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술자리 성추행·폭언" 오메가엑스, 꿈 위해 참았던 눈물…법적 분쟁 간다(종합) [SE★현장]

그룹 오메가엑스(OMEGA X) 재한이 16일 오후 서울 서초구 변호사회관에서 진행된 전속계약 해지 관련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 사진=김규빈 기자




“세상에 저희 얘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그룹 오메가엑스(OMEGA X)가 소속사의 부당대우를 폭로하는 기자회견을 시작하기 전 팬들에게 전한 말이다. 꿈을 위해 뭉쳤던 이들은 다시 무너질 수 없어 세상에 적나라한 뒷이야기를 들려주기로 했다. 부조리한 일들에 맞서는 것 또한 다시 꿈을 찾기 위해서다.

15일 오후 서울 서초구 변호사회관에서 오메가엑스의 전속계약 해지 관련 기자회견이 열렸다. 이날 자리에는 멤버 재한, 한겸, 예찬, 정훈, 희찬, 세빈, 태동, 젠, 제현, 케빈, 혁과 이들의 법률대리인 법무법인 에스 노종언 변호사, 서주연 변호사가 참석했다.

오메가엑스와 소속사 스파이어엔터테인먼트(이하 스파이어)의 불화는 지난달 22일 온라인을 통해 알려졌다. 당일은 오메가엑스가 미국에서 한 달간의 월드투어를 마무리한 날로, 한 팬이 미국 현지에서 멤버들이 소속사 대표 강씨에게 폭행과 폭언을 당하는 모습을 촬영해 공개했다.

논란이 일자 소속사는 입장문을 내고 "서로에게 서운한 부분들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고, 감정이 격해져 언성이 높아졌다"며 "계속해서 대화를 나눠 현재는 모든 오해를 풀었으며, 서로를 배려하면서 앞으로 나아가자고 대화를 마쳤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이후 미국에 발이 묶인 오메가엑스가 사비로 귀국하고, 새로운 SNS 계정을 개설해 "울고 싶을 만큼 소속사로부터 부당한 대우를 받았다”고 폭로하면서 논란이 재점화 됐다. 매체 보도를 통해 알려진 멤버들의 주장은 해외 투어 도중 코로나19에 감염된 멤버들에게 사실을 숨기고 무대에 서라고 강요한 것과 폭언, 술자리 강요, 원치 않는 신체 접촉 등이다.

강씨는 지난 7일 대표직을 자진 사퇴했다. 같은 날 오메가엑스는 법무법인 에스를 통해 한글과 영문 팀명, 팬덤명 등의 상표권 출원을 신청했다. 이는 소속사를 떠나 팀 활동을 지속하겠다는 의지다.

그룹 오메가엑스(OMEGA X) 태동이 16일 오후 서울 서초구 변호사회관에서 진행된 전속계약 해지 관련 기자회견에서 눈물을 흘리고 있다. / 사진=김규빈 기자


이날 법률대리인은 스파이어를 상대로 오메가엑스의 전속계약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을 했다고 밝혔다. 또 업무상의 위력에 의한 강제추행, 부당한 정산을 강요한 공갈미수 등으로 형사 고소를 진행할 예정이다. 오 변호사는 “손해배상은 별개의 문제가 되고 있다. 학대가 수반되냐 아니냐의 문제”라며 “오메가엑스는 폭언, 폭행, 성적 추행 부분까지 있어 무난하게 승소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멤버들이 밝힌 강씨의 만행은 충격적이었다. 술자리에서 수시로 성희롱과 성추행이 있었다고. 재한은 “멤버들의 얼굴을 만지거나 허벅지를 만지는 성추행이 있었다. 카톡과 전화를 계속하면서 ‘박박 기어라. 죽여버린다’는 말을 했고, 극단적 선택을 할 것이라는 협박으로 멤버들을 불안에 떨게 했다”며 “우리는 음악과 무대를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상품이 아닌 사람으로 존중받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룹 오메가엑스(OMEGA X)가 16일 오후 서울 서초구 변호사회관에서 진행된 전속계약 해지 관련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 사진=김규빈 기자


술자리를 피하지 못한 이유는 팀을 지속하기 위해서다. 이들은 “술자리 일은 회식에서 일어났는데, 강대표의 흑기사를 하면 선물을 주는 이상한 문화가 있었다. 강대표는 흑기사를 해주지 않으면 삐지거나 째려보고 차갑게 대하는 뉘앙스를 많이 풍겼다”며 “우리는 좋게 가야 일이 될까 말까라고 생각해 비위를 맞추면서 술자리에 있었다”고 했다. 세빈은 “술자리를 거부하면 (강 대표는) '다음 앨범은 없다'고 말했다”고 털어놨다.

재한은 “지금껏 우리가 참고 버틸 수밖에 없던 이유는 참지 않으면 마지막 기회가 사라질 것 같아서였다. 우리를 항상 응원해 주고 기다려주는 팬들을 위해 참아야만 한다고 생각했다”며 “맏형으로서 리더로서 지치고 힘들어하는 멤버들이 무너질까 두려워하며 오메가엑스를 지키고 싶었다. 더 이상 참을 수 없을 지경에 이르렀고 우리와 같은 꿈을 꾸는 이들을 위해 용기를 내기로 했다”고 말했다.



