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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TT다방] 단언컨대 3부 '부검'은 웰메이드, 1시간 동안 전율하는 넷플 호러 시리즈

[리뷰] 넷플릭스 ‘기예르모 델토로의 호기심의 방’

8부작 옴니버스 호러 시리즈

3번 에피소드 ‘부검’, 이번 시리즈의 성과

가볍게 볼 수 있는 호러 콘텐츠로 제격


직접 맛보고 추천하는 향긋한 작품 한 잔! 세상의 OTT 다 보고 싶은 ‘OTT다방’




‘기예르모 델토로의 호기심의 방’ 포스터 / 사진=넷플릭스 제공




기예르모 델 토로가 작품을 소개하면 마치 놀이공원 귀신의 집 같은 오프닝 영상을 통해 호기심의 방이 열린다. 이 방에는 짧지만 다채로운 여덟 편의 이야기가 준비돼있다. 영화 ‘판의 미로’, ‘셰이프 오브 워터’로 아카데미 시상식을 석권하며 그로테스크한 상상력을 뽐낸 감독 기예르모 델 토로가 이번엔 제작자로 나섰다. 넷플릭스와 손잡고 총괄 프로듀서로 참여한 호러 옴니버스 시리즈 ‘기예르모 델토로의 호기심의 방’을 통해서다.

‘기예르모 델토로의 호기심의 방’은 각기 다른 활동 배경을 가진 호러 크리에이터들이 연출한 총 여덟 편의 에피소드를 들려준다. ‘36번 창고’, ‘무덤가의 쥐’, ‘부검’, ‘겉모습’, ‘모델’, ‘마녀의 집’, ‘관람’, ‘새들의 비행’은 1시간 내외의 길이로 호러와 미스터리, SF를 버무린 공포를 선사한다. 지난달 28일 전편이 공개되자마자 10월 마지막 주 글로벌 시청 시간 3위를 기록한 따끈따끈한 신작에는 아름답고도 기괴한 미술을 보여준 기예르모 델 토로 특유의 분위기가 고스란히 묻어있다. 자신의 작품세계를 기반으로 플랫폼과 손잡고 중단편 장르 시리즈를 프로듀싱했다는 점에서 데이비드 핀처의 ‘러브, 데스 + 로봇’이 떠오르는 시도이기도 하다.

‘기예르모 델토로의 호기심의 방’ 스틸 / 사진=넷플릭스 제공




버려진 장기 임대 창고의 물건을 팔아 돈을 버는 닉이 오래된 심령 테이블을 발견하면서 벌어지는 ‘36번 창고’, 묘지를 도굴해 나온 재물을 훔쳐 살아가는 마송이 쥐들에게 습격당하는 ‘무덤가의 쥐’ 등 모든 에피소드들은 짧은 러닝타임 내에 흥미를 자극한다. 네 번째 에피소드 ‘겉모습’은 동료들과 어울리지 못하는 은행원 스테이시가 다른 존재가 되기 위해 벌이는 속물적인 사투의 호러 버전이다.

현대 호러 문학의 대표자 H.P. 러브크래프트의 단편 소설을 원작으로 한 ‘모델’과 ‘마녀의 집’은 각각 미대생 윌리엄이 어둡고 소름 끼치는 리처드의 그림을 보고 현실과 환상을 혼동하는 이야기, 쌍둥이 동생을 잃고 과거에 집착하는 심령 협회 연구원 윌터가 동생을 만나기 위해 차원을 넘는 이야기를 그린다. ‘관람’에서는 부유한 이의 집으로 초대된 네 주인공이 이전에는 보지 못했던 존재와 마주하고 마지막 에피소드 ‘새들의 비행’에서는 아이를 잃고 외딴 집으로 이사한 조류학자 부부의 공포와 치유의 드라마가 펼쳐진다. 배우들의 안정된 연기력과 욕망, 복수, 외모지상주의, 사랑 등의 소재에 대한 나름의 교훈을 남기면서도 무겁지 않은 호러 오락 시리즈다.



데이비드 프라이어 연출 부검

이번 시리즈에서 가장 인상적인 에피소드는 단연 ‘부검’이다. 미국 작가 마이클 셰이의 단편 소설 ‘부검(The Autopsy)’를 원작으로 공포물의 미술, 연출 등을 작업해온 데이비드 프라이어가 연출했다. “우주에 우리뿐인 걸까”라는 SF적 상상력을 바탕으로 호러, 미스터리와 적절히 버무렸다. 이 질문은 인간의 면모를 성찰하게 한다. 미지의 존재로부터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인간의 나약함, 오만함이 인상적으로 그려졌다.

탄광에서 일어난 폭발로 10명이 숨진다. 이를 수사하던 노련한 보안관 네이트는 오랜 친구이자 법의학자 칼에게 도움을 청하고 그에게 두 달 전 마을에서 일어났던 일을 들려준다. 한 달간 6명이 연이어 실종됐다. 그중 하나는 숲속에서 발견됐고, 그 형체가 기이해 네이트에게 절망감을 줬다. 그러던 중 실종됐던 에디 사이크스가 조 앨런이라는 이름으로 마을에 다시 나타났다. 네이트는 조 앨런의 방에서 수상한 물체를 발견해 이를 챙긴 뒤 광산에 갔고 조 앨런이 물체가 거기 있는 걸 알고 있었다는 듯 나타나 물체를 들고 도망치다 폭발이 일어났다. 잔인한 사건에 네이트는 양심의 가책을 느끼고 사고 당한 이들을 도우려 한다. 칼은 사망한 노동자들의 산업재해 처리를 위해 검시소를 마련하고 시체 10구의 부검을 시작한다. 칼이 마주할 사건의 실체는 무엇일까.



57분간의 짧은 에피소드인 만큼 크고 방대한 설정은 필요하지 않다. ‘부검’은 아주 효율적으로 차근차근 서스펜스를 쌓아 올린 에피소드다. 작은방 안에서 생명을 놓고 주고받는 대화의 연출이 겉보기엔 잔잔하나 속은 끓고 있는 듯한 긴장감과 흡입력을 준다. 이를 녹음하는 녹음기를 활용한 점도 이 효율적인 서스펜스에 방점을 찍는다. 갑작스레 놀라게 하는 장면으로 일시적으로 시청자를 놀라게 하는 무서움과는 거리가 먼 작품이다. 실종사건과 이를 추적하는 법의학자라는 미스터리 추리물에 SF를 접목시켜 색다르게 풀어간 각본과 연출이 돋보인다. 우리가 아닌 존재와 대화할 때 인간이 그를 어떻게 대하고 어떤 결과를 맞이하는지에 초점을 두고 지켜보면 흥미롭다. 단, 부검 장면에서 나오는 잔인함의 수위가 높아 고어물을 잘 보지 못하는 이라면 주의가 필요하다.

◆시식평 - 호러와 SF, 미스터리가 합쳐진 이야기 보따리. 가볍게 즐길 이들에게 추천!

+요약


제목 : 기예르모 델토로의 호기심의 방

장르 : 호러, 미스터리, SF

길이 : 8부작

제작 : 기예르모 델 토로

공개일 : 2022년 10월 25일

관람등급: 청소년 관람불가

볼 수 있는 곳 : 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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