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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과학기술인상] 신약개발 핵심 '장기 모사칩' 대량화 길 열어

고승환 서울대 기계공학과 교수

말랑한 투명 미세패터닝 기술 개발

공정시간·비용 줄여 기존 한계 극복

소프트로봇·4D프린팅 적용 기대

고승환(오른쪽) 서울대 기계공학과 교수가 실험실에서 연구원들과 장기 모사칩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 제공=한국연구원재단




‘2054년 미국 워싱턴 DC, 미리 범죄 발생 시간과 장소·범인까지 예측하는 치안 시스템이 작동한다. 이를 통해 특수경찰이 미래 범죄자들을 체포한다. 하지만 오히려 특수경찰 팀장(톰 크루즈)이 미래에 누군가를 살해하는 범행 장면이 뜨며 추적을 받게 된다. 이에 음모를 파헤쳐 미래를 바꾸기 위한 사투가 벌어지는데….’ 2002년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이 서기 2054년을 배경으로 만든 공상과학(SF)영화인 ‘마이너리티 리포트’의 줄거리다. 이 영화는 범죄 예방 시스템을 비롯해 터치스크린, 홍채와 지문 인식 등 다양한 첨단기술이 선보인다.

바로 이 영화를 보며 다양한 웨어러블 전자기기와 전자피부 기술에 매료돼 이를 실제 구현하겠다는 꿈을 키운 40대 후반의 과학자가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최하고 한국연구재단과 서울경제가 공동 주관하는 ‘이달의 과학기술인상’을 받은 고승환(48·사진) 서울대 기계공학과 교수. 그는 인체 생리 현상을 재현해 동물실험을 대체하는 신약 개발의 중요한 기술인 장기모사칩(organ-on-a-chip) 제작 공정의 한계를 극복하는 데 도전했다. 그 결과 시간과 비용을 크게 절감할 수 있는 투명 실리콘 미세패터닝(1㎜ 이하의 초소형 구조체) 기술을 개발했다. 고 교수는 “장기모사칩을 저비용으로 대량생산하면 난치성 질병 치료제 개발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여 삶의 질 향상에 도움을 주게 된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연구팀은 기존 준비된 틀에 실리콘 기반의 투명 탄성체(PDMS)를 부어 굳게 하는 ‘몰딩방식’이 시간과 비용이 많이 소요되는 문제를 극복했다. PDMS는 투명하면서도 독성이 낮고 불연성인 유기규소 화합물로 고온에서는 높은 점성의 액체, 저온에서는 탄성을 갖는 고체처럼 행동한다

.장기모사칩에 적용 가능한 투명 실리콘 미세패터닝 기술




장기모사칩에 적용 가능한 투명 실리콘 미세패터닝 기술


고 교수 연구팀은 PDMS를 이용한 미세소자 제작이 공정이 까다롭고 많은 비용이 드는 현실에서 선택적 레이저열분해공정을 통해 3차원 미세패터닝 공정 개발에 처음으로 성공했다. 틀이 필요 없고 즉석에서 가공 형상을 바꿀 수 있는 ‘레이저 직접 가공법’을 개선해 높은 표면가공과 정밀도를 갖는 기술을 개발한 것이다. 고 교수는 “불투명한 PDMS가 투명한 PDMS보다 효과적으로 레이저를 흡수해 열분해 반응이 유도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며 “이 열분해 연쇄반응 현상을 이용해 3D 프린터처럼 원하는 모양을 쉽고 간단하게 만들 수 있는 PDMS 가공법을 개발했다”고 말했다. 그동안 레이저로는 가공이 어려웠던 투명하고 말랑한 소재를 미세패터닝하는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는 설명이다.

고 교수는 “미세유체 칩과 랩 온어 칩을 구현해 생체 적합성까지 확인했다”며 “앞으로 미세유체 채널과 세포 배양 칩, 오가노이드를 좀 더 빠르고 저렴하게 개발할 것”이라고 포부를 피력했다.

이와 함께 연구팀이 개발한 투명 실리콘 미세패터닝 기술은 소프트 로봇 분야에도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특정 물질에 한정됐던 3D·4D 프린팅 분야에서 새로운 기법 개발을 촉진해 기술 선점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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