정훈은 “귀국한 뒤 우리가 느끼기에 (강대표의) 진심 어린 사과는 단 한 번도 없었다. 오히려 군대 문제를 거론하면서 터무니없는 정산서를 보냈다”고 밝혔다. 노 변호사에 의하면 강대표가 보낸 정산서는 멤버들에 의해 빚이 생겼으니 한 명당 3~4억의 빚을 갚으라는 내용이다. 정훈은 “협박을 일삼았다. 대화를 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그룹 오메가엑스(OMEGA X) 정훈이 16일 오후 서울 서초구 변호사회관에서 진행된 전속계약 해지 관련 기자회견에서 이야기하고 있다. / 사진=김규빈 기자


그룹 오메가엑스(OMEGA X) 한겸이 16일 오후 서울 서초구 변호사회관에서 진행된 전속계약 해지 관련 기자회견에서 이야기하고 있다. / 사진=김규빈 기자


이와 관련 소속사는 별다른 입장을 내지 않고 있다. 발단이 된 강씨가 사임했지만 실질적 대표인 황 의장은 그의 남편이다. 노 변호사는 “황 의장에게도 (강대표의 행동에 대해) 수차례 보고했고, 이 사실을 인지하고 있었으나 철저하게 묵살했다. 모른 것이 아니라 방조했다고 보고 형사책임을 물으려고 한다”고 했다.

멤버들은 일련의 사건으로 인한 공황 증세로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다. 한겸은 “지금도 진동 소리와 휴대폰 알람 소리, 진동 소리와 비슷한 베이스 소리만 들어도 많이 불안하다. 일상생활에서도 지장이 있다”며 “내가 멘탈이 강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이번에 나를 다시 돌아보게 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강대표와 단둘이 이야기를 할 때 감당하기 힘들어 ‘숨이 안 쉬어진다’고 하니 ‘송한겸 공황장애, 오메가엑스 10인 체제 기사 나가겠네?’라는 말을 듣고 충격을 받았다. ‘너네 때문에 극단적인 선택할 것’이라는 협박으로 우리가 가해자가 될까 봐 두려움에 떨었다”고 말했다.

그룹 오메가엑스(OMEGA X)가 16일 오후 서울 서초구 변호사회관에서 진행된 전속계약 해지 관련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 사진=김규빈 기자


멤버들은 계속해서 오메가엑스라는 이름을 지킬 생각이다. 새로운 소속사를 찾으면 상표권을 양도할 계획이다. 이들은 “두번째 기회인 만큼 팬들에게 해체라는 단어를 들려드리고 싶지 않았다”며 눈물을 보였다. 재한은 한동안 말을 잇지 못하다가 “정말 그 누구보다 팬들의 힘이 있었기에 우리 11명 모두가 이 자리까지 올 수 있었고 용기낼 수 있었다. 포기하지 않고 계속 좋은 모습으로 음악을 하고 무대에 서고 싶다”며 “여기까지 달려온 만큼 우리 멤버들과 팬들을 지키고 싶다. 11명이 함께 활동하려고 매일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자회견을 열고 그간의 일을 상세하게 밝힌 것은 또 다른 피해자를 낳지 않기 위함이다. 노 변호사는 “단순히 우리들만의 문제가 아닌 우리 사회 젊은이들을 위한 것이다. 2022년에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며 “잘못된 관행에 경종을 다하고 젊은이들에게 희망이 되길 바란다”고 했다.

예찬은 “우리에게만 일어나는 일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많은 응원의 댓글을 봤는데 ‘요즘 세상에도 이런 일이 일어나네’ 라는 말이 있더라”라며 “소위 갑질이나 가스라이팅으로 피해 당하는 분들이 많을 것이다. 우리가 조금이나마 보탬이 됐으면 한다”고 바람을 전했다.

이어 “우리는 전속계약으로 체결된 관계인 만큼 기업에서 폐쇄적인 특성을 갖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늘 같은 자리가 있지 않다면 밖에서 우리의 말을 할 수 없었을 것”이라며 “표준계약서에 필요한 부분들이 추가되면 좋지 않을까 싶다. 이런 부당한 대우를 관리할 수 있는 기관들이 생겨서 많은 이들에게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6월 데뷔한 오메가엑스는 경력직 그룹으로 이름을 알렸다. 이들은 그룹 세븐어클락 송한겸을 비롯해 이엔오아이(ENOi) 한정훈 양혁 박진우, 스펙트럼 김재한, 원더나인 신예찬, 기동대 김태동, 리미트리스 이휘찬, 스누퍼 장세빈, 원팀 문제현 이진우 등 데뷔 경력이 있는 멤버들로 구성됐다. 또 JTBC '믹스나인', Mnet '프로듀스 101 시즌2', MBC '언더나인틴', KBS2 '더유닛' 등 오디션 프로그램을 통해서 얼굴을 알렸다는 공통점도 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