 상용화가 가능한 수준”이라고 말씀하셨어요.

왜 바로 상용화가 안될까?


쏟아지는 전기차 폐배터리를 생각하면 하루 빨리 배터리 재사용 또는 재활용이 이뤄져야 하는데 실상은 연구 단계에 그치고 있어요. 아직 폐배터리의 재사용 여부나 안전성, 잔여 성능을 판단할 기준이 법적으로 정해지지 않은 탓. 중국이나 유럽 등은 재사용 배터리의 불량이나 사고 발생 시 책임소지를 명확히 하기 위해 회수 주체, 방법론 등 국가 단위의 기준을 만들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아직이거든요.

다행히 최근 정부는 안전합격 전기차 폐배터리를 내년 10월부터 사용할 수 있도록 법을 만들었는데요. 이에 따라 빨리 기준도 만들어서 폐배터리 하나라도 폐기되지 않고 모두 재사용 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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