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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12년 뒤 죽어요"…CCTV서 사라진 8분간 무슨일

서면 오피스텔 살인미수 피해 여성의 '호소'


부산 서면의 한 오피스텔에서 일면식도 없는 남성에게 무차별 폭행을 당한 20대 여성이 가해자에 대한 엄벌을 촉구했다.

지난 5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12년 뒤, 저는 죽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 A씨는 "지난 5월 서면에서 전혀 모르는 사람에게 6번 머리를 짓밟히고 사각지대로 끌려간 살인미수 피해자"라고 자신을 소개하며 "(피해 당시에 대해) 아무런 기억도 하지 못한다. 해리성기억상실 장애로 사고 관련된 기억이 전혀 없다"고 운을 뗐다.

이어 A씨는 "기억이 없기 때문에 폐쇄회로(CC)TV와 자료를 기반으로 말하겠다"며 "머리를 뒤돌려차기로 맞은 뒤 쓰러졌고 총 6차례 발로 머리를 맞았는데, 5회째 맞았을 때는 손도 축 늘어졌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게시물에 따르면 A씨는 지난 5월 부산 서면의 한 오피스텔에서 처음 본 30대 남성에게 무차별 폭행을 당한 20대 여성이다.

지난달 30일 JTBC는 당시 폭행 상황이 담겨 있는 CCTV 영상을 공개하며 “가해자 B씨가 기절한 피해자 A씨를 CCTV가 없는 사각지대로 끌고 갔다”고 보도했다.

해당 영상에는 사건 발생 20분 전, 오피스텔로부터 150m 떨어진 골목에서부터 A씨 뒤를 따라 걷는 B씨의 모습이 담겼다.

A씨가 오피스텔로 들어서자 뒤따라 뛰어들어온 B씨는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는 A씨 뒤로 걸어오더니 갑자기 돌려차기로 머리를 가격했다. B씨는 쓰러진 A씨의 머리를 계속해서 발로 차고 밟았고, 기절한 A씨를 어깨에 메고 CCTV가 없는 복도로 데려간 뒤 다시 돌아와 A씨의 소지품을 챙겨 사라지는 모습까지 찍혔다.

B씨가 다시 CCTV에 찍힌 건 8분 뒤로, 한 손에 가방을 든 채 서둘러 건물을 빠져나갔다.

A씨의 언니는 “(당시 A씨의) 속옷이 없어서 (찾아보니) 오른쪽 다리 종아리에 걸쳐져 있었다”고 말했고, A씨도 “8분 동안 의식이 없는 저를 뺨을 때리면서 의식을 깨웠다고 하기엔… 8분 동안 뭘 했는지는 모른다. 당사자만 아는 것”이라고 말했다.



B씨는 검거 직전 스마트폰으로 ‘부산여성강간폭행’ 등을 검색한 사실이 확인됐는데, 성범죄를 저지른 의혹에 대해선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 속옷 등에선 가해자의 DNA가 나오진 않았다.





A씨는 가해자에 대한 법원 판결에 강한 불만을 드러내며 두려움을 호소했다. A씨는 "검찰은 징역 20년을 구형했지만 1심 재판부는 8년이나 형을 줄여 12년을 선고했다"며 "(이유가) 범인이 폭행을 인정했기 때문이라고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CCTV에 다 찍혀있는데 부정하는 피고인이 어디 있나. 범인은 아직도 살인미수에 대해서는 인정하지 않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어 "B씨는 프로파일러 보고서에서도 재범 위험성이 큰 것으로 분석됐고, 사이코패스 검사에서도 점수가 높게 나왔다"며 재범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내비쳤다.

끝으로 A씨는 "사건 이후 1달여가 지난 뒤 기적적으로 마비가 풀렸다. 하지만 여전히 길을 걸을 때 불안하고 수면제를 먹지 않으면 2시간마다 잠을 깬다"면서 "B씨가 반성문에 '합의금을 할부로라도 갚겠다'고 적었다는데, 우리 가족은 1조원을 줘도 안 받을 거라고 했다"고 했다.

이어 "검찰은 형이 적다며 항소했고, 범인은 형이 많다며 항소했다. B씨는 아예 반성하지 않는 모습이다. 재판장에 올 때마다 몸집이 커져간다"면서 "이렇게 증거가 넘치는데 범인은 12년 뒤에 다시 나온다. (그때도) 고작 40대다. 뻔한 결말에 피해자인 나는 숨이 턱턱 조여온다. 사회악인 이 사람이 평생 사회에 나오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살인미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가해자 B씨는 지난달 30일 부산지법 형사6부로부터 징역 12년을 선고받았다. B씨는 재판에서 폭행 사실은 인정하나 살해 의도는 없었으며 당시 술에 만취해 심신미약 상태였다고 주장했으나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B씨를 숨겨준 혐의(범죄은닉 등)를 받는 B씨의 여자친구는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